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by 김여생

띠링-
기다리던 책이 도착했다.
도서관에 예약을 해두었는데 어찌나 인기가 좋은지 예약조차 쉽지 않은 책들이 있다.
예약만 해놓고 언젠가는 차례가 오겠지 하고 기다려야 한다.
조바심을 내면 제풀에 지칠 수 있다.
구매하면 바로 볼 수 있지만 쉽게 볼 수 있는 것을 조금 어렵게 보았을 때의 또 맛이란 게 있다.

괜히 더 집중하고 소중해지는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무주택자는 짐을 함부로 늘려서는 안 된다.
책의 무수한 장점 중 딱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이사할 때 크나큰 짐이 된다는 것이다.
이사하고 나서 스크래치가 생긴 책들을 보면 내 마음에도 벌겋게 스크래치가 남는다.

요즘은 전자책도 정말 잘나오지만 나는 아날로그인간이라 종이책이 아니면 집중을 잘 못한다.
그래서 좋았던 책들은 기록을 해둔다.
나중에 나의 집이 생기면 멋들어진 책장에 남김없이 다 꽂아주리라 생각하며.
하지만 매일 보고 또 봐도 계속 좋은 책이 있다.
그런 책들은 구매를 한다.
언제든지 보고 싶을 때 꺼내어 읽을 수 있게.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책은 계속 사색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생각할 수 있게 질문을 던져주는 책들이 좋다.
사람이 신기한 게 오늘 봤을 때와 한 달 뒤, 일 년 뒤의 생각이 또 다르다.
독후감을 써놓고 비교해보면 생각 변화의 흐름도 볼 수 있어 재밌다.
도서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책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도 잠시 날씨에 또 주저앉았다.
추석도 지났는데 어찌 이리 더운지.
기분 좋은 마음에 올랐던 산책은 땀범벅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도서관은 시원해서 한자리 잡고 한 챕터만 읽고 가려다가 자리 잡고 앉아버렸다.
밖을 보니 뉘엿뉘엿 해가 넘어가고 있다.
기다렸던 책이 생각 외로 날것이라 재밌고 밖은 해가 져가고 낮의 열기도 식어간다.
집에 가려는데 아 이 책 저책 자꾸 눈에 들어온다.
'욕심만 많아가지고 예끼.'
하고 나를 다잡아본다.

역시 도서관은 재밌다!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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