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여행 난설헌 생가터에서


사랑채는 민가처럼 작은 규모의 주택에서는 볼 수 없고 부농이나 양반계층의 주택에서 볼 수 있는 건물이다. 난설헌 생가터의 안채는 정면 5칸, 측면 2칸의 겹집 형태로 넓은 부엌, 방, 대청마루로 구성되어 있고, 우물 칸과 방앗간 옆으로 협문을 두어 여자들이 출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안채는 살림하는 공간으로 여자들이 거처하는 공간이다. 안채와 사랑채 사이를 연결한 담을 지나 안채로 들어서면 아담한 공간이 나타난다.


그 안엔 허난설헌의 초상화가 걸려있는데 물론 그녀의 실제 얼굴은 아니다. 하지만 양천 허씨 여성들의 얼굴에서 공통적인 특징을 뽑아내 그린 것이라고 하니 허난설헌의 분위기와 비슷하진 않을까 짐작해 본다. 단순히 느낌일는지는 모르겠지만, 초상화를 마주 대하는 순간 그녀의 모습이 한 송이 난초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맑고 깨끗한 가운데 고요히 피어난 한 송이의 난초, 반듯한 이마에서 그녀의 지성을 읽을 수 있었고, 하얀 피부에서 시인의 순수함이 느껴졌다. 한 손에 책을 읽고, 봉황처럼 길고 가느다란 눈을 한 미인, 허난설헌의 초상화 앞에 가볍게 목례를 했다. 그리고 준비해온 백합을 초상화 앞에 조심스레 두고 나오니 가슴이 왜 그리 떨리던지.


원래 흠모하던 사람 앞에 서면 가슴이 떨려 오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 비록 오래전에 세상을 떠난 인물이지만 현재의 나에게도 영향을 주기에 나에게는 현재진행형인 그녀. 그렇게 한참 동안 초상화 앞에 서서 떠날 줄을 몰랐다.



여성 시인의 생가터여서 그런 것일까? 집은 당시 허균, 허난설헌이 살던 곳은 아니었지만 시인이 살았을 법한 애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오죽헌에 들렀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산 둔 턱 위에 있어 계단을 타고 들어가야 하는 오죽헌과는 달리 평지에 안온하게 자리 잡은 생가의 모습은 다정하고 포근했다. 게다가 주변 경치는 오죽 아름다운가!


출처: 허난설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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