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의 DAU는 올랐는데 매출은 제자리일까?

상승 곡선의 배신

by Wayne

프로덕트 매니저(PM)가 가장 사랑하는 그림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우상향 하는 그래프일 것입니다. 가파르게 치솟는 일간 활성 사용자 수(DAU)나 클릭률(CTR)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프로덕트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승리감에 도취되곤 합니다. 때로는 그 아름다운 상승 곡선이 우리의 눈을 가리는 거대한 '함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오늘은 소위 '허영 지표(Vanity Metric)'라 불리는 예쁜 그래프에 속지 않고, 비즈니스를 실제로 움직이는 '실질 지표(Actionable Metric)'를 찾아내는 과정에 대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이벤트 대박의 역설

거래소에서 근무하던 시절, 신규 코인 상장이나 에어드롭 이벤트를 진행하면 트래픽 그래프는 그야말로 수직 상승했습니다. 지표 대시보드는 온통 초록불로 반짝였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완벽한 성공이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한 껍질 더 벗겨내어 '매출 기여도'나 '실거래 전환율'을 들여다보는 순간, 우리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수십만 명이 앱을 켰지만(DAU 상승), 정작 지갑에 돈을 입금하고 거래를 일으킨 유저는 극소수였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은 공짜 코인을 받거나 시세를 확인하러 온 '체리 피커(Cherry Picker)'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이벤트가 끝나자마자 썰물처럼 빠져나갔습니다. 우리는 "사용자가 늘었다"는 사실에 취해, "그래서 돈을 벌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놓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지만, 우리에게 비즈니스의 건강함을 보장해주지도 않았습니다.



'방문'이 아니라 '행동'을 정의하다

이 경험 이후, 저는 지표를 바라보는 관점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단순히 '앱을 켠 사람'을 활성 유저(Active User)로 정의하는 것은 거래소 비즈니스에서 무의미했습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왔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가치를 교환했느냐'였습니다.


우리는 핵심 지표(North Star Metric)를 재정의했습니다. 단순 방문자가 아닌, '최소 1회 이상 매수/매도 주문을 넣은 유저'를 진짜 활성 유저로 카운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예쁜 우상향 그래프는 꺾였지만, 대신 우리가 진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가입은 하는데 왜 입금을 안 할까?", "입금 페이지에서 이탈률이 왜 70%나 될까?"


진짜 문제는 유입이 아니라, 유입된 고객이 첫 거래를 하기까지 겪는 '입금의 장벽'에 있었습니다. 우리는 마케팅 예산을 쏟아붓는 대신, 복잡한 본인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고 첫 입금 가이드를 튜토리얼로 제공하는 등 제품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전체 트래픽은 예전보다 줄었을지 몰라도,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구매 전환율'은 유의미하게 개선되었습니다.



PM은 데이터 뒤의 '맥락'을 읽는 사람

데이터는 그저 현상을 보여주는 도구일 뿐, 문제의 원인까지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이탈률 30% 증가"라는 데이터 앞에서 PM이 해야 할 일은 당황하는 것이 아니라, "왜 30%가 나갔을까?"라는 맥락(Context)을 파고드는 것입니다. 특정 버튼의 위치가 문제였는지, 아니면 시장 상황(하락장) 때문인지, 혹은 경쟁사의 이벤트 때문인지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금도 저는 화려한 지표를 볼 때마다 본능적으로 의심부터 합니다. "이 숫자가 정말 우리의 성장을 증명하는가? 혹시 거품은 아닌가?" PM의 역할은 보기 좋은 보고서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뼈아픈 하락세가 보이더라도, 그 속에 숨겨진 진짜 문제를 찾아내어 팀이 올바른 곳에 에너지를 쏟게 만드는 것. 그것이 제가 가상자산 거래소라는 전쟁터에서 배운 '데이터 리터러시'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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