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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한 삶이던가 : 추사에게 삶을 묻다




어느 날, 세한도가 내게 물었다.

자네, 살아지는 삶을 살고 계신가, 살고 싶은 삶을 살고 계신가?

추사가 말했다.


삶은 만들어가는 것이지, 완성된 것이 아니네. 자네라는 사람은 동사형이지 명사형이 아니거든.





마음 한 구석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듯, 나이가 들면서

계속 뜨거운 삶을 살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상했다. 자꾸만 마음이 질문이 해댔다.

'어이, ○○○! 너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거야?'

인생의 알맹이가 빠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동안은 삶에 치여 자신에 집중할 시간이 없었기에 자각하지 못했을 뿐.

이제야 여유가 생겨서인가 그간 살아왔던 것이

무엇을 위한 삶이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는 생각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괴로웠다.

생각이 끊이질 않고 올라왔으니까.

눈이 내리던 날이었다. 바깥풍경이 세한도를 닮아있다고 느꼈다.

나는 추사의 화첩을 꺼내들어 세한도를 감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법처럼 그림 속 세상으로 들어가 추사를 마주했다.

현실 같은 꿈인지, 꿈같은 현실에서 그에게 질문을 했다.

작품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궁금했던 건 그의 삶이었다.

죽음의 위기 속, 처절한 삶 속에서 빚어낸 아름다움, <세한도>

두 번의 유배 후, 초월의 경지에 이르렀던 <불이선란도>

그라면 내 삶의 의문을 해소해 줄 것 같았다.




책 속으로>

추사, 유배를 말하다

“인간으로 끝이라고 생각했네. 넋 놓고 얼마간을 지냈었지.

그런데 신기하지, 몸은 내가 반복적으로 해 온 행동을 기억하더구나.

무의식이 절로 다시 붓을 잡게 했지. 손이 움직이니 글을 써내려갔지.

그런 과정에서 감정의 동요는 사라지고 유배지의 삶도

하나의 소중한 삶이란 걸 평범하게 받아들여지더구나.”

“세상의 흐름에 순항하면서 깨달아지는 것도 있지만

세상의 흐름과는 별개로 나의 길을 추구하면서 나아가는 길도 있네.”

추사, 삶을 말하다

“세상에 내가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은 별로 없네.

미래에 대한 희망, 자신에 대한 희망을 보고 살아가는 거지.”

“삶은 만들어가는 것이지, 완성된 것이 아니네. 자네라는 사람은 동사형이지

명사형이 아니라는 거네.”

추사, 예술을 말하다

“세상에 태어나 자신을 찾는 과정은 일을 통해서도 가능하고,

수련을 통해서도 가능한데 나의 경우에는 시, 서, 화를 통해

근본에 닿은 경우라고 할 수 있지.”

“정신세계와 물질세계, 음과 양, 밝음과 어둠, 유의 세계와 무의 세계,

작용과 반작용, 이런 것들이 함께 있는 것이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고 하고 대비되면서

자신의 역할을 드러나는 것이지.”

“예술은 삶에 맛을 내어주는 것이라네. 살 맛,

한 번 살아 보자라는 맛을 내주는 것 이런 것은 작아 보여도 절대 작지 않지.”

추사, 선비를 말하다

“문,사,철을 기본으로 시,서,화를 교양으로 겸비했던 선비들은 서로 간의 만남 자체로 문화의 확장이 일어났지. 그런 사회풍조 속에 추사와 벗들도 존재했던 것이란다.”

“조선은 학예일치는 추구하던 나라였다. 당시에는 선비문화라는 전통이 사회 전반에 퍼져있었지. 품위가 격을 갖춘 인간이라면 인생의 목표를 군자에 가까운 선비가 되고자 하였지.”

추사, 한류를 말하다

“한류가 건드리는 감정은 인간으로 가지는 근본적인 정서, 외로움, 그리움, 서러움의 감정을 건드려 주어 인간의 삶을 새로운 차원으로 데려가네.”

꿈에서 깨어나 보니 세상은 달라져 있었다.

앞으로도 같은 풍경 속에서, 같은 얼굴을 하고,

같은 역할을 맡으며 살아갈 나겠지만

세상이 전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나를 만났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나는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까?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경험들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다양한 물감을

내 안에 채워놓았다.

살고 싶은 인생을 그릴 수 있게 말이었다.




작가의 말>

병상에 누워서만 지냈던 때가 있었다.

지난날이 후회스럽고 내 삶이 초라해짐을 느꼈다.

그때 운명처럼 만난 것이 추사 김정희였다.

인생의 최 정점, 꿈에도 그리던 두 번째 연행을 맞이하여 부푼 마음에 젖어있던

추사 김정희는 바로 그때 그의 인생이 수직낙하하는 경험을 맞이한다.

