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간 기행
괴질이 돌 때 선조들의 지혜 이야기
괴질이 돌 때 마을 공동체가 낸 선조들의 지혜 이야기
고을에 괴질이 돌면 마을 물동이 양반이 어른이다라고 했다
그 이야기는 이렇다
지리산의 마을들은 사람살이 공동체다
가장 중요한 공유 체인 우물, 빨래터, 당산을 중심으로 한 일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마을은 우물 취락이다
우물 하나가 대략 30호용이니 큰 마을에는 두, 서네개씩의 우물을 두었다
마을 공유물로 사용되는 것은 우물과 빨래터다
사람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다 보니 위생관리가 최우선 관심이었다
고을에 괴질이 돌면 마을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마을 입구에 세워 놓은 장승에 짚으로 만든 우장을 씌우는 것이다
그 우장에 쇠똥을 묻혀서 마을에 들어오는 괴질을 막자는 뜻이었고 그보다 먼저 마을 사람 외에는 누구도 마을로 들어오지 말라는 출입금지 표시였다
쇠똥을 묻힌 우장은 괴질을 소 발굽으로 밟아 물리친다는 굳쎈 마음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다음이 공동우물을 폐쇄하는 것이다
우물 옆에 심어놓은 향나무 가지를 베어서 우물 입구에 세워둠으로써 우물을 사용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이때 마을에서 공동우물의 물을 물지게에 지고 집집마다 새벽에 대문 앞에 가져다주는 사람이 물동이 어른이다
마을 사람들이 물 양동이를 대문 앞에 내어 놓으면 공동우물을 퍼서 물지게에 져다 날라주는 사람이 있는데 괴질이 생길 때 큰 일을 한다고 해서 젊은 물동이꾼을 물동이 어른이라고 불렀다
그다음으로 하는 일은 공동 빨래터를 폐쇄하는 일이다
공동 빨래터에 둔 빨래돌을 모두 뜯어서 입구에 세워둠으로써 공동빨래터의 폐쇄를 알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괴질이 마을에 번지는 것을 예방했다
사람 공동체란 어려울 때 함께 마음을 내서 생명을 지켜내는 선한 전투병 집합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