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소금길 염두고도 탐방

소금길 마중물 콩 이야기

by 김용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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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세상 지리산 소금길을 낸 가야 기문국 콩 문화 이야기

하늘이 감추어둔 은둔의 땅이 있다. 고원이다
조선은 북에는 개마고원 남에는 운봉고원을 가졌다고 했다
두 고원은 조선의 지리, 문화적 허파였다

운봉고원에 사람이 들기 시작했다
고인돌도 보이고 빗살 토기도 보이니 역사 이전의 시대로부터 사람들은 운봉고원에 터를 낸 것이다

사람의 모둠이 시작되고 공동체 살이를 내면서 싸움이 일어나고 침략과 약탈이 생겨 힘이 약한 무리들은 피난했을 것이고 변방 그리고 요새를 찾아다녔을 것이다

지리산 운봉고원은 요새 중의 은둔처다
사람살이에 척박한 환경과 원시시절 식량 농사를 밀어낸 고랭지가 사람살이 은둔처를 튼튼하게 했다 그러나 그 환경에 적응할 무리들의 삶터 개척으로 운봉고원은 하늘이 내린 땅이 되어 갔다
그 흔적의 실체는 두락 고분이고 1500년 전 가야시대다

지금 이곳의 마을 이름은 두락(斗洛)이다
아주 먼 옛날 전쟁으로 남자들은 모두 죽거나 끌려갔다
여자들만 농사를 지으니 연속 흉년이 들어 하늘에 기도하며 고사를 지냈다
하늘에서 큰 별똥이 떨어졌다

여자들은 놀라서 그곳으로 가보았다
큰 바위에서 연기가 나더니 금세 하얀 꽃이 피었다
여자들은 그 바위를 이화암(梨花岩)이라고 이름 짓고 농사가 잘 되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해부터 여자들이 가꾼 밭의 콩과 팥이 풍년 들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터를 콩과 팥을 의미하는 두(豆)와 물을 의미하는 락(洛)을 써서 두락(豆洛)이라고 지었다

몇 해 동안 콩 풍년이 들더니 다시 흉년이 찾아왔다
사람들은 보름날 마을 뒷산에 있는 이화암(梨花岩)을 찾아가 밤새도록 큰 고사를 지냈다
순간 달나라 옥황상제의 명을 받은 신하가 나타나 마을 앞에 향나무를 베고 그 자리에 우물을 파고 마을 이름을 말두(斗)자로 고쳐 두락(斗洛)이라 부르면 재앙이 없어진다는 게시를 주고 떠났다

그대로 따랐더니 과연 풍년이 들어 마을이 번창해지므로 그 후로는 두락(斗洛)이라 써오게 되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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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나무와 향나무는 서로 상극의 생명체다
배나무의 생명을 위협하는 붉은 별무늬병의 숙주가 향나무에 기생하다가 배나무로 달려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마을 우물의 향나무를 제거해야 이화암의 신통력을 계속 받아 갈 것이라는 뜻이었다
그곳은 훗날 이화암의 사찰이 되었으나 지금을 폐사지다

그 길지에 두락 고분을 들인 것은 더 큰 터를 내어 달라는 조상에 대한 염원이다

그 고을터의 사람들은 소금을 얻으러 지리산 너머 하동으로 갔다
그 길의 이름은 지리산의 오래된 세상 소금길 염두고도다

문화자원 활용의 종점은 고을 백성의 자존감 향상과 소득의 디자인에 있다
그것의 재료는 꾸준히 생산되는 원천 이야기 콘텐츠이다
염두고도는 그것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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