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간 기행
농촌과 농업은 통째로 치유제다(2)
농촌의 치유 도구 인고침忍苦砧 이야기
마루에서 뚝딱뚝딱하는 며느리 빨래 다듬이질 소리가 생기복덕 생기복덕 거리면 집안이 흥하고 패가망신 패가망신 거리면 집안이 망한다고 했다
다듬이질 속에 든 며느리가 사용하던 치유기능의 작동이 집안 흥쇠의 촉매제라는 말이다
농촌과 농업은 통째로 치유제다 생활도구마저 그 기능에 치유제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 하나는 다듬이질이고 그 속에든 치유제 성분은 인고침이다
그 이야기는 이렇다
농촌은 대가족이었다 가족 노동력이 생존의 요건이었기 때문이었다.
조부모와 부모, 그리고 자식과 손자 세대까지 한솥밥을 먹어야 했고, 그렇지 않은 집들도 자식 세대와 함께 살아야 했다
그 환경에서 가장 힘들어했던 이는 며느리였다.
집안 살림 걱정은 부모가 한다 해도, 집안의 온갖 잔일들은 며느리의 몫이기 때문이었다.
새벽에 일어나 밥하는 것을 시작으로 빨래, 청소, 들 밥 챙기고, 베틀에 앉아 삼베를 짜야하는 등,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반복되는 생활이 며느리들에게 달려왔다. 그러한 생활의 굴레가 일생을 끌어가니 오죽하면 “죽어 소원이, 밤낮이 있는 곳에서 사는 것”이라고 했으랴!
그런데 그 많은 가족과 살림 뒷바라지를 해야 했던 며느리들에게, 매일매일 쏟아지던 스트레스는 어떻게 치유되었을까?
농촌에서는, 매달 보름이면 모아 두었던 빨래를 하고 말려서, 마루에 앉아 빨래 다듬이질을 했다.
뚝딱뚝딱∼ 시어머니와 함께 마주 앉아 다듬잇방망이를 두들기면서, 한 달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두 손 방망이에 실어 날려 보낸 것이다.
이때 다듬잇방망이가 내는 스트레스 화풀이 장단은, 판소리에서 자진모리장단이다. 그 장단은 간, 담이 좋아하는 파장을 가졌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화가 나면, 간과 담의 기운이 막히게 되고, 기(氣)가 막힌 간, 담은 자신의 막힌 기운을 풀어내는데 그것이 짜증이다.
그런데 며느리들의 화풀이 짜증은, 혼자만의 것이어야 했다.
그러자니 참다가 쌓이면 속병이 되었고, 그것이 커지면 화병이 되었다.
그 속병과, 화병이 생길 무렵이 한 달 정도였다.
한 달 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병으로 진화되어 갈 무렵이 되면 간, 담은 스트레스로 막힌 기(氣)를 풀어내는 몸의 치유 반응을 냈다.
자신도 모르게 휴∼ 하고 한숨을 쉬는 것이 그것이었다.
이 무렵 보름날은 다가오고, 집안에서는 밀린 빨래를 몰아서 했다.
그리고는 빨래를 다듬잇방망이로 두드렸다.
이날이 집안의 며느리들이 한 달 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는 날이었다.
두 손에 방망이를 들고, 다듬잇돌에 놓인 빨래를 두들기면서,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휴∼ 하는 숨을 내쉬면, 스트레스로 굳어가던 간, 담은 막힌 기운을 토해냈다.
다듬이질로 막힌 기운을 풀어낸 후에는, 빨래를 방으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뒷짐 발로 빨래를 밟으면서 신세타령을 읊조렸다.
이때의 신세타령은 오행의 수(水)에 해당되는 진양조장단이 되었고, 방광과 신장은 기운을 얻게 되었다. 그러면 수생목(水生木)이라는 오행의 원리에 따라 방광과 신장은 간, 담에 기운을 주어 한 달 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해소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인고침(忍苦砧) 즉, 시집간 딸 집에 부모가 처음 방문할 때 다듬이를 가져간다는 말이 생겨났다.
“할머니! 저 다듬이는 왜 안 버리고 가지고 계세요?”
“내가 저것 땜시로 지금까지 목숨이 붙어 있는 것이어. 나를 시집살이에서 살려준 생명의 은인이라는 말이여!”
제대로 된 숨조차 크게 쉬며 살기 어려웠던 며느리들의 인고침 치유제는 우리를 키워낸 어머니들의 생존 도구였다
화 꺼냄과 우울을 장단, 명상, 호흡, 소리, 흔듬으로 치유시켜 내는 5가지 다듬이질 활용 모델의 개발을 완료했다
이제 농촌자원이 가치를 낼 때다
농촌 농업의 치유제는 지금 할머니 유전자에 숨어 살고 있다 그것의 문화적 활용이 치유농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