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소금길 염두고도 탐방기

실시간 정보 터미널 소금길 이야기

by 김용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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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벽소령은 사람살이 큰 터전 두 개를 내었다
남쪽에 하동 화개와 북쪽에 함양 마천, 그리고 남원 운봉현 산내, 인월, 운봉, 아영 네 고을이 그곳이었다

양쪽 사람들은 어떻게 공동체의 주춧돌인 정보를 주고받으며 이웃사촌으로 살았을까?
양 지역 백성들의 대중적 생활정보는 오일마다 장터에서 주고받아졌다 화개장터와 인월장터가 그곳이었다
그 실체는 양 지역에 존재한 인월댁과 화개 댁의 택호다

누구네 아들이 얌전하고 성실하다 누구네 딸이 참하고 효녀다라는 정보는 양지역의 장터에서 공유되었고 사돈이 생겨났다

인월장에는 백성들의 약초 정보가 넘쳐났고 화개장에는 보부상들이 가져온 조선의 정치정보가 넘쳐났다
인월장은 아픈 사람을 살려냈고 화개장은 나쁜 원님과 관리들이 여론으로 숙청되었다

두 장터에 모여든 영호남의 정보들은 벽소령을 넘나 들며 조선 팔도로의 큰길로 퍼져나갔다
그래서 "벽소령을 넘나드는 염두꾼들이 명의와 암행어사를 부른다"라고 했다

소금길이 그 통로였고 오일마다 새로운 정보가 오고 갔으며 양쪽 사람들의 세상 눈은 커졌다

오랫동안 발길 정보 통로였던 소금길은 근대에 들어 지리산 사람들의 유적이 되었다
신작로와 전자통신 그 길을 오가는 자동차와 전화의 출현 때문이었다

지리산 소금길 아래 마천면에 우체국이 생긴 것은 단기 4292년 12월이었다
소금길로 오가던 수많은 정보는 우체국 기둥 전화로 오고 가게 되었고 오일의 시간이 몇 분으로 옮겨졌다

"여보시요 화개 주모 나 인월장 마천 양반이오 나가 내일 화개장에 못 가게 생깃싱개로 거 내 주막에 맽기 났던 약초 조마이좀 인월 양반이 달라고 허먼 좀 드리시오 이이"

지리산 소금길에 새 도깨비가 나타났다
"장에서 번 돈도 맽기놓먼 언지든지 찾을 수도 있고 자슥들한티도 부칠 수도 있고 급헌 말은 전보로 보내고 더급헌 일은 전화기로허고 긍개 새로 생기난 도깨비제"

그 할머니는 삼도봉 소금길이 보이는 명당에 드셨다
지리산 소금길은 이제 등산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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