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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 Jul 12. 2017

그 남자는 400억 원을 어떻게 갚았는가.

책 '어느 날 400억 원의 빚을 진 남자'를 읽고

1. 
가수 이상민 씨가 예능이나 강연에서 70억 원을 빚지고 갚아나간다는 얘기를 할 때, 와 70억 원을 빚지면 어떤 느낌일까.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책의 저자는 하루아침에 400억 원을 빚진 남자가 되었다. 400억 원이라니... 빚지기에도 갚기에도 힘든 액수다.


2. 
최근 너무 간결한 일본 자기계발/경영서 류에 좀 실망을 해서 이 책을 살까 말까 고민했다. 서점에서 쓱 보고 집에 돌아와서 전자책으로 결국 구매를 했다. 중간중간 액기스만 볼 요량으로. 새벽 1시부터인가 읽기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앉은 자리에서 읽었다.  


3. 
이 책의 띠지에는 '경영자와 임원진의 필독서, 이것이야말로 경영서다!'라고 적혀있다. 흔하디흔한 광고 카피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 말이 맞다. 사람이 처한 상황마다 책이 주는 울림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책이든 강력 추천하지는 않는 편인데 이 책은 누구에게든 추천하고 싶다. 특히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라면 더더욱.


4. 
이 책의 저자는 명문대 법대를 나와 대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해외 파견 근무를 하며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전형적인 엘리트 샐러리맨. 평화롭게 살던 어느 날 지역에서 요식업체를 운영하던 아버지의 죽음으로 도산 직전의 회사와 소수의 직원 그리고 400억 원의 빚을 떠안게 된다. 이 책은 회사를 살리고 400억 원의 빚을 갚아나간 저자의 고군분투기이다.


5. 
이 책은 한 편의 소설 혹은 드라마처럼 느껴진다. 나는 책을 이틀에 한 권 꼴로 읽는데 유익하다고 느낀 책들은 많지만 '감동'을 받은 책은 흔치 않다. 그만큼 저자의 이야기에 굉장한 감동을 받았다. 이 책이 좋았던 또 다른 이유는 저자의 문체 때문이다. 저자는 회사를 경영하고 빚을 갚아나갔던 소회를 담담하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6. 
400억 원의 빚을 갚은 대표적인 전략은 "일점돌파 전면전개'이다. 저자에게는 33개의 점포가 있었다. 정말 총체적 난국이었다. 너무 문제가 많으니 급한 불부터 끄자는 생각으로 '두더지'를 잡듯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을 해왔다. 갈팡질팡하던 끝에 저자가 택한 전략은 '일점돌파 전면전개'. 일단 한 점포만 택해 성공 매장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 성공 사례를 확대한다.


어차피 모든 일이 잘 안된다면, 무엇이든 간에 하나만 '잘 되는 일'을 만드는 것이다. 한정된 자원을 한 곳에 집중해서 뭐가 됐든 일단 성공 사례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것을 확장 전개하는 작전이다

7. 
자기도 모르게 지하철 선로에 뛰어내리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저자는 결국 400억의 빚을 갚아나간다. 책에는 저자가 16년간 빚을 갚아나가면서 터득한 문제 인식/해결 방식이 나와있다. 그중 몇 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심리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한다. '아, 불안해졌구나.' '오늘은 우울하구나', '화가 났구나'처럼 내 감정 그 자체를 말로 표현해보며 감정을 인식해본다. 언어화하여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한결 평온해진다. 부정적인 감정의 원인을 파악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생각해본다.


-모든 일의 원인을 나 자신에게서 찾는다. 일어난 모든 일은 필연이지 우연이 아니며, 그 기반에는 내 사고방식이나 행동이 있다고 여긴다. 어떤 상황에서든 내가 사고방식이나 행동을 바꾸면 길이 열린다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우주를 떠올린다. 내 빚은 400억 원이지만 우주의 크기는 150억 광년이다. 은하나 행성 사진집을 통해 몇억 광년 떨어진 별들을 보고 있자면 눈앞에 닥친 문제 따위는 별일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8. 
사업을 하지 않더라도 이 책이 주는 울림은 크리라 생각한다. 400억 원이라는 빚을 갚아나가며 겪은 저자의 시행착오, 좌절, 극복 이야기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생의 문제를 풀기 위한 실마리와 통찰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고민을 액수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가진 고민은 400억 원의 무게보다는 작지 않을까. 어떤 문제든 풀어나갈 방법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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