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뮤브릿지 네트워크 포럼 -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김정태 대표
키뮤스튜디오는 지난 11월 26일, ‘장애인과 세상을 잇다’를 주제로 <키뮤브릿지 네트워크 포럼>을 진행했습니다. 안정적인 장애인 고용 문제를 고민하고 ESG 경영으로 미래를 준비하려는 기업에게 실제적인 솔루션과 흥미로운 사례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온라인 포럼이었는데요. 장애인 고용으로 ESG 경영전략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지 명확하게 제시해 주신,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김정태 대표님의 강연을 정리해서 전해드립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ESG 검색량이 압도적입니다. 놀랍게도 ESG의 다음 아젠다가 무엇인지도 벌써 논의되고 있는데요. 기업이 주목해야 할 ESG 영역으로 많은 분이 ‘장애인 포용(Disability Inclusion)’을 꼽고 있습니다.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는 이미 작년에 장애인 포용이 ESG 투자의 다음 영역이 될 거라고 이야기한 바 있고요.
나스닥은 상장기업들이 여성과 소수인종을 이사로 선임할 것을 권고했고,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나스닥의 이사회 다양성 의무화 방침을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양성 범주에 장애인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논의도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으로 볼 때 ‘장애인 포용’은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핵심 엔진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장애인 고용이 재무에 끼치는 영향의 범위도 놀랍습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13억 명 이상인 장애인의 소비력은 우리나라 돈으로 9,540조 원에 이릅니다. 미국의 혁신 단체 ‘Center for Talent Innovation’에 따르면, 장애인 구성원이 기업가치 창출에 기여할 확률이 비장애인에 비해 75% 높다고 하고요. 장애인들에겐 여러 불편함을 기민하게 포착하는 감수성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장애인 고용에 포용적인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2배 이상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28% 더 많은 매출을 올리며, 30% 더 높은 이익률을 달성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자료들을 바탕으로, 기업이 장애인 고용을 통해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장애인 고용은 굉장히 중요한 임팩트 지표 중 하나입니다.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임팩트 측정 시스템 아이리스플러스(IRIS+)를 보면 기업의 장애인 고용현황과 장애인 임금 수준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50인 이상을 고용하는 사업주에게는 장애인을 고용할 의무가 있죠.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장은 장애인 미고용 시 고용부담금을 내야 하고요. 장애인 고용 준수 여부는 ESG 중 지배구조와 관련 있는 이슈입니다. 이젠 웬만한 기업은 장애인 고용 이슈를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시대가 된 겁니다.
현실은 어렵습니다. 한국의 장애인 의무 고용 기업들의 장애인 고용률은 여전히 3%대에 머물고 있거든요. 대부분은 실제로 고용하는 대신 고용부담금을 냅니다. 사실 장애인 고용에 대해 기업이 겪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장애인을 고용하려면 인프라를 먼저 갖춰야 하는데, 기업이 기반을 마련하기 어려울 때도 있고요. 전문분야 기업인 경우, 장애인에게 전문 지식이나 기술이 없어 채용할 수 없기도 합니다.
키뮤브릿지는 여기에 특별한 솔루션을 내놓았습니다. 전통적인 지원 업무 혹은 소모성 자재와 관련한 업무 대신 창의성이 필요한 디자인 업무를 핵심 고리로 삼았죠. 재능 있는 발달장애인을 발굴하고 이들을 디자이너로 육성해, 기업과 발달장애인 디자이너를 연결해주는 겁니다. 키뮤스튜디오는 발달장애인 디자이너들을 ‘특별한 디자이너’라 부르는데요. 최근엔 유진투자증권이 키뮤브릿지 연계고용으로 9명의 ‘특별한 디자이너’를 파트너로 맞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디자인 소스를 갖게 되었습니다.
대다수 금융권 기업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회피한다는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유진투자증권은 키뮤브릿지가 제안하는 연계고용 이야기를 듣고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키뮤브릿지를 통해 장애인을 고용한다는 게 사회공헌 활동이라기보다, 우리 기업 재무 상황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는 걸, 즉 ESG에 해당한다는 걸 명확히 인지한 겁니다.
키뮤브릿지는 기업이 맡기 어려운 장애인 케어와 역량 강화를 담당하면서 장애인과 협업해, 매달 콘셉트에 맞는 디자인 소스 10종을 유진투자증권에 제공합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걸 신입사원 웰컴 키트, 성과 리포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단계에서 활용하는데요. 디자인을 보게 되는 사람들은 디자인뿐 아니라, 그 디자인 뒤에 있는 다양성(Diversity), 공정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이라는 무형자산의 가치도 함께 보게 될 것입니다.
어떤 디자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여러분도 어떤 멋진 디자인 작품을 봤는데, 그 작품을 만든 사람이 회사에서 비인격적으로 대우받는다는 걸 안다면 그 작품을 구매하지 않을 거예요. 불매운동을 할 수도 있겠죠. 반대로, 멋진 제품을 봤는데 그걸 만든 디자이너가 ‘특별한 디자이너’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이런 식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왜 ‘디자인’인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세계적인 경영 자문 그룹 KPMG가 만든 리포트를 보면,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사라지거나 변하고 있지만 ‘두 가지’를 확보하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나오는데요. 바로 ‘상상력(Imagination)’과 ‘창의성(Creativity)’입니다. 많은 대기업이 예술 경영을 왜 하는지 여러분도 아실 거예요. 디자인이 보여주는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성에 더 많은 구성원이 노출될 때, 더 나은 의사결정과 더 나은 협업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회복탄력성과 매출의 질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ESG를 바라보는 시각들이 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환경과 사회 영역은 기업에 영향을 주지도, 기업의 영향을 받지도 않는 영역으로 여겨졌죠. 특히 사회 영역 중 장애인 고용은 기업의 책임이 아닌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위대한 기업들, 멋진 기업들은 이런 사회적 영역까지도 자신들이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고용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알고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케어와 직무 교육을 담당할 키뮤브릿지를 통해 장애인과 기업이 연결된다면, 특히 기업문화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높여줄 ‘디자인’ 분야에서 연계고용을 이뤄낸다면, 장애인 고용 문제 해결을 넘어서서 조직문화 혁신이라는 성과도 얻으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기업이 장애인 포용 이슈에 대해 함께 고민해 주기를, 또 많은 팀이 ESG라는 무형자산을 더 구체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에 녹여내기를 바랍니다.
<키뮤 매거진>은 키뮤스튜디오의 안과 밖 이야기와 더불어,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브랜드와 사람,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인사이트를 담아내는 키뮤의 브랜드 매거진입니다. 키뮤스튜디오는 '특별한 디자이너'와 함께 콘텐츠로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유니크한 소셜벤처입니다.
강의 - 김정태 대표(MYSC) │ 정리 - 유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