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회사, 새로운 도메인에 첫발을 내디딘 첫날이 기억납니다. 교육 업계에서 일을 하다가 '가상자산 거래소'로 첫 출근을 한 날은 하루 종일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이 업계 용어를 몰라도 괜찮을까?", "내가 엉뚱한 질문을 하면 어떡하지?" 하는 많은 걱정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시도와 탐구를 하면서 극복을 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PM 이직 초기의 막막함을 덜어줄, '도메인 문맹' 극복하는 3가지 방법을 써보려고 합니다.
새로운 도메인을 배울 때, 가장 흔한 실수는 '3인칭 관찰자 시점'에 머무는 것입니다. 데이터를 보고, 경쟁사를 분석하며, 머리로만 지식을 쌓으려고 하죠. 하지만 진짜 비밀은 내가 직접 '1인칭 주인공'이 되어보는 겁니다.
해당 서비스의 진짜 사용자가 되어보세요. 만약 당신이 헬스케어 앱 PM이라면, 그냥 앱을 다운로드하여 보는 것에서 그치지 마세요. 실제로 병원을 예약해 보고, 진료를 받아보고, 약을 처방받아보세요. 앱이 해결하려는 '진짜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온몸으로 느껴야 합니다.
고객의 하루를 살아보세요. 만약 B2B 설루션 PM이라면, 고객사의 직원이 되어보세요. 그들이 아침에 출근해서 어떤 일부터 시작하는지, 어떤 문서 작업을 하며 하루를 보내는지, 우리 제품이 어떤 불편함을 해결해 주는지 옆에서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PM에게 데이터는 가장 중요한 무기입니다. 하지만 데이터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What)'만 알려줄 뿐, '왜(Why)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데이터 뒤에 숨은 '감정'을 찾아내세요. 예를 들어, '사용자들이 특정 결제 화면에서 이탈하는 비율이 높다'는 데이터를 봤다고 해봅시다. 이때 단순히 '결제 버튼 위치를 바꿔야겠다'라고 생각하면 뻔한 PM입니다. 그보다 '사용자가 이 화면에서 무엇을 망설이고 있을까?', '어떤 점이 불안해서 결제를 망설일까?'와 같은 감정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저는 고객들의 감정을 찾아내기 위해 가상자산과 관련된 여러 커뮤니티를 살펴봤습니다. 경쟁사에 비해 우리가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 우리 서비스에 불만이 있는지 등을 정리 후 제가 직접 앱을 사용하며 확인하는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너무나 직설적인 말들이 많아 상처를 받을 때도 있었지만, 고객들의 감정을 알아내는 대에는 최고의 방법이었습니다.
'탐정'처럼 접근하세요. 데이터가 던지는 질문을 가지고 사용자 인터뷰를 하거나, CS팀에 직접 물어보세요. "고객들이 결제 단계에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뭐예요?"와 같은 질문을 통해 데이터 뒤에 숨겨진 진짜 사용자들의 '속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직 초기에 가장 많이 하는 일은 경쟁사 분석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합니다. 단순히 경쟁사가 '무엇을 했는지(회고)'를 보는 것에서 그치면 안 됩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전략가'가 되세요. 경쟁사의 최근 투자 유치 소식, 새로 영입한 인재, 최근 진행한 마케팅 캠페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이들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지'를 예측해야 합니다.
남들이 보지 않는 틈새를 찾으세요. 모두가 똑같은 경쟁사를 보며 똑같은 기능을 따라 만들 때, 당신은 그들이 보지 못하는 시장의 틈새를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모두가 '콘텐츠' 경쟁을 할 때 '커뮤니티'라는 틈새를 공략한 당근마켓처럼, 경쟁사의 다음 수를 예측하며 우리 제품만의 고유한 가치를 찾아내야 합니다.
낯선 도메인에 대한 막막함은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그 시간은 당신을 더 깊이 있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진 PM으로 만들어 줄 특별한 기회입니다.
새로운 도메인에서 겪는 모든 경험을 당신만의 성장 스토리로 만들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