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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 Oct 07. 2016

'스펙을 밝히지 않는' 소셜클럽에 대체 누가 모일까?

더커피클럽 이야기

‘스펙을 밝히지 않는’ 소셜 클럽에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모일까?  

더커피클럽 컨셉의 독특함 때문에 신기한 눈으로 혹은 의혹(?)의 눈으로 바라보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더커피클럽은 ‘스펙을 밝히지 않고’ 미혼 남녀가 1:1로 커피 한 잔을 하며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어제 새로운 멤버를 맞이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허허 거참 신기하다. 

스펙을 밝힐 수도 물을 수도 없다는데 

왜 엄청난 스펙을 가지신 분들이 모일까?



자신의 영역에서 열정적으로 사는 분들, 우리 클럽에 영감을 불어넣어주실 수 있는 분들이 오시기를 간절히 바라긴 했지만 정말 이런 분들이 자연스레 함께 해 주실 줄은 몰랐다. 매 순간이 마법같이 놀랍고 감사하고 즐겁다.  


우리 클럽은 가입이 쉽지 않다.  

내가 깐깐하게 거절해서가 아니다.  


내 스펙을 밝히지 않고도, 

상대의 스펙을 알지 못해도 

과연 누군가를 잘 만날 수 있을까?



스스로 이런 심리적 장벽을 깨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장벽을 깨고 더커피클럽에 와주신 분들은  

어마어마한 삶의 내공을 가지신 분들이다.  



스펙을 밝히지 않아'야' 자신감 있는 분들이 아니라 
스펙을 밝히지 않아'도' 자신감 있는 분들이다.



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나를 설명하는 수식어들...출신 학교, 직장/직위, 자격, 연봉 이런 것들을 빼도 나는 멋진 사람인가? 

혹은 사회가 멋있게 바라보는 그 타이틀들을 얻지 못해서 평소 기죽어 있지는 않았는가?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스펙을 밝히지 않는 만남을 해보라고 강요할 생각이 없다.  

많은 사람을 설득할 필요도, 만족시킬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모든 만남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스펙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된다면  하나쯤은 라이프스타일부터 알아볼 수 있는 플랫폼도 필요하지 않을까.



그저 위의 가치에 동의하시는 분들만 와도 충분하다. 그리고 이런 분들이 한두 분씩 모이다가 점차 많아진다면 우리만의 고유한 색깔과 클래스 때문에 클럽은 더욱 성장할 것이고,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정말 매력적인 사람들만 모인 집합체가 될 것이다.  



나는 지난 30년간 ‘타이틀’을 의식하면서 스펙 쌓는 삶을 살아왔다.  

이대로 계속 살았다면, 그 타이틀을 바탕으로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아이에게도 ‘타이틀’을 획득하는 삶을 강요했을 것이다.  



물론 성취하는 과정에서 소소한 기쁨도 있었지만,  

일상 그 자체가 본질적으로 행복하지는 않았다.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이유도 모른 채 달려야 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는 더 이상 ‘미래를 위해 지금의 행복을 유예’하는 삶을 살지 않기로 하고 퇴사를 했고 낯선 개념을 가진 회사를 만들었다.   



배우자를 찾는 과정에서도 그저 타이틀과 타이틀이 엮이는 만남을 하고 싶지 않았다.  

더커피클럽은 그런 나의 바람과 고민이 모두 녹아들어 가 있는 플랫폼이다.



우리 클럽에서는 같은 사람과 3회 만날 때까지는 스펙에 대해 물어보거나 밝힐 수 없다. 

하지만 스펙을 보는 그 어떤 플랫폼보다 가입 기준이 엄격하다.  

우리 클럽의 회원이 되려면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의 스펙을 떼어놓고도 그 자체로 멋진 사람이어야 한다. 



더커피클럽은 앞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분’ 들을 찾고 모실 것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본인이 그런 사람이거나 

주변에 이 클럽의 엄청난 가치에 공감해주실 누군가가 있다면 

주저 없이 더커피클럽의 문을 두드려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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