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완충지대 농촌문화

마을 탄생의 비밀코드 당산제

by 김용근

농촌 마을은 삶터를 낸 신화를 상속받아온 곳이다
그 존재는 공동체의 구심체 에너지이고 그 실체는 당산제다

마을의 역사와 문화가 제대로 프로그램된 유전자를 가진 곳이 있다
당산나무다

마을터의 주인은 당산이다
당산제는 마을터를 내어준 주인에게 세 들어 사는 가가호호가 일 년 살이의 전세금을 내는 날이다
주인의 땅을 훼손하지 않고 잘 관리하며 세입자끼리 사이좋게 잘살고 있노라며 감사의 뜻을 음식과 예를 갖추어 보고를 하는 것이다
잘못하면 주인이 낸 체벌의 재앙으로 망하여 쫓겨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입자들은 일 년 동안 가장 착하게 살아온 대표자를 뽑아 제주에 임명하고 제주는 석 달간 매일 목욕 근신하여 당산제를 모시며 세입자들의 성의를 모아 전해준다

마을은 왜 당산나무를 가졌을까?

최초에 마을 땅에 든 사람은 자신이 살아갈 터에 대한 정보를 주변의 가장 큰 나무에서 알아냈다

가뭄, 태풍, 추위, 홍수, 병해충 같은 것을 겪어온 큰 나무는 그 흔적을 가졌고 사람들은 그 정보를 활용하여 우물, 집터, 농수로, 골목 같은 생활터전을 디자인해서 마을을 가꾸어 갔다

그 기념으로 마을 가장 좋은 곳에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기념식수를 했는데 그 나무가 훗날 당산나무가 되었다
그래서 당산나무와 마을의 나이가 거의 같게 된 것이다

마을에서는 연초에 당산제를 지낸다
처음에는 당산나무를 심은 날 즉 마을에 최초로 사람이 정착한 날에 당산제를 지냈고 나무가 작으니 애기 당산제라고 했다
훗날 마을이 커지고 나무도 아름드리가 되자 어른 당산제가 되었고 정월초에 지내게 되었다

사람들은 설날을 마친 후 일 년 공동체의 중심이 될 마음내기를 시작했다.
당연히 정월이었고 당산제는 그 시점이 되었다
그래서 당산제는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는 행위가 되었다

준비부터 제사까지 공동으로 참여하는 마음내기 행사인 당산제는 마을 공동체의 마중물이 되어 이어졌다

최초의 당산제 제물은 마을에 처음으로 정착한 사람이 백일 동안 먹고살았던 음식이었다
마을 주변에서 내어준 먹거리의 주인인 토지신에 대한 감사의 정성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지리산에는 당산에 토신을 모신 곳이 있고 대표적인 곳이 노치 당산이다

당산제는 마을을 지켜줄 신앙의 대상을 영입했다
호랑이 당산제, 나물 당산제등 등이 그것이다

당산제를 마치고 소원을 적은 종이를 불살라 하늘에 날려 보내는 소지는 당산에 각 가정의 마음이 모아진 것을 의미한다

당산나무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지켜보고 있으니 찾아와 잘못된 삶을 고백하고 참살이를 구해야 했다
마을의 자정작용은 그것에서 이루어졌고 그 마음들은 모여서 공동체의 에너지가 되었다
귀농귀촌 마음을 마을 공동체에 두어야 하는 이유다

농촌과 마을은 과학, 법학에 앞선 문화적 동맹 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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