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척수염 환자다 (12)

물리치료실

by 김춘영

물리치료실에 드나든 지 한 달이 넘었다.

주로 오전 첫 타임 8시 30분에 간다

들어가며 난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 하면서 들어간다.

처음에는 반응이 떨떠름하더니 얼마 후부턴 같이 좋은 아침이라 해준다.

평소 기분보다 업시키고 목소리도 업시키면 어쩐지 힘이 난다.

자전거를 처음에는 발만 올려놓은 상태였지만 지금은 전기 없이 자력으로 돌리는 커다란 전신운동 자전거를 타고 있다. 30분 돌리고 나면 땀이 난다.

정말 운동하는 것 같다.

진동 폼 롤러는 이곳에 와서 처음 보았고 해 보는데 침대에 누워 다리 밑에 전동폼롤러를 놓고 진동을 느끼며 멍 때리고 있으면 10분이 훌쩍 간다.

아쉽다.

나는 이 시간을 즐긴다.

퇴원하고 집에 가서도 하려고 이곳에서 사용하는 것과 꼭 같은 것을 킵해 놓았다.


요즘은 퇴원하면 집에서 사용하려고 환자용 자전거도 구입하고 침대옆이나 변기 사용 시 쓸려고 보행보조손잡이도 구입했다.

또 구입한 게 있는데 지팡이다.

지팡이 잡고 걷기 연습하던 날 신나서 쿠팡에서 당장 구입했다.

그런데 그다음 날부터 지팡이 없이 걸었으니 자팡이 괜히 샀나 했는데 물리치료실 최 선생님께서 다른 곳에선 반드시 워커나 지팡이릂 잡고 걸으라고 한다.

아직 다리에 힘이 100% 돌아왔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힘이 빠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처럼 자신감이 조금 생겼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했다.

실제로 걸어서 집에 돌아갔다가 목욕탕에서 넘어져서 골절되어 다시 입원하고 재활하러 오는 경우가 가끔 있다고 한다.

나는 원래 잘 안 넘어지는 사람인데 그래도 모르니까 안 넘어지려고 지팡이 잡고 조심하면서 걷고 있다.


물리치료사들이 마사지를 해 주는데 참 시원하다.

하고 나면 뻣뻣했던 다리와 발이 부드러워진다.

어느 날 동영상을 찍었다.

왜 찍느냐

집에 가서 남편에게 보여주고 이렇게 해 달라고 한다 했더니

산업기밀유출이라고 한다.

걷기 연습을 하거나 그때그때 필요한 스트레칭등을 가르쳐주고 하게 하는데 어떨 땐 건강할 때도 못했던 동작들을 하게 해서 물리치료사와 말싸움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은 한다. 그래야 하루라도 빨리 회복될 테니까.

잘 외워놨다가 집에 가서도 계속하라고 한다.

그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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