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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텔, OTT의 금기를 깨다

라프텔이 '광고 재화 모델'을 선택한 전략적 이유

by Wayne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시장의 주류는 월정액을 내고 광고 없이 무제한 시청하는SVOD(Subscription VOD) 모델입니다. 그런데 애니메이션 전문 OTT인 라프텔(Laftel)은 글로벌 서비스 수익화 과정에서 '광고를 보고 젬(Gem)을 얻어 시청 중 광고를 스킵하는' 매우 독특한 재화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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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서비스에서는 보기 드문 이 '광고 재화 모델'을 라프텔이 선택한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의 특성과 판권 가격이라는 현실적인 비즈니스 문제에 대한 PM의 날카로운 분석이 숨어 있습니다.


1. 동남아 시장의 특성: '가격 저항'과 '광고 수용도'

라프텔이 이 새로운 BM(Business Model)을 고민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시장,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의 특성 때문입니다. 동남아시아 시장은 상대적으로 유료 콘텐츠 구독에 대한 가격 저항이 높습니다.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서비스도 현지화된 저가 요금제를 내놓을 만큼, 단순 월정액 모델로는 충분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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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 지역의 사용자들은 광고를 보고 무료 콘텐츠를 이용하는 AVOD(Ad-supported VOD) 모델에 대한 수용도가 높습니다. PM은 이러한 시장의 특성을 포착하여, '유료 구독' 대신 '광고 시청'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구조를 선택했습니다. 이는 현지 사용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면서도, 광고 수익이라는 현실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려는 영리한 전략이었습니다.



2. 판권 가격의 압박과 유연한 수익 구조 확보

단순히 시장 특성 외에, 애니메이션 OTT가 가진 고유한 비용 문제도 이 모델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애니메이션, 특히 인기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건당 결제 방식(TVOD)이나 독점 공급 방식의 판권 가격이 매우 높게 책정됩니다. 라프텔은 이 높은 콘텐츠 원가를 감당할 현실적인 수익 모델이 필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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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을 통해 광고를 스킵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구조는, 서비스가 최신작이나 인기작처럼 판권 단가가 높은 콘텐츠의 경우 광고 노출 빈도를 높여 수익을 극대화하고, 비교적 판권이 저렴한 콘텐츠에서는 광고 노출을 줄여 사용자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유연한 운영 전략을 가능하게 합니다.



3. PM의 도전: '낯선 UX'를 익숙하게 만들다

광고 기반의 재화 모델은 국내 OTT 시장에서는 매우 낯선 UX였습니다. PM은 사용자들이 '광고가 나올 때마다 젬으로 스킵'하는 이 복잡한 구조에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섬세한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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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직후 사용자에게 젬을 무료로 제공하여, 사용자들이 직접 기능을 사용하며 낯선 재화 시스템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했습니다. 또한, 광고를 스킵할 때 젬이 차감되는 과정을 시각적인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줌으로써, 사용자 인지 부담을 줄이고 사용 흐름을 자연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결론: 비즈니스 현실과 사용자 가치의 교차점

라프텔의 '광고 재화 모델'은 단순히 돈을 버는 새로운 방식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비즈니스 현실(높은 판권, 낮은 유료화율)과 사용자 가치(무료 시청 기회 제공)를 절묘하게 결합한 PM의 전략적 결과물입니다. 기존의 성공 공식에 갇히지 않고, 시장 상황에 맞춰 새로운 UX와 BM에 도전하는 라프텔의 행보는 우리 PM들에게 큰 영감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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