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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투명 Oct 21. 2018

일요일 오후, 100% 카페를 만난다는 것에 대하여


그렇다, 

이 글은 유명 카페거리에서 헤매다 결국은 

국내 굴지의 프랜차이저 카페, 이디야에 기어들어온 나 자신을 위한 글이다. ㅋㅋ


좋아하는 일요일은 대개 이런 패턴이다.

전날 밤, 느즈막히 잠들었다가 오후 즈음 일어나 누워서 시간을 보낸다.

충분히 빈둥거렸다고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스물스물 일어난다.

집에 있는 음식으로 대강 챙겨먹고,

노트와 잘 써지는 펜(중요하다), 노트북을 챙겨 길을 나선다.

처음 가보지만 만족할만한 카페를 찾아,

노트에 지킬 수 없는 인생 계획을 세우고 글을 끼적이며 하루를 보낸다.


여기까지 보면 그닥 어려운 점은 없어보이는데, 

'처음 가보지만 만족할만한 카페....'이거시가 제일 어렵다.

내가 치앙마이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아마

저 조건을 채울 확률이 확연히 높아서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집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예쁜 개천과 카페거리가 있다.

원래 패턴이라면 매일 와야 마땅하지만, 어쩐지 발이 떨어지지않아

자주 오지 않았는데 오늘 확실히 그 이유가 알았다.

카페가 수십개인데, 갈만한 곳이 없다.


의자가 너무 불편해보인다거나, 

소개팅하는 커플이 너무 많다거나(대화를 들으면 재밌긴하지만, 왠지 진이 빠진다.),

버즈 노래가 나온다거나(다음 곡은 엠씨더맥스일 확률이 높다. 그냥 그 시대 창법이 싫다.), 

아이데리고 온 가족이 많다거나(ㅈㅅ..),

뭐 그렇게 하나씩 마음에 들지않았고,

그렇게 결국은 난 지금 이디야인데..

그래도 다행히 썩 마음에 든다.


가을 하늘과 햇살, 적당한 바람, 알록달록 사람들.

좋기도하고 짧기도해서 아쉬운 가을을 즐기는 중.


옆자리에서 1시간째 여자친구 타박만하는 저 남자만 없으면 참 좋을텐데..

(언니, 그렇게 자존감을 갉아먹는 남자를 차버려요, 라고 오지랍부리고 싶게한다.)

어쨋든 참 좋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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