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언제나 옳지

여행지에서 만난 고양이들

by 김투명

여행을 다녀오고나서, 사진을 정리하다보면 고양이 사진을 엄청나게 발견한다. 친구들이 우스갯소리로 내 사진보다 고양이 사진이 더 많다고 할 정도. 유럽같이 거리에 고양이가 많은 곳에서는 관광지에 가는 것보다 공원에서 고양이와 노는 것을 선택하곤 한다. 평소 집에서 두 마리의 고양이와 하루 종일 꽁냥거리며 충족되었던 냥덕질을 여행지에선 낯선 고양이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만족시키는 것이다.


덕분에 무거운 배낭과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도 고양이 캔과 소세지 등은 꼭 챙겨다녔더랬다. 여행지에서 만났던 사람만큼이나 반가웠던 그들을 소개하려 한다. 우선 스위스에서 만났던 고양이들.


IMG_0093.JPG?type=w1 스위스 스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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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9766.JPG?type=w1 고양이썅마이웨이


스위스 스피츠에서 만났던 고양이들. 다시 태어난다면, 부잣집 애완고양이로 태어나고 싶었는데 이 녀석들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 다음 생에는 스위스 스피츠에 사는 고양이로 태어나련다. 환경이 깨끗해서인지 아이들 상태도 굉장히 깨끗했고,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사료를 챙겨주는 사람이 있는지 영양 상태도 좋은 편. 관광객이 다가가 만지는데도 그저 우아하게 마이 웨이를 갈 뿐이다.


IMG_0159.JPG?type=w1 스위스 베른
IMG_0180.JPG?type=w1 샤샤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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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에서 내 마음을 훔친 고양이..사진으로 다시 봐도 마음이 설렌다.. 후우..후우..

담벼락을 타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내려와 주셔서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우리집 고양이들에겐 미안하지만, 완벽한 내 취향의 고양이다. 뽀루퉁하게 부은 주둥이에, 세상 만사 심드렁한 표정, 토실토실한 몸매까지. 사람을 겁내지 않는 걸 보니, 녀석도 주인이 있는 듯. 그저 특이하게 생긴 관광객이 귀찮을 뿐.


IMG_1223.JPG?type=w1 스페인 어느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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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고양이들. 이 도시에선 일정이 이틀로 짧았었는데, 이 녀석들을 발견하고나서는 그냥 강가에 앉아서 반나절을 놀았다. 고양이가 열 댓 마리 넘게 무리지어 살고 있었는데, 주기적으로 사료를 챙겨주시는 분들이 계셨다. 러시안블루나 아메리카 숏헤어 등 종류도 다양하고, 아이들 크기도 다양한 편. 중성화를 시켜주시는지는 모르겠다만, 아무쪼록 아이들이 느긋해보여서 안심했다. 가을로 접어드는 햇살 좋은 날, 고양이도 나도 강가에서 노곤노곤하게 광합성을 했더랬다.


IMG_1177.JPG?type=w1 내 아침.. 너 이 생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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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만난 가장 적극적인 아이.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걷다가 아침 식사하러 들른 레스토랑. 한창 가난할 때라 미니 크로와상 두개와 커피로 아침을 때우고 있는데, 이 녀석이 오더니 빵을 냅따 물어갔다. 이런 적극적인 아이는 니가 처음이야.. //ㅅ//

슈렉고양이 뺨치는 저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한참을 날 올려다본다. 내 지갑과 심장은 이미 너의 것. 그런데 시골 레스토랑이다보니 과자랑 빵 밖에 팔지 않는다. 빵이라도 사다가 먹여줘서 그나마 마음이 놓였던 녀석. 그 순발력에 애교면 어딜가서 굶진 않을거야. 궁디 팡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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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저 계단. 누군가를 기다리기도 하고, 관광객들 사진 찍어드리기도 하고, 와인을 마시기도 하고.. 하릴없이 리스본에서 보낸 열흘 동안 늘 저곳에 있었더랬다. 내가 갈 때마다 두 마리의 블랙 냥이들이 다가와 애교를 부렸다. 이 녀석들에 대한 기억이 좋아서, 둘째를 올블랙 고양이로 입양하게 됐다. 물론 기대와 달리, 둘째 녀석 성격은 어머어마하게 괴팍하다. ㅋㅋ 처음 보는 나에게 배를 보여주던 넋살좋은 녀석들. 저 곳도, 저 아이들도 그립다.


11174596_810609852351996_7783631392066085567_o.jpg 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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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제주도 비양도 여행에서 만났던 고양이. 친구와 캠핑하러 갔던 섬 비양도, 어쩐지 사람보다 고양이가 더 많은 곳이었다. 캠핑지에 불피워놓고 마늘과 가지를 구워먹던 가난한 우리에게 네 마리의 섬고양이들이 다가왔지만, 던져준 가지와 마늘에 질색팔색함ㅋㅋ 뭐 그딴걸 먹느냐는 경멸어린 표정,ㅋㅋㅋ

어쩔 수 없이 섬에 단 한군데 있었던 슈퍼에서 비싼 돈 주고 참치를 사서 조공했더란다.


힘없는 동물을 대하는 사려깊은 태도에 감탄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던 지난 여행.

어느 곳에 있는 고양이나 느긋하고 행복한 나날들이 계속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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