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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박지원의 관계수업: 충고는 어렵지

살아가면서 제일 어려운 것이 있다면

인간 관계를 어떻게 가꾸어 나갈 것인지에 관한 것입니다.

타인의 마음은 내 소관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대화를 통해 의견을 좁혀나가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마음이 부자가 되는 기분이 듭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궁극적으로 서로 연결되기를 원하기 때문이지요.

연암 박지원은 18세기를 살아갔던 관계의 달인이었습니다.

평생 친구관계를 통해 실학이라는 학문을 발전시키고 

조선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라는 걸출한 문학을 탄생시켰지요.

아직 읽지 못한 분들, 꼭 일독할 것을 권합니다. 그게.....너무 재미있어어요. 

연암의 술집 에피소드 

밤에 잠 안 자고 빠져나간 이야기 

술 대결 등등...ㅋㅋ 요즘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씐나는 여행기가 리얼하게 묘사되어 있답니다. ^^ 

아 그래서, 본론으로 들어가서 연암은 그 시절 백탑파 친구들과 복잡복잡 지내면서

뭐, 싸우기도 했겠죠. 그러면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합니다. 이전에는 없었던 그런 실험을 말이죠. 그는 우정을 통해 밥도 해결하고, 공부도 하고, 인류애도 느끼며 요즘 젊은 사람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었던 인물입니다. 그런 그에게 관계란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관계를 잘 할 수 있는지 한 번 여쭤보기로 합시다. ^^

말투가 거친 친구때문에 고민이라는 회사원에게 질문을 받은 연암의 대답 

연암선생: 내가 자주 쓰던 방법인데, 빠져나가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한 경우 혹은 긴장상태에 놓이게 되면 사람은 마음을 닫아버려. 마음을 닫으면 어떤 일도 해결이 안 되거든. 사람과 사람 사이는 마음으로 이어져 있는데, 한쪽이 닫는다, 그러면 다른 쪽도 닫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 

충고도 마찬가지야. 상대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막무가내로 충고 할 경우 의만 상할 뿐이지. 그런 때에는 틈을 이용해야 하네.  이 틈이라는 것이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매끄럽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네. 나 같은 경우, 외모 때문인지 목소리 때문인지 가뜩이나 무서운 분위기를 풍기는데 정색까지 하면 상대방이 긴장을 하더군,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우스갯소리를 하는 것이었지. 

서로 긴장하고 있을 때 웃는 것 만큼 좋은 것은 없으니까. 하지만 그저 의미 없이 실없는 소리를 한 것은 아니었지. 웃는 가운데, 전하고자 하는 뜻을 부드럽게 넣어서 전달하려고 했지. 웃을 때, 사람의 마음이 열리거든. 그럼 그때 우스갯소리에 뜻을 넣어 재빠르게 마음 속으로 배달했으니까. 대부분은 알아 들었지. 못 알아 들으면 아직 때가 아닌 것이고. 

자네도 한 번 그렇게 해 봄이 어떤가?

친구가 기분이 나쁘지 않도록, 해학으로 승화시켜 보게나. 

그의 말투를 기분 나쁘지 않게 따라해서, 그런 말투가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 시켜주는 것이 어떻겠는가? 말로 지적 하는 것 보다는 가볍게 표현하는 것이 부담을 줄일 수 있으니까. 상대의 모난 점을 작게 지적하면서 에정을 담아 보여준다면 그도 기분나쁘지 않게 받아 들일 수 있을 것 같네. 

당장은 그 행동이 고쳐지지 않는다고는 해도

접수를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으니까....

그리고 친한 자네가 느끼는 그 불편함, 다른 사람이라고 안 느끼겠는가?

그 친구도 생각이 있다면 자신의 어떤 부분이 타인을 불편하게 하는지 생각은 해 보지 않았겠는가? 

행동에 대한 자각, 그것이 변화의 시작이라네. 

아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을 이끌어 주는 것이 관계의 법칙 아닌가?

자네가 좀 힘은 들겠지만 그래도 한 번 친구에게 말 해 보겠다고 하니 

내 알려주는 것이네. 하지만 되도록이면 친구 사이든 어떤 사이든 충고를 하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일이지. 의도가 어찌되었든 말이네. 

해학이라는 것은 당의정과 같은 것이네.

쓴 약이지만 쓴 약을 그대로 먹으라고 하면 힘드니까

겉에 달콤한 것으로 감싼 약이 당의정 아닌가?

하지만 약이니까 치료를 위한 것이니, 분명 삼킨 후에는 더 나아질 걸세.


출처: 행복한 백수학교 <연암 박지원이 전하는 자유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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