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의 일상

by 김여수

출근길, 아직 하늘에 달이 떠있었다. 옆에서 나를 물끄러미 보던 아저씨도 하늘을 따라 찍었다. 나이가 들었나 유독 몸이 시린 1월이었다. 추위 탓인지 새벽에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영 고됐다. 그래서 운동은 많이 가지 못했고, 공부는 생각보다 많이 했다. 뭐, 하나라도 해서 다행이다. 어쨌든 결국 뚱보가 되고 마는 것이 직장인의 결말인가? 잘만 맞던 바지가 하나 둘 배를 조여 오는 것이 서럽다.




뱅갈 고무나무는 수경으로 키우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어찌어찌 잘 버티고 있다.


눈은 멀리서 봐야 아름답다.


내 방은 다른 건 모르겠고 뷰가 좋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이십 개쯤 될 것 같고.





달려라 메로스, 다자이 오사무 / 광장/구운몽, 최인훈 / 바람의 그림자,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이번 달에 사고 읽은 책들. 갈수록 머리가 나빠져만 간다. 집중력도 바닥나가는 것 같다. 페이지를 예전만큼 리듬감 있게 넘기지는 못하겠다. 나이를 먹으면서 좋아지는 것도 한 두 개는 있어야 공평하지 않나 싶은데, 가만 생각해 보니 나이를 먹으면서 좋아지는 건 영 없는 것 같다. 늙은 뚱보가 이제 바보까지 되었다. 바람의 그림자는 다음 달까지는 읽어야 할 것 같다.




야키토리 야키경, 군자역
야키토리 야키경, 군자역
야키토리 야키경, 군자역


야키토리 야키경, 군자역


군자역에 새로 야키토리집이 생겼다. 컴맹 없는 마을 바로 건너편에 있다. 인테리어가 굉장히 깔끔했다. 화장실은 외부에 있다. 소주는 판매하지 않는다. 아사히 생맥주는 컨디션이 아주 좋았다.


토종닭을 사용하신다고 한다. 6종 코스(5종+야채 1)를 주문했고, 염통부터 시작했다. 이후로 순서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전반적으로 다 맛이 좋았다. 토종닭이라 그런가 씹는맛이 많이 두드러졌다. 코스에 포함된 꼬치 중에는 고관절이 가장 맛있어서 하나를 더 주문했다. 이후는 아킬레스건에 근막 등을 주문했다.


마지막에 야끼 오니기리를 주문했는데, 맛은 좋았지만 나는 거의 태우다시피 바싹 구워주는 것을 선호해서 굽기가 약간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가게가 또 생겼다.




하네야 준마이긴죠 키라비 나마

하네야 준마이긴죠 키라비 나마


하네야 준마이긴죠 프리즘을 잔술로 먹어봤는데,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같은 하네야의 키라비 나마를 주문했다. 나마자케를 마시긴 편하니 겨울도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 프리즘도 키라비도 깔끔하고 향이 풍부해서 식중주로 즐기기 좋았다. 입에서 느껴지는 주질감도 매끄러웠다. 다만, 키라비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으나 프리즘이 조금 더 프루티하고 맛이 풍부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에 주문한다면 프리즘을 주문할 것 같다.


히데요시 히데코 햐쿠덴 준마이긴죠

히데요시 히데코 햐쿠덴 준마이긴죠

전반적으로 맛이 깔끔한 편에 가까웠다. 드라이한 술을 선호하지만 사케에서는 적당한 프루티 함을 찾는 내게는 다소 아쉬운 한 병. 끝 맛에서 쓴맛이 조금 도드라졌던 느낌이다.


미야칸바이 준마이긴죠 오리가라미 나마

미야칸바이 준마이긴죠 오리가라미 나마


오리가라미는 오리(술지게미)를 완전히 걸러내지 않고 살짝 남기는 방식이라고 한다. 그래서 병을 보면 약간 탁한 느낌이 든다. 마시면서 맛이 풍부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나마자케가 주는 미탄산감이 좋았고, 오리가 있기 때문인지 주질감이 묵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프루티함은 딱 기분 좋을 정도였다. 신선한 감칠맛이 폭발하는 완성도 높은 한 병. 기회만 된다면 무조건 다시 마실 생각이 있다.


하이타이드 연필꽂이

책상에 펜들이 널려있는 게 보기 싫어서 연필꽂이를 하나 구매했다. 굉장히 귀엽게 생겼다. 물컵으로 쓰지 말라고 쓰여있는데, 편집샵 하나는 물컵으로 쓰는 분들도 많다고 설명을 달아놓았다.


프레데릭 말, 무슈

요즘은 무슈만 뿌리게 된다. 호불호가 갈리는 향수라 뿌릴 때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긴 하는데, 그렇다고 산 걸 쓰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번 달은 이곳저곳 다니긴 했는데, 귀찮아서 사진을 많이 남기질 못했다. 2월에는 조금 더 기록을 남기는 삶을 살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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