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연암박지원의 자유수업

연암 선생: 삶에 펼쳐져 있는 모든 것들은 나를 성숙하게 하는 도구로서의 가치를 지니지. 내가  없이 타인이 지배하는 삶은 허무한 것이야. 다신 한 번 젊은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와 내 친구들의 삶을 보고 인생 길 꼭 한 가지만 있으라는 법은 없다는 점을 알았으면 하네. 한쪽을 비우면 다른 쫏이 채워지는 것을 경험했네.

과거 시험 공부하는 것을 포기하자, 시간이 남아 돌더군. 그시간에 진짜 세상 돌아가는 공부를 했지. 거리고 나갔어. 그 곳에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들었네. 또 숨은 선비들, 그러니까 참 사람들을 만났네. 자신만의 길을 우뚝이 걸어가는 그들을 말이야. 

끼리끼리 만난다는 얘기가 있지 않은가?

내가 과거를 포기하고 나만의 길을 걷겠다고 생각하고 방 안에 있을 때는 굉장히 외로울 거라 생각했거든, 그런데 이미 세상에는 나와 비슷한 길을 걸어가는 놈들이 많더군. 

동네에 그런 친구들이 모여 살아서 매일 같이 모여서 토론하고 글을 쓰고 시도 짓고 때로는 거문고도 튕기면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었네. 

잊지말게,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너를 향해 손짓하고 있으니 새로운 기회를 향해 달려 가라는 것이야.

청중: 한쪽을 비우면 다른 쪽이 채워진다는 말이 인상 깊습니다. 하지만 저는 소심한 성격이라 지나간 것에 연연하고 잊지 못하는 때가 많거든요.

연암: 소심한 성격이여서가 아니라, 자네가 신중하고 작은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성향이어서 그러네.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좋은 자세지. 과거가 있고서야 현재가 있으니까. 하지만 너무 집착하면 자네 몸만 상하네.

청중: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누군가를 통해 말로 들으니 입체적으로 와 닿고 그러네요.

연암: 달이 차면 기울긋이 비워야 하는 것이 안타깝고 서러워도 다시 채워지는 것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게.

사회자: 선인들은 자연을 보고 인생의 이치를 터득했던 것 같습니다. 비워야 채우고, 채워야 비우고 이 간단한 이치를 우리는 왜 몰랐을까요?

연암: 그것은....비우는 것도 채우는 것도 노력이 필요하니까, 힘들지. 자연은 비우는 것도 채우는 것도 그저 법칙대로 그리 흘러갈 뿐이지. 자연은 어떤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저 그렇게 법칙 대로 따르고 흘러가지. 하지만 인간은 자유의지를 지녔으니, 무슨 일을 함에는 반드시 노력이 따르는 법이지. 그래서 높이 날아갈 수도 있고 저 바닥으로 추락할 수도 있지. 삶이 힘든 것은 그런 오르내림이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 하지만 모든 것이 결국 내가 나아가야 할 혹은 나를 만들어주는 그러한 과정 속에 포함 된 것이지. 


출처: 행복한 백수학교 



작가의 이전글 연암 박지원의 관계수업: 충고는 어렵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