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앱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해서 리텐션을 올려볼까요?"—PM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봤을 겁니다. 듀오링고의 연속 학습 일수(Streak)나 토스 적금의 캐릭터 성장처럼, 게이미피케이션은 사용자 참여와 충성도를 높이는 강력한 무기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모든 서비스에 게이미피케이션이 '정답'은 아닙니다. 억지로 게임 요소를 끼워 넣으면 오히려 서비스의 본질을 흐리고, 사용자들을 피로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은 게이미피케이션을 도입하기 전에 PM이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과 함께,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리텐션과 참여율을 높이는 강력한 무기이지만, 모든 서비스에 '만능 치트키'처럼 적용될 수는 없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지루하거나 어려운 일'을 지속해야 할 때 심리적 보상을 제공하는 '보조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것이 서비스의 본질을 흐리거나 신뢰를 해칠 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먼저, 신뢰가 생명인 영역에서의 진정성 훼손을 경계해야 합니다. 의료 상담, 법률 서비스, 긴급 금융 처리 등 신뢰와 정확성이 최우선인 분야에 억지로 게임 요소를 넣으면, 사용자들은 서비스의 진정성과 신뢰도에 의문을 품고 불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핵심 가치를 방해하는 '불필요한 재미'는 지양해야 합니다. 쇼핑 앱에서 구매 버튼 대신 룰렛 게임을 강조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체류 시간은 늘어날지 몰라도, 사용자가 원래 목표했던 '구매 완료'라는 비즈니스 목표 달성에는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품의 UX/UI가 복잡하거나 버그가 많은 등 본질적인 사용성 문제가 있는데, 게이미피케이션으로 임시방편만 하려 하면 사용자들은 오히려 '불필요한 기능'이라며 반발합니다. 사용자들은 결국 문제 해결을 원하지, 예쁜 배지를 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PM은 게이미피케이션 도입이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보조하는지, 아니면 방해하는지 명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PM은 게이미피케이션을 도입하기 전에 반드시 이 세 가지 'Why'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첫 번째 질문은 "왜 사용자들이 이탈하는가?" 입니다. 이는 곧 문제 정의로 이어집니다. PM은 이탈의 근본적인 원인을 '지루함'이나 '동기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기능 부재'나 '복잡한 UX' 때문인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언어 학습 앱인 듀오링고는 사용자들이 '언어 학습의 지루함'을 원인으로 정확히 정의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속 학습 일수'라는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적용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게이미피케이션이 최적의 수단인가?" 입니다. 이는 전략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과정입니다. 만약 이탈 원인이 '가격 경쟁력'이라면, 게이미피케이션 대신 가격 정책을 바꾸거나 더 나은 UX 개선을 선택하는 것이 맞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이 문제 해결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때만 도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토스뱅크는 '저축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기 위한 최적의 방법으로 펫 육성이라는 친근한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선택했습니다.
마지막 질문은 "어떻게 핵심 가치를 강화할 것인가?" 입니다.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넣되, 제품의 핵심 행동(Core Action)을 보조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나이키 런 클럽은 '캐릭터 꾸미기' 같은 부수적인 재미보다 '달리기'라는 핵심 행동에 배지를 부여하고 레벨을 올려주면서 핵심 가치를 강화했습니다. PM은 서비스의 본질을 잃지 않고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리텐션과 체류 시간을 높이는 강력한 '수단'입니다. 하지만 그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성공하는 PM은 항상 "우리가 사용자에게 제공하려는 궁극적인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최우선으로 둡니다. 이 본질적인 가치를 지키면서, 게이미피케이션을 현명하게 활용하여 사용자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할 때, 비로소 우리의 서비스는 단단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