윤상도 문제에 휩쓸려 죽음의 위기를 겨우 넘겨 제주 대정으로 유배길에 오르는 그.

아득한 절망의 순간, 칠흑 같은 나날들

하지만 그는 그 곳에서 역작 ‘세한도’를 탄생시킨다.

절망의 순간을 희망의 순간으로 전환한 그에게

삶에 대해 여쭙고 싶었다. 그라면 답해주지 않을까.

그 후, 그와 관련된 자료를 찾고, 수집하고, 유적지를 답사하며

마음을 키워가던 중, 그가 인생의 마디마디마다 느꼈을 심정이

이해되는 것을 느꼈다. 그의 메시지를 나누고자 상상력을

보태어 글을 썼다.

더불어 추사선생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할 말이 있다고

하는데 유례없는 한류의 인기이유와 이 시대에 한민족

후손들이 맡은 역할이 있단다, 그것이 무엇일까

지도자의 숙명을 타고난 한민족 출생의 비밀이 이제야 밝혀지는 것일까.


https://www.bookk.co.kr/book/view/127982/preview



목차

1. 세한도, 그림 속으로

□ 추사와의 만남

□ 추사, 유배를 말하다

□ 입고출신, 신기접속

□ 주변인물을 통해 본 추사

▷ 아버지가 본 추사

▷ 초의선사가 본 추사

▷ 이재 권돈인이 말하는 추사

▷ 초정 박제가가 말하는 추사

2. 추사, 예술을 말하다

□ 작품을 말하다

▷ 세한도: 외로움 그리움 서러움의 세계

▷ 외로움에 익숙해지면

▷ 역할로서의 삶 vs. 공부로서의 삶

▷ 봉은사 판전板殿

▷ 추사, 전설의 시작

▷ 불이선란도 vs. 세한도

□ 추사, 예술을 말하다

▷ 까다로웠네, 까다로웠어

▷ 마음을 끌다

▷ 서예의 시원으로

▷ 작품의 조건

▷ 비어있음, 空

▷ 수준 높은 작품이란

▷ 꾸준함

▷ 추사에 빠지는 이유

3. 추사, 선비를 말하다

□ 추사, 벗을 말하다

▷ 추사가 본 소치 허련

▷ 우선 이상적에게

▷ 추사가 본 초의선사

□ 조선 문화의 어벤져스, 선비

4. 추사, 한류를 말하다

□ 추사, 한류를 말하다

□ 추사를 넘다

▷ 그대들의 시대

▷ 마지막 메시지

▷ 추사와의 만남, 그 후

5. 작가의 말: 추사의 의미

□ 조선 후기, 문화의 꽃을 피우다

□ 추사의 시대, 패러다임의 전환

▷ 우리는 추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가

▷ 부정적인 평가

▷ 시대를 읽는다

에필로그

추사연보

참고문헌

목차

1. 세한도, 그림 속으로

□ 추사와의 만남

□ 추사, 유배를 말하다

□ 입고출신, 신기접속

□ 주변인물을 통해 본 추사

▷ 아버지가 본 추사

▷ 초의선사가 본 추사

▷ 이재 권돈인이 말하는 추사

▷ 초정 박제가가 말하는 추사

2. 추사, 예술을 말하다

□ 작품을 말하다

▷ 세한도: 외로움 그리움 서러움의 세계

▷ 외로움에 익숙해지면

▷ 역할로서의 삶 vs. 공부로서의 삶

▷ 봉은사 판전板殿

▷ 추사, 전설의 시작

▷ 불이선란도 vs. 세한도

□ 추사, 예술을 말하다

▷ 까다로웠네, 까다로웠어

▷ 마음을 끌다

▷ 서예의 시원으로

▷ 작품의 조건

▷ 비어있음, 空

▷ 수준 높은 작품이란

▷ 꾸준함

▷ 추사에 빠지는 이유

3. 추사, 선비를 말하다

□ 추사, 벗을 말하다

▷ 추사가 본 소치 허련

▷ 우선 이상적에게

▷ 추사가 본 초의선사

□ 조선 문화의 어벤져스, 선비

4. 추사, 한류를 말하다

□ 추사, 한류를 말하다

□ 추사를 넘다

▷ 그대들의 시대

▷ 마지막 메시지

▷ 추사와의 만남, 그 후

5. 작가의 말: 추사의 의미

□ 조선 후기, 문화의 꽃을 피우다

□ 추사의 시대, 패러다임의 전환

▷ 우리는 추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가

▷ 부정적인 평가

▷ 시대를 읽는다

에필로그

추사연보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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