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브랜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나이키, 제로를 향한 혁신적 움직임

나이키의 스페이스 히피 컬렉션


'운동화' 하면 어떤 브랜드가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아마 '나이키' 떠올릴  같은데요. 대중에게 사랑받는 브랜드 나이키는 '착한 기업'으로 가치소비자들의 사랑도 듬뿍 받고 있습니다.


나이키가 사회적 가치에 공을 들인지는 꽤 오래됐습니다. 폐기물을 신제품으로 전환하는 '나이키 그라인드(Nike Grind)'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벌써 26년이 지났으니까요. 친환경 행보를 차근차근 이어온 나이키는 2020년, '무브 투 제로(Move to Zero)'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심각해진 환경문제에 맞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프로젝트입니다.



ⓒ 나이키 저널



제로를 향해 달려가는 나이키는 어떤 혁신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 키뮤는 '무브 투 제로(Move to Zero)' 캠페인의 일환으로 출시되었던 '스페이스 히피' 컬렉션을 소개합니다.




우주에 있다고 상상해봅시다. 지구에서 가져간 물이 모자랍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런 상황에 대비해 NASA는 행성 현지에서 필요한 자원을 직접 조달하는 ISRU(현지 자원 이용)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요. 나이키는 여기서 얻은 영감과 1970년대 환경 철학을 결합해, 지구 폐기물을 자원으로 이용해 만든 스니커즈 컬렉션에 ‘스페이스 히피’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스페이스 히피 스니커즈 / ⓒ 나이키



스페이스 히피는 ‘무브 투 제로(Move to Zero)’ 캠페인의 일환으로 2020년에 출시된 한정판 스니커즈 컬렉션입니다. 탄소 제로와 폐기물 제로를 목표로, 궁극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지구와 지속 가능한 스포츠 세계를 만들겠다는 포부에서 탄생한 제품이죠.


나이키가 탄소 제로에 집중하는 이유는 뭘까요? 바로 '스포츠' 때문입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곧 스포츠의 미래를 보장하는 거니까요. 운동화 한 켤레를 만들 때 발생하는 탄소의 양은 약 12kg입니다. 자동차를 45km 운전할 때 발생하는 탄소의 양과 맞먹어요. 이렇게 발생한 탄소는 기후 변화의 주범이 되어, 스포츠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일례로, 평균 기온 증가로 인해 스노보드 경기를 할 수 있는 날이 30년 동안 약 7%가 줄어들었어요. 자 그럼, 스페이스 히피의 탄소 발생량은? 약 3.7kg이니까, 나이키의 혁신은 꽤 성공적인 셈입니다.



ⓒ 나이키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폐기물을 소재로 사용한 스페이스 히피에, 나이키는 ‘이것은 쓰레기다’(This is Trash)라는 과감한 카피를 내걸었습니다. 사실 나이키의 환경을 위한 혁신 소재는 역사가 꽤 깁니다. 나이키는 탄소발자국이 제품 소재에서 가장 크게 비롯한다는 것을 알곤,  26년 전부터 ‘그라인드’ 프로그램을 설립해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과 더 이상 쓸 수 없는 제품들을 새 제품의 소재로 활용해오고 있습니다.


재활용 소재로 제품을 만들었다니, 품질이 떨어지는 거 아니냐는 오해를 살 법합니다. 하지만 환경 보호를 위해 품질 저하를 감수했다면 이걸 ‘혁신 소재’라 부를 수 없었겠죠? 단적인 예로, 2012년 나이키는 재생 폴리에스터 원사를 사용한 신소재 플라이니트를 선보였고, 이후 이 소재로 엘리트 선수용 러닝화까지 만들어냈습니다.



ⓒ 나이키 저널(삽화: 브라이언 레아)



다시 스페이스 히피 이야기로 돌아가 봅시다. 나이키는 스페이스 히피를 위해, 티셔츠 폐기물을 분쇄해 만들어낸 보풀과 성형한 플라스틱 병을 결합해 새로운 합성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일명 ‘우주 쓰레기’. 물론 우주에서 가져온 건 아니지만, 기존 재생 폴리에스터에 비해 탄소 감소 효과가 70%에 달하는 놀라운 친환경 소재죠.


스페이스 히피로 대표되는 나이키의 친환경적 행보는 앞으로 어떠할까요? 나이키는 지금까지 ‘지속가능성’이란 목표에 진심을 담아왔습니다. 20여 년 전에는 헌 운동화를 수거해 육상 트랙, 농구 코트 등으로 변환하는 ‘리유즈-어-슈’ 캠페인을 이끌었고, 약 10년 전에는 75억 개의 플라스틱 병을 수거해 리버풀 FC의 저지 유니폼 등의 다양한 제품 소재로 사용해오고 있어요. 올해는 스페이스 히피에 이어 기존 스테디셀러 모델 실루엣에 재활용 소재를 적극 활용한 ‘2021 무브 투 제로’ 풋웨어 컬렉션을 공개했고,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중고 제품을 검열해 다시 판매하는 ‘리퍼비시드’ 프로그램도 시작했습니다. 지구가 없으면 스포츠도 존재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혁신의 성과를 이루어가고 있는 나이키. 이미 이룬 혁신을 바탕으로 탄소 제로라는 목표를 향해 더 높이 도약하고 더 빠르게 질주할 것 같습니다.


'스포츠가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라고, 나이키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 존 호크는 말했다고 해요. 자신들이 일궈낸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스들을 산업 전반에 공유하며 함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움직이고자 하는 나이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네요. 당신들은 스포츠가 할 수 있는 것, 그 이상의 것을 해내고 있다고.




<키뮤 매거진>은 키뮤스튜디오의 안과 밖 이야기와 더불어,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브랜드와 사람,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인사이트를 담아내는 키뮤의 브랜드 매거진입니다. 키뮤스튜디오는 '특별한 디자이너'와 함께 콘텐츠로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유니크한 소셜벤처입니다.


글 - 유보라

키뮤스튜디오 홈페이지 │ 인스타그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