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만 Oct 03. 2024

그래서, 우리 서비스 컨셉이 뭔데?

호소다 다카히로,『컨셉 수업』 (1/3)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 설계하는 일은 어렵다.

1) 사람들이 서비스를 처음 써보게 만들어야 하고,

2) 이후에도 서비스를 계속 쓰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이 서비스를 처음 써보게 만드려면

기존 제품들에 비해 차별점이 있어야 하고,

사람들에게 차별점이 쉽게 이해될 수 있어야 하며,

'써봐야지'라는 생각이 들 만큼 차별점의 임팩트가 커야 한다.


사람들이 서비스를 계속 쓰게 만드려면

가치를 계속 느낄 수 있어야 하며, 

기업의 가치관과 신념은 계속 보존되어야 하나,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면 안 된다.



이 모든 가치의 설계도이자, 중심이 되는 것이 바로

'컨셉(Concept)'이다. 


거대한 컴퓨터가 당연했던 시대에, '어린이도 사용할 수 있는 퍼스널 컴퓨터' (Apple)

빈방에 묵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세계를 내 집처럼 편안하게 만들자'는 발상 (AirBnB)

현대인들에게 편안한 쉼터가 될 수 있는 '제3의 공간' (Starbucks)


『컨셉 수업』의 저자, 글로벌 에이전시 TBWA, HAKUHODO의 수석 크리에이티브 오피서(CCO) 호소다 다카히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상을 바꾼 위대한 컨셉은 주위를 놀라게 하고, 어처구니 없게 만든다. 하지만 이렇게 상식에서 벗어난 생각일수록 프레임워크 효과를 통해 매력적인 컨셉으로 완성될 가능성이 높다.

컨셉을 만들 때는 올바르고 상식적인 논리로 '도망쳐서는' 안 된다. 주위 사람이 이상하게 볼지도 모른다고 주저하는 것에 틀림없이 새로운 가치가 숨어있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컨셉을 만드는 실용적 방법'을 마치 개인 과외하듯 구체적으로 알려준다는 것이다. 난 앞으로 『컨셉 수업』의 내용을 소개하고 내 실무에 적용해 볼 것이며, 그 커리큘럼은 아래와 같다.


1. 컨셉을 이끄는 질문 만들기

2. 스토리 설계하기 (링크)

3. 컨셉을 '한 문장'으로 쓰기

4. 배운 컨셉 써먹기




첫번째 컨셉 수업,

컨셉을 이끄는 질문 만들기


'오 신박한데?'

'어 이거 되겠는데?'

'헐 이거 재밌겠다'


컨셉을 보자마자 이런 생각이 드는 아이템들이 있다. 

소위 말하는 먹히는 컨셉은, 보자마자 눈과 머리에 꽂힌다. 


그럼 눈에 띄는 컨셉을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존 서비스들이 갖춘 관점에서 벗어나한다. 


세상의 많은 기획자들이 겪었을테지만, 관점을 바꾸는 건 매우 어렵다. 

아무리 생각이 자유로운 사람이라도 어떤 생각을 하기 시작한 순간, 이미 그 틀 안에 갇혀있다. 


호소다 다카히로는 이런 문제를 깨고자 <질문을 만드는 방법> 리스트를 만들었다.



1) 질문을 만드는 방법


정확히 말하자면 '완전히 다른 관점의 질문'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질문을 바꾸면 관점과 발상이 급격하게 바뀌기 때문에,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컨셉을 발견할 수 있다. 아래 8가지 관점에 따라 질문을 재구성해보면, 분명 눈에 띄는 새로운 컨셉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① 부분에 관한 질문 ➡️ 전체에 관한 질문 (현재 주제가 부분이라고 치고, 전체의 관점에서 보기)

② 객관적인 질문 ➡️ 주관적인 질문 (내가 가장 좋아하는 어떤 것과 연관짓기)

③ 현실적인 질문 ➡️ 이상적인 질문 (현실적인 모든 것을 버리고, 이상적으로만 생각해보기)

④ 명사로 된 질문 ➡️ 동사로 된 질문 (주제를 동사로 표현해보고 그 동사에 집중해보기)

⑤ 창조하는 질문 ➡️ 파괴하는 질문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상식을 틀어보기)

⑥ 수단에 관한 질문 ➡️ 목적에 관한 질문 (목적에만 집중해서 다시 생각해보기)

⑦ 이기적인 질문 ➡️ 이타적인 질문 (사회적 이슈를 연관지어 보기)

⑧ 정해진 질문 ➡️ 자유로운 질문



2) 직접 질문 만들어보기


나는 요즘 관심 있는 '친구 만들기 서비스'를 예로 들어 질문과 답변을 만들어보았다.

가운데 보라색 박스 : 중심 질문

흰색 박스 : 8가지 버전으로 각각 만든 질문들

연보라 박스 :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

재구성한 질문을 통해 나온 새로운 컨셉들


다카히로가 제안한 8가지 관점에 따라 질문을 바꿔보니, 처음에는 생각지 못했던 컨셉들이 여러 개 나왔다. 질문을 바꾸면 발상이 급격히 바뀐다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어떤 일을 골똘히 생각하다, 갑작스레 '틀에 갇혀 있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그 때는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그 선을 넘기가 어렵게 느껴진다. 결국 거기서 거기인 아이디어만 나온다. CHAT GPT의 힘을 빌려도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다. 질문부터 이미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한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방법'은 누가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면에서 『컨셉 수업』의 질문 만들기 파트는 매우 놀라웠다. 관점을 바꾸는 방법을 형식지로 바꿨고, 실제로 써먹을 수 있게 되었다. 10분 내외의 시간이었는데도 내 관점이 바뀌고 시야가 넓어지는 것이 실제로 느껴졌다.


이제, 잡은 컨셉을 구체화할 때이다. 다음 글로 넘어가보자.

작가의 이전글 팔리는 서비스 만들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