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특히나 다녀온 식당들이 다 마음에 들었다.
도착해서 가장 먼저 먹은 것은 멸치쌈밥이었다.
멸치쌈밥을 주문하면, 멸치를 듬뿍 넣은 찌개를 끓여 내주신다.
상추나 다시마에 밥을 조금 올리고, 찌개에서 멸치와 고추를 건져 밥 위에 올린다.
마지막으로 국물을 조금 뿌린 후에 쌈을 먹는 방식이었는데, 멸치의 감칠맛이 입안에서 가득했다.
생선이라 그런가 다시마와의 궁합이 조금 더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메뉴판에는 되는대로안주 라는 메뉴가 있었다. 멸치회만큼이나 시켜보고 싶은 메뉴.
기회가 된다면 술을 마시러 와도 좋을 것 같은 공간이었다.
유명한 모모스커피에 방문했다. 층고가 높고, 면적이 넓어 공간 자체가 주는 개방감이 좋았다. 커피도 맛있었다.
다만, 사람이 너무 많이 오고 가는 터라 너무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유명한 부산항대교 롤러코스터도 이용해 봤다.
오, 부산 사람들은 참 용감하구나.
나는 어시스트 그립을 꽉 쥔 채로 생각했다.
아무리 봐도 사람이 다니라고 만든 길이 아닌 것 같은데.
고양이가 올라다니면 딱 맞을 것 같다.
나는 아무래도 자동차가 빙글빙글 돌다가 바다로 처박히는 모습만 떠올랐다.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는지, 공정이 굉장히 궁금해지는 구조물이었다.
남천동에 위치한 노는바다 라는 이자카야에 갔다. 운이 좋게 웨이팅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유명한 고노와다 사시미를 주문했다.
비린 것을 잘 먹지 못하는 편이라 조금 걱정했는데 전혀 비린 맛이 없었고, 상태가 좋았다.
녹진한 고노와다가 주는 풍미가 압도적이었고, 광어의 쫄깃함이 고노와다의 향긋함과 좋은 조화를 이뤘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부산 사람들만 먹고 있었다.
가라아게도 고노와다 사시미 못지않게 훌륭한 퀄리티였다.
평일 저녁인데도 손님들이 끊임없이 들어오는 이유가 있었다.
공깃밥 하나를 시켜서 남은 고노와다에 비벼먹고 나서야 가게를 나왔다.
숙소로 가기 전 남천리 팥빙수를 방문했다. 공간이 굉장히 이색적이었다.
주문을 하자마자 팥빙수가 금세 나왔다.
알알이 존재감을 뽐내는 팥에서 기분 좋은 단맛이 느껴졌다.
밸런스를 잘 잡은 깔끔한 맛이라 누구라도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은 초원복국으로 시작했다. 간판에 복어를 귀엽게도 그려놓았다.
과연 권력자들도 좋아할 만한 맛이다.
그들은 참복을 먹지 않았을까 싶은데, 나는 밀복 지리탕을 주문했다. 밀복이 참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탕도 맛있었는데, 반찬으로 내어 주신 콩나물 무침이 말도 안 되게 맛있었다.
양념의 감칠맛과 고소한 참기름 내음에 젓가락질이 멈추질 않았다.
이 콩나물무침 만드는 법만 배워도 어디 가서 굶어 죽지는 않을 것 같다.
복국을 먹고 나서는 스파랜드에 갔다. 술을 마신 다음날 코스로 아주 적절했다.
연산동에 위치한 울산고래고기에 방문했다. 밍크고래를 판매한다.
내부는 노포라 낡긴 했으나, 깔끔한 편이었다.
고래고기를 처음 먹어본 터라 부위는 모르겠고, 그냥 주시는 대로 먹었다.
내가 느끼기에 고래고기는 기름기가 많았고 특유의 씹는 맛이 있었다. 무엇보다 고소함의 농도가 굉장히 진했다.
이것이 고래고기의 특징인지, 내가 이번에 먹은 부위들의 특징인지는 모르겠다.
고래의 육향이 호불호가 갈린다는데, 나는 고래의 육향이 유달리 호불호가 갈릴만한 육향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소와 돼지와는 또 다른 특유의 맛이 씹을수록 입에 배어났다.
무엇보다 묘한 풍미에 배도 크게 부르지 않아서 술안주로 완벽한 한상이었다.
다시 부산에 온다면 꼭 또 방문하고 싶은 가게였다.
고래고기를 먹고 나서, 아구 애와 대창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자리를 옮겼다.
알곤품은아구 라는 가게였는데, 회식을 하는 분들도 계셨고, 단골들이 많은 가게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아구찜과 애/대창 을 주문했다.
애는 부드러운 크림과 같은 녹진함이 있었고, 대창은 서걱거리는 식감이 기분 좋았다.
아구찜도 자극적이기만 한 양념이 아니라, 아구라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주는 절묘한 양념이라 깔끔했다.
자극적인 양념에만 집중하는 바람에 아구 맛 자체를 잘 살리지 못하는 식당들이 많은데,
아구요리 전문점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가게였다.
이 곳도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가게.
부산에는 꼭 다시 와야겠다.
연산명당
기네스 생맥주를 마시고 싶어 져서 급하게 찾은 술집이었다.
급하게 찾느라 걱정했는데, 다행히 매우 완벽한 기네스를 마실 수 있었다.
해동용궁사도 다녀왔다.
사진이 예쁘게 나올 것 같았는데, 기대보다 사진으로 담아내기가 영 어려웠다.
이제 사흘은 요양을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