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수가 늘어날수록 리텐션이 떨어지는 이유, 그리고 PM의 생존 전략
PM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겁니다. 신규 사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모두가 기뻐하는 순간, 정작 앱의 리텐션(재방문율)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죠. 신규 사용자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는데, 왜 그들은 우리 서비스에 머물지 않는 걸까요? 오늘은 이 역설적인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는 PM의 생존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초기 성장이 주는 착시 효과 때문입니다. 서비스가 막 시장에 나왔을 때, 가장 먼저 사용하는 사람들은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입니다. 이들은 제품의 핵심 가치를 빠르게 이해하고, 불편함이나 버그가 있어도 기꺼이 감수하며 열정적으로 사용합니다. 이들은 제품의 충성 고객이자, 우리 서비스에 완벽하게 맞는 페르소나들입니다.
하지만 바이럴 마케팅이나 대규모 광고를 통해 사용자 기반이 확장되면, 제품에 대한 깊은 니즈가 없거나 단순히 호기심으로 들어온 일반 대중이 유입됩니다. 이들은 제품의 작은 불편함에도 쉽게 이탈하기 때문에, 전체 평균 리텐션을 낮추게 됩니다. 즉, 초기 사용자는 '충성 고객'이지만, 이후 유입되는 사용자는 '잠깐 들렀다 가는 관광객'에 가까운 것이죠.
또한,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모두의 니저를 충족시키려다 보니, 제품이 본질적인 가치를 희석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이 과정에서 초기 사용자는 '더 이상 내게 필요한 서비스가 아니다'라고 느끼고, 신규 사용자는 복잡한 기능에 혼란을 느껴 이탈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멈추기 위해 PM은 다음과 같은 전략을 실행해야 합니다.
1. '코호트 분석'으로 진짜 고객을 찾아라
단순히 사용자 수만 보지 말고, '코호트 분석(Cohort Analysis)'을 통해 사용자를 그룹별로 묶어 리텐션을 분석하세요. 예를 들어, '친구 초대'로 가입한 그룹과 '광고'를 통해 유입된 그룹의 리텐션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친구 초대' 그룹의 리텐션이 훨씬 높다면, 광고 예산을 줄이고 친구 초대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효율적입니다. 이처럼 진짜 충성 고객이 어떤 경로로 들어오는지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온보딩'으로 첫 경험을 설계하라
대규모로 유입되는 일반 사용자들은 제품의 핵심 가치를 스스로 찾아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PM은 사용자가 처음 앱에 들어왔을 때,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가장 빠르고 명확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온보딩 과정을 설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 앱이라면 '친구 3명 추가'를 온보딩 필수 단계로 만들고, 운동 앱이라면 '첫 운동 기록'을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리텐션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3. '핵심 가치'를 강화하는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라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라는 요구가 쏟아질 때마다, PM은 "이 기능이 우리 제품의 핵심 가치와 일치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핵심 가치를 잃지 않기 위해 사용자 인터뷰, CS 데이터, 앱 리뷰 등을 통해 끊임없이 피드백을 수집하고, 이를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체계적인 루프를 만드세요. 이는 제품이 길을 잃지 않고, 오랫동안 고객에게 사랑받는 서비스로 성장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사용자 수 증가와 리텐션 하락의 역설은 모든 성장하는 서비스가 겪는 통과의례입니다. 이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처하는 PM이야말로 진정으로 제품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