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척수염 환자다 (31)

행복

by 김춘영

나는 여전히 척수염환자다.

여전히 온도 감각은 돌아오지 않았고 발의 경련도 아직이다.

요실금 변실금도 여전하고 엉덩이통증도 계속되고 있다.

잘 때도 뒤척일 때 불편하지만 특히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날 때 괴롭다.

그래서 눈을 뜨자마자 발목 돌리기부터 여러 가지 스트레칭을 한다.

요추 5번과 엉덩이 1번의 디스크 때문에 아픈 건지 신경통인지 아나면 둘 다 인지 모르겠다.

디스크가 나와있는 건 4년 전 사진에도 있으나 그동안 허리가 아픈 적은 없었기에 디스크 때문은 아닌 것 같지만 알 수 없다.

어쨌든 아프다.

그런데 격통이 아닌 게 천만다행이고 생활하다 보면 가끔씩 통증을 덜 느낀다.

얼마 전까진 걸은 땐 안 아팠는데 요즘 들어 걸을 때 아플 때가 있어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러나 걱정하면 무엇하나 해결되지 않는데

걱정한다고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이 아니지.


글쓰기를 오랫동안 하지 않은 것은 게으름의 늪에 빠져서 이다.

그렇게 좋아하는 바느질도 못한 지 7개월

그람 그리는 것도 못한 지 7개월

허리나 목이 아파질까봐 못하겠다. 해보지도 않고 겁부터 내고 있다.

사실은 귀찮아서 이다.

아프기 전에는 그렇게나 부지런히 살았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널널이 사는 것도 행복하고 좋다.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네플렉스로 유명한 드라마도 보고

산책하고 목욕하고......


아파서 좋은 점도 있다.

꼭 가고 싶은 곳만 간다.

여기저기 오라 하지만 아파서 못 간다고...

힘이 없어 못 간다면 그냥 통과다.

삼월부터 퀼트수업할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아직 힘이 없어 못한다고 했다.

예전에 가르치는 일을 즐겨했지만 지금은

하고 싶 지 않다.

그저 몸의 회복에만 신경 쓰고 여유롭게 주어진 시간을 느슨하게 즐기고 싶다.


지금 내가 가장 불편한 것은 요실금과 변실금으로 인한 치질이다

지난달 외과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 와서 먹었는데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것뿐 별로 좋아지지 않았다.

외과선생님께서 변실금이 낫지 않는다면 치질도 낫기 어려울 거라 말씀하셔서 어떻게 해야 빨리 나을 수 있을까 생각 중에.... 케겔운동시켜 주고 치질에도 좋다는 근적외선온열 요실금치료기를 사서 사용 중인데

요실금은 조금 좋아진 것 같기도 하다.

나도 이런저런 노력은 하고 았지만..... 결국 치료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는 결론을 내렸다.



작가의 이전글나는 척수염 환자다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