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소금길 염두고도 탐방

지리산 소금길 염두꾼들의 상비약 소금밥

by 김용근

지리산 소금길 염두꾼들의 상비약 소금밥 이야기

지리산 벽소령을 넘나들며 콩과 소금을 지고 나르던 짐꾼들을 사람들은 소금 염자와 콩 두자의 한문을 들여 염두꾼이라고 불렀다

지리산 벽소령 소금길은 125리 긴 여정이다
전북 운봉현 아막 골에서 출발한 콩이 벽소령에서 소금과 만나 서로 교환되어 다시 되돌아오는 데만도 꼬박 열두 시간이 더 걸린다

아막 골에서 새벽 네시에 콩자루를 지게에 지고 벽소령까지 가는 길은 인월과 산내까지의 평길을 빼고는 산 오름이다
벽소령에 도착해 있던 하동 소금을 받아 되돌아오는 길은 내림이다
무거운 짐을 진채로 오르고 내리는 산길에서 생기는 가장 큰 고통은 발을 삐는 것이었다 그 고통은 잠을 잘 때 발에 붓기가 생기면서 정점을 이루고 며칠을 고생해야 한다

염두꾼들 사이에서 오고 갔던 속담 중에는 발을 삐게 하는 것은 소금이다 그러니 소금으로 달래면 낳는다는 말이 있었다

염두꾼 중에 발삐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하여 나는 그 이야기의 실체를 찾아 나섰다
오랜 수소문 끝에 염두꾼을 조상으로 두었던 후손을 만나게 되었고 그 후손이 보관하고 있던 염두꾼들의 자료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몇 가지 자료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플 때 병을 고치는 처방서였다 그 내용 중에 들어있던 늘 달고 살아야 했다는 발 삐는 데에 대한 내용은 이랬다

발을 삐었을 때는 주먹밥 한 개에 소금 한 숟가락 넣고 잘근잘근 주물러 깨서 떡처럼 만들어 부어 오른 발목에 도톰하게 붙이고 무명천으로 싸매서 자고 나면 부기가 빠지면서 통증도 사라지고 잘 낳는다는 대목이었다

염두꾼들의 지게에 매달렸던 두 개의 주먹밥 중 하나는 점심이었고 하나는 발삐는 치료제였다

지난주 탐방했던 지리산 소금길에서 삐었던 발목은 선조들에게서 상속받은 그 지혜의 실험대상이었다

문화는 실체의 활용에 재미를 더하고 그것은 작은 고을의 큰 생태자원이다
코로나 19 세상살이 선조들의 길에 선한 답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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