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뽑는 날
우리 집은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이 300평가량 붙어있다.
남편에게는 일터이자 취미생활...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온갖 채소를 가꾸고 과실수를 돌본다.
과일은 벌레가 먹고 남은 것을 먹고는 있지만 그래도 대견해하며 맛있게 먹는다.
나도 그런 생활이 재미있기도 하다.. 힘에 부치지 않는 정도에서 고사리도 따고 풀도 뽑고.
그런데 말이 그렇지 사실하다 보면 힘이 너무 들어 그냥 놔두고 들어 가야지 하면서도 끝내 다하고 들어온다.
그런데 척수염을 앓고 난 후부터는 전 같으면 일 축에도 안 들던 일들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오늘은 무를 뽑아야겠단다.
무가 크게 잘 되진 않았지만 수 량이 엄청나다
무청을 잘라 말리던지 삶아 냉동실에 넣어야 하고
무는 바람 안 들어 가게 비닐봉지에 넣어 저온저장고에 보관해야 하는데..
남편 혼자 하게 내버려 두기가 좀 그렇다
오늘도 바람이 많이 분다.
옷 단단히 입고 나가 무청을 자르고 닭 줄 것 우리가 먹을 것 구분하는 일을 한 사십 분 정도 했는데 허리가 너무 아프다
테이블 위에 작업하던 무 그냥 놔두고 들어와 누웠다.
점심때가 되었다
남 편이 들어와 라면을 끓였다.
라면에 밥 말아먹고 사과 먹고 다시 누웠다.
남편 혼자 일하러 나간다.
남편 혼자 일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또 나갔다.
줄을 매고 거기에 무청을 걸고 집게로 고정시키고 있다.
내가 집게로 고정시킬 테니 무청을 걸어 달라고 했다.
보니 정리가 하나도 안된 상태다.
시원찮은 잎은 떼어가며 작업을 했다.
30분쯤 하다가 허리가 아파 다시 들어왔다.
나 스스로가 한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