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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 Jul 18. 2021

서로 다른 이들의 만남 '상견례'

여기 각각 다른 생각을 가진 여섯명의 사람이 있다. 이들은 특정 사안, 한 커플의 결혼에 대해 각자의 시각과 역할이 다르다. 각 인물은 다음과 같다.


1. 남자의 아버지

남자의 아버지는 아들의 결혼에 세세하게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 '좋은 게 좋은 것이다'라는 생각일 수도 있고, 본인보다는 아내가 더 결정권을 갖고 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결혼 이후는 아들의 삶이기에 아들이 잘 알아서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 남자의 어머니

남자의 어머니는 결혼 자체도 그렇고, 예비 며느리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많다. 예비며느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큰 목표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서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이를 조율하고자 하는 마음.


3. 여자의 어머니

가장 생각이 많다. 소중히 키운 딸이 이 남자와 잘 살 수 있을지, 예비사위가 될 이 남자는 대체 어떤 사람일지(정확히는 여러가지 특성들이 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걱정이 많다. 딸의 성장기가 눈에 밟힌다. 투자를 해야 할 대상이 아직 미지인데, 딸은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소중한 딸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밀려온다. 선택을 해야 해서 하긴 했는데, 잘 한 것이 맞을까?


4. 여자의 아버지

남자의 아버지보다는 결혼에 대해 걱정이 많다. 하지만  대체로 좋은 게 좋은 것이라 생각하시는 느낌. 하지만 딸을 힘들게 할 녀석인지, 아닌지 행동과 표현 등을 통해 두루 살펴보시기에 술 한 잔에도 흐트러질 수 없다.


5. 여자

남자와 함께 살 날에 행복하다. 남자에게 고맙기도 하면서, 조금 더 난이도가 높은(?) 자신의 부모님에게 남자가 계속 더 노력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6. 남자

자신감을 갖고 임한 검증시스템이 생각보다 철저하고 느릿하여 적잖이 당황한다. 남자의 자신감이 여자의 부모님에게는 딸을 상처 입힐 수 있는 독선으로 비춰질 수도 있고, 농담으로 가볍게 한 말도 쉬이 지나치지 않음에 식은땀이 흐른다. 직장을 들어가 비지니스 매너를 익힐 때의 긴장감 x 3배 쯤 되는 듯 하다. 새로운 메너와 태도를 장착해야 한다.


이렇게 인물을 정리해보는 것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서로 다른 이 여섯 명이 가장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공통의 미션'을 부여하는 것이 내 해답이다. 이 여섯 명 모두 '나와 피앙세의 행복한 결혼과 삶'이 아닐까. 공통의 목표는 공감대를 갖게 하고, 운명공동체라는 의식을 부여하니까.


'우리 아들, 우리 딸 정말 소중하게 키웠다'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안 되도록, 그 자체의 마음을 고맙게 여기자.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가장 소중히 여겨주시는 두 분이 바로 여자의 부모님이고, 남자 측도 똑같다.


개개인이 지닌 캐릭터와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잘 헤아리며, 공통 미션에 대한 최적의 대안을 도출하는 모임, 그 시작이 상견례가 아닐까.


우리 모두 행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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