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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공 May 10. 2019

[독서여행] 내 안의 몬스터를 찾아라

[Frankenstein] Mary Shelley

내가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에서 선정된 5월의 책,  '프랑켄슈타인'. 도서관에 찾아보니, 어른용은 다 대출 중이고 아동판이 있어서 그걸로 후딱 읽었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보니 훨씬 읽기 쉬워 마음 편히 후루룩.


사실, 프랑켄슈타인을 '몬스터 가족' 같은 만화에서 캐릭터로만 접했지,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아무 생각 없이 호러물인가 추측했었다. 예상 밖에도 책의 내용은 상당히 교훈적이고 어느 정도는 권선징악적이서 놀랬다. (아동용 도서여서 그렇게 편집된 건 아닐 게다.) 아무튼 읽는 내내 끝이 어떨까 궁금해졌고, 이런 저런 상상과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은 프랑켄슈타인이 자신이 만든 몬스터를 처음 대면한 장면이었다. 자신이 만들어낸 피조물을 처음 보고 한걸음에 도망친 그의 모습이 참 우스꽝스러웠다. 종교를 가진 자의 입장으로써, 만약 신이 나를 창조한 뒤 저렇게 내뺀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지. 몬스터가 프랑켄슈타인을 원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프랑켄슈타인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도망치지 않았더라면 그런 불행한 결말을 가져왔을까? 적어도 몬스터가 끔찍한 복수를 꿈꾸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직면하는 것보다는 프랑켄슈타인처럼 회피해버리는 것이 훨씬 쉽고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


You created me, Frankenstein, and now you must bless my life as your life has been blessed - with people who you love.
You owe me this much! I don't belong to this world. It is your fault that I am here.


몬스터는 어쩌면 인간의 욕망이 가져온 재앙을 비유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의 가족들을 멀리한 채, 자신의 이기적인 꿈을 이루기 위해 매진했다. 그 과한 욕심은 자신의 가족을 죽음을 내몰고, 그 자신도 후회스럽게 삶을 마감하게 만든다. 종종 삶 속에서 내가 만든 몬스터들을 인식하지 못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내 몬스터는 무엇이었을까? 한 번도 그려보지 못한 미국 생활을 하게 되면서 입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왔던 불평, 불만이 그 몬스터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내가 속해있는 곳을 사랑하고 아끼기보다는 부정하고 비난하니, 내 자신이 피폐하지고 내 주변 사람들이 불행해졌다. 불평, 불만을 이야기하면 내 속의 가시가 사라질 것 같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내 잘못된 선택으로 허비했던 과거가 꼭 몬스터의 그것과 유사했다. 몬스터는 프랑켄슈타인이 자신이 원하는 짝지를 만들어 주지 않자 복수를 다짐하고 서슴없이 실행에 옮겼다. 그렇게 하면 고통이 사라지고 행복해질 줄 알았다. 그러나 프랑켄슈타인 말한 것처럼 "I know you are unhappy, but this is not the answer.", 그건 정답이 아니었다.


인생에서 달달한 사탕만 맛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생은 마치 쓰디쓴 물 위에 사탕 몇 개가 동동 떠있는 양상이다. 그런 세상살이에 살아남는 방법은 그 쓴 물속에서 멋진 수영 솜씨로 달달한 사탕을 요령껏 찾아먹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사탕을 먹다가 따라 들어오는 쓴 물을 그냥 덤으로 받아먹고 아무렇지 않게 입을 쓰윽 닦아낼 수 있는 덤덤함이 필요한 것 같다. 불행하다고 고통스럽다고 악다구니를 쓰며 몸 속에 있는 부정적인 에너지를 다 쏟아내다 보면 결국 파괴되어가고 있는 자신을 보고 있지 않을까.    



It's strange how life repeats itself. Just a few years ago I had left home after we lost our mother. Now Ernest left just after another loss.
Maybe if I had known then what would happen to me in last years, I would have stopped. - but fate worked in its own way, and the storm happened for a r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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