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사례를 통해 본 연암 박지원에게 배우는 글 쓰기 비법
열하일기 사례를 통해 본 연암 박지원에게 배우는 글 쓰기 비법
글, 깉은 한 방을 떄려줘야 해
고민녀: 얼마 전 열하일기를 읽었는데요, 200년이나 지난 여행기인데 선생님과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생생하게 와 닿았어요. 저도 재미나게 글을 쓰고 싶은데 성격상 그게 잘 안 되는 가 싶기도 해서 걱정입니다. 열하일기 같은 재미난 글을 쓰기 위해서 작가는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요?
연암선생: 뭐 그런 것 가지고 걱정을 하나? 다 자신만의 개성이 있는 거지. 그걸 찾아서 어떻게 표출할지만 생각하면 재미난 글을 쓸 수 있을 거야. 재미라는 게 꼭 깔깔 웃게 하는 것만은 아니거든. 실상 여러 가지 재미가 있을 수 있네. 일단 재미있는 글을 쓰려면 청자를 염두 해 둬야지. 자네는 글을 쓸 때 독백하듯이 쓰는가 아니면 대화하듯이 쓰는가?
고민녀: 독백하듯이 쓰는 경향이 있어요.
연암선생: 글이란 모름지기 읽히기 위해 탄생한 저작물이야. 당연히 흥미가 있어야겠지. 내가 말하는 흥미란 지속적으로 저작물이 읽히게 하기 위한 동력을 말하는 거야. 한 번 웃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 허무한 재미와는 거리가 있지. 글을 재미있게 쓰는 작가들의 공통점은 독자의 입장에서 내 글이 어떻게 읽힐 것인가를 보는 능력이야. 한 마디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글이라고 할까? 내 글을 읽고 상대방이 질려할까 아니면 재밌어 할까를 본능적으로 알고 이를 글에 적용하면 재밌는 글을 쓸 수 있지.
열하일기에는 대화체가 많이 등장해. 마치 내가 상상의 청자를 앞에 두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사실 글을 쓴다는 것은 연극을 하는 것과 비슷하거든. 내가 화자도 되었다가 독자도 되었다가 왔다 갔다 하면서 말을 주고받는 거야. 그러니까 항상 듣는 사람과 함께 가는 거지. 듣는 사람에게 끊임없이 정보만 준다면 재미없겠지? 그래서 중간에 우스갯소리도 삽입하고, 열하에서 경험했던 다양한 사건들을 마치 눈앞에서 보듯이 자세하게 묘사한 거야. 나의 시각이 아니라 타인의 시각에서 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재미있게 쓰는 글의 첫걸음이야.
그럴 때 담기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먼저, 공감하는 거야. 독자가 ‘그렇구나’ 혹은 ‘나도 그런데’하고 고개를 끄덕일만한 글을 쓰는 것이야말로 끝까지 글을 읽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할 수 있지. 읽은 독자가 봤을 때, 이 이야기는 바로 나의 이야기거든 그러니까 손을 놓을 수가 없겠지. 다들 자신에게는 관심 있잖아, 안 그래? 사주나 점집이 유행하는 이유가 뭐겠는가? 자신에 대해 정보를 알려주니까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는 것 아니겠어? 그러니까 독자가 흥미를 가지고 자네 글을 읽게 하려면 독자의 이야기가 되도록 글을 써보도록 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쓴 다음에는 재미를 담아야지. 재미라고 해서 웃게 만드는 것만이 반드시 재미는 아니야. 인간 내면을 깊숙이 건드려주는 글은 커다란 감동을 주지. 이것은 고급 재미를 독자에게 주는 거라고 할 수 있어. 혹시 ‘통곡하기 좋은 곳’(열하일기 도강록 중 일부)이라는 글 읽어본 적 있나?
고민녀: 예
연암선생: 그 글의 핵심이 뭐라고 생각하나?
고민녀: 오래 전에 읽어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핵심은 그거였던 것 같아요. 사람들은 칠정, 즉 일곱 가지 감정이 서로 다른 것이라 생각하지만 어떤 감정이든 ‘극에 달하면 통곡할 만하다.’ 라는 것이었지요.
연암선생: 그 정도면 잘 이해했네. 그러나 그것보다 한 차원 더 나아가 내가 말하고자 한 것은 칠정이라는 것도 결국은 하나에서 탄생되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네. 그것은 감정 너머의 것이지. 어린아이가 세상 밖으로 처음 나와서 내뱉는 울음소리가통곡이네. 이때의 통곡이란 일곱 가지 감정이 모두 뭉쳐져 나오는 소리지. 통곡하기 좋은 곳이란 글은 독자들에게 일곱 가지 감정이 실은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 글이야. 내 글을 예로 들어서 뭣하지만 이 글에서 오는 감동은 깨달음이라 할 수 있지. 근원적인 것에 대한 깨달음. 그렇다면 잔재미는 뭘까? 그것은 잔잔한 사건에서 비롯되지.
마지막으로는 작가는 독자가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주어야지. 하지만 이것은 정보 자체일 뿐 글이라고는 할 수 없지. 그렇긴 해도 정보를 주는 것만으로 쉽지 않은 이유는 독자가 무엇을 원하는 지 파악해야 하는 노력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야. 사람들의 심리 한 가운데 흐르는 갈급한 요소를 찾아 그것을 제시해 주는 것은 보통 수준이 아니고는 쉽지 않아. 상당한 감각을 타고 나야 가능한 부분이지.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는 마 이 모든 것들이 단번에 이루어지기는 어려우나 차츰 글을 써나가면서 익힐 수 있으니까. 요약하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는 것 그 다음엔 내면 깊숙한 곳을 건드려 줄 수 있는 주제와 지겹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군데마다 작은 재미거리를 추가하고 독자가 원하는 정보를 줄 수 있다면 재밌는 글쓰기의 요건으로는 충분할거야.
출처: 제가 쓴, 행복한 백수학교 / 좋은 콘텐츠인데 안 알려진게 안타까워서 셀프홍보 합니다. 대 놓고 제가 말합니다. 헛헛헛! 여러분의 구매는 가난한 작가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 제 입으로 말하니까, 쪼끔 부끄럽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해서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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