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간 기행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길 이야기
사람의 입에 붙어 살아온 길이 있다
아마도 태초부터 그랬을 것이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어디 계세요?"
"어찌 그런다요!"
"오늘 아침에 할아버지가 지난 수해 때 냇가 뚝방이 터져 논에 넘어 들어온 흙을 안 파준다고 당장 안 나와 보고 뭐 하고 있냐고 하셔서 할아버지랑 거기 가 보려고요"
"이이 그래 거그가 어디냐 먼 요리 가고 저리 돌아서 쭈욱 가다가 후딱 내리갔고 외약쪽으로 여남은 걸음 걸어가먼 거그가 우리 논이여 영갬이 거그서 삽으로 퍼내고 있을꼬 그만"
"할머니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 거기를 어떻게 찾아갑니까 지번을 알려주셔야 네비를 따라 가지요"
"나는 지번 같은 거 몰라 옛날부터 그렇게 말허면 모다 다 알아 들었잉개로 그렇게 말헌 것이여 요리 갔다 조리 가고 후딱 돌아서 가먼 나온단 말이어. 나 시방 배추밭에 물 줘야 해 배추가 목말라 죽은당 말이 시 긍개로 영감 한티 가던지 말던지 알아서들 해"
우리는 차를 몰고 요리 가다 저리 돌아 후딱 돌아갔다 그런데 그 앞에 할아버지가 논에서 보였다
제대로 찾아간 것이다
그 길은 "요리 갔다 조리 가서 후딱 돌아가는 길"이었고 세상에서 이름도 제일 길고 오래된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