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척수염 환자다 (15)

마비

by 김춘영

70년 살면서 어찌 그리 내 몸에 대해서 몰랐던가

척수염이란 병을 얻고 보니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척수가 척추 속에 물인가 하는 단순 무식함....

척수는 뇌에서 나와 전신으로 이어지는 신경다발이며

척수의 손상은 자율신경계를 방해하고 혈압 체온조절 소화기 성기 방광 등에 영향을 끼친다.

실제로 이 모든 문제를 내가 다 안고 있다.

그중 자율신경계의 문제가 가장 크다.

체온조절중추에 작용하여 열을 내리고 통증을 해소하는 약

위장운동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소화장애로 인한 각종 증상을 개선시키는 약

신경계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 등을 먹고 있다

요즘은 소변에서 균이 검출되어 항균제도 추가로 먹고 있다. (변실금이 있으니 피하기 어려운 문제다.)


마비가 무슨 의미인지 일시정지 상태인지 죽은 건지 물으니 중추신경계의 일부가 죽은 것이고 재활치료로 남아있는 세포들을 자극시켜 중추신경의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라 한다

어쨌든 나는 빨리 치료를 시작했고 약물치료효과도 좋고 재활치료효과도 좋아 발병 36일 만에 아무 보조기구 없이 걷게 되었지만

처음에 네이버 찾아보니 3개월에서 6개월 사이 재활치료효과가 제일 좋다고 했다

친구의 친구가 척수염에 걸렸었는데 6개월 만에 걸어 나왔다 걱정하지 마라 고 위로했다.

처음엔 멋도 모르고 여름옷 입고 입원했으니 여름옷 입고 퇴원할 거예요. 했다가

이게 아니네 나도 걷기까지 6개월 걸리는 걸까

나는 얼마나 단축시킬 수 있을까

21일째 서서 첫 발자국을 떼기 시작했을 때. 나는 3개월이면 걸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나의 예측도 깨고 36만에 걷게 되어 47일째에 퇴원하려고 예정하고 있으니

이번 여름이 긴 것은 내 탓이다.

전 국민에게 미안하다.

나는 여름옷 그대로 입고 퇴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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