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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 Jul 10. 2022

결혼식을 시뮬레이션하는 가장 좋은 방법?

결혼식이 3주 앞으로 다가왔을 때였다!

이때 우리는 청첩장을 제작하는 동시에 모임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이래저래 바쁜 평일과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시간이 더욱 빨리 지나가고 있었고, 내 머릿속에 한 가지 해야 하는 일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사회자 대본'


나는 결혼을 몇 주 앞둔 시점에서도 사실 별다른 고민은 없었다. 어차피 결혼식이라는 게 이미 수천, 수만 번 시뮬레이션된, 잘 짜인 시스템이니 거기에 몸을 맡겨도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결혼식 3주 전 우리의 결혼식 담당 매니저님과 기본적인 식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 이를 토대로 결혼식 진행에 대한 정보를 넘겨받았다. 거기에 사회자 대본은 없었다! 유튜브를 통해 결혼식 전 염두해야 할 준비사항 등을 열심히 찾아보지만 내 결혼식에 딱 맞는 팁들이 나오는 것 같지는 않았다.


사회를 부탁한 친구에게 기본적인 진행의 방향을 정해줄 필요가 있었다. 내 친구는 결혼식장의 분위기나 우리의 콘셉트를 모르지 않는가. 주말 저녁, 나홀로 엑셀을 열고, 각 열에 '식순'과 '소요시간', '신랑과 신부의 액션', '배경 노래', '사회자 코멘트'를 만든 후 자료조사에 들어갔다. 유튜브와 네이버를 주요하게 돌아다니며 정보를 끌어다 모아보니 세네 시간쯤 시간이 흘렀다. 1차 파일을 완성했다.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겨났다. 


결혼식의 순서가 명쾌하게 자리 잡으면서, '우리 스타일대로 이 부분을 변경하고, 저 부분을 조금 더 줄이면 좋겠다'는 등의 마음속 제안들이 내 머리로 이어져 자연스레 그려졌다. 식순에 맞는 진행자의 코멘트를 넣고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결혼식을 수 차례 시뮬레이션하고, 우리에게 적합한 결혼식을 그려나가면서 순서를 바꾸기도 하며, 신랑과 신부가 가장 원하는 그림에 알맞은 코멘트를 교정할 수 있게 된다.


그랬다. 누구에게나 처음일 결혼식을 머릿 속에 시뮬레이션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회자 멘트를 하나씩 적어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며칠간 나를 따라다녔던 무형의 불안감, 결혼식 디테일에 대한 일종의 무지는 그렇게 하루 만에 잘 해결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이 식순대로 아주아주 행복하게 결혼식을 잘 치를 수 있었다. 


#참조. 실제 작성한 식순에 따른 사회자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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