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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phicsmini Feb 03. 2018

2. TOEFL에 대하여

Subscore까지 살려야 한다!

TOEFL은 2013년에 교환학생 준비하면서 한 번 봤던 기억이 전부였다. 그땐 여름방학을 이용해 7월부터 8월 중순까지 학원을 다니고 8월 말에 시험을 봤는데 91점이 나왔다. 이번 시험에는 더 높은 점수가 필요하지만, 지난번처럼 짧게 치고 빠져야겠다고 다짐했다.


GRE와 다르게 TOEFL은 학교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점수가 있다. Art School들은 90점 정도로 높지 않고, 종합대학들은 최소 100점 이상을 요구한다. 까다롭게 보는 학교들은 과목당 점수(Subscore)의 Minimum score를 요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Carnegie Mellon University는 전체 점수는 102점 이상이어야 하고, 과목당 점수는 최소 25점 이상이어야 한다. (이걸 정말 칼같이 지켜야 하는가에 대해 후에 University of Washington에 있는 Graduate Admission staff에게 물어봤더니, 총점이나 과목당 점수에서 1~2점 정도의 차이나는 점수들은 일단 교수들에게 올려 보낸다고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고려'한다는 것뿐, 전체 지원자들의 점수가 월등하게 기준 점수를 넘었을 경우, 근접하지만 미달인 점수들은 위태로울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기준보다 많이 낮은 점수의 지원서들은 아예 Committee 교수들에게 넘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목표로 했던 점수는 106점에, 과목당 26점 이상이었다.


컴퓨터로 보는 시험들은 GRE때부터 느꼈던 거지만, 모니터로 지문을 보는 연습을 하는 게 중요하다. 종이로 보는 것과는 자세도 다르고, 글씨체도 다르고, 심지어 같은 모니터여도 개인 컴퓨터로 보는 것과 시험장에서 보는 것이 다르다. 그래서 나는 해OO에서 실제로 컴퓨터로 연습하는 TOEFL 수업을 한 달 수강했다. 시험장과 비슷한 환경에서 다 같이 30분 정도 시험을 보고, 다수가 틀리는 문제 위주로 선생님들의 설명을 듣는다. 짧은 수업시간 때문에 선생님들이 알짜만 알려주시기도 하고, 컴퓨터로 하기 때문에 시험에 대한 감을 잡기 좋았다.


TOEFL은 Reading - Listening - Speaking - Writing으로 진행된다. Reading이나 Listening에서 Dummy(점수에 포함되지 않는 1세트)가 나오는데, Reading이 4 세트면 그중 한 세트가 Dummy, Listening이 3 세트면 그중 하나가 Dummy인데 몇 번째 세트가 dummy인지는 알 수 없다. 


Reading의 첫 세트가 시작되면, 문제를 빠르게 Next버튼을 누르면서 있는 단어 문제를 푼 뒤, 제일 마지막 문제로 간다. 문단의 구조를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마지막 문제인데, 주제 문장이 제시되어있기 때문에 그걸 읽고 나서 지문을 읽기 시작하면 대략적인 글의 구조를 파악하기 쉽다. 그렇게 종이에 문단마다 주제를 키워드로 요약하면서 읽었던 게 나에게 잘 맞는 방법이었다.


Listening은 모든 대화를 다 적을 필요는 없다. 대신 대화나 강의 중 강조하는 단어들을 잘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In addition, two types of, for example 등의 말이 나오면 '앞으로 예시를 들 거야, 두 가지를 비교할 거야'라는 신호가 되고, 문제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으니 메모해둬야 한다. 나는 메모를 하면 듣는 걸 놓치는 경우가 많아서 메모를 최소로 하면서 듣는 연습을 많이 했다.


Speaking은 Intonation이 중요한다. 한국말처럼 일정한 톤으로 나오면 안 되고, 어디서 강조하면서 목소리를 높일지 본인의 마음 가는 데로 자연스럽게 하면 된다. 꼭 어려운 단어를 쓸 필요도 없고, 문장이 길 필요도 없다. 전체적으로 Speaking 은 자기만의 Template을 갖는 게 좋다. 어차피 문제의 스타일은 다 똑같고 내용만 바뀌기 때문에. 1, 2번에서는 본인의 생각을 말하기 때문에 주제가 되는 의견을 말하고, 이유에 대해선 본인의 이야기를 마음껏 지어내서 말해도 된다. '나는 이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대학 때 이런 경우가 있었는데 이런 이유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3번 문제를 예를 들면, 3번 문제는 대부분 형식이 학교에서 공지를 띄우면 남녀가 그에 대한 생각을 나눈다. 문제에선 방금 읽고, 들은 내용을 요약하라고 하는데, 답변의 스타일은 거의 이렇게 된다. '학교에서 이런 내용의 공지를 띄웠다. 이에 대해 남자는 좋은(나쁜) 생각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이런 이유, 저런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엔 한국어로 적었지만, 1번부터 6번까지 본인의 template을 정하고 끊임없이 적용해서 연습하면, 결국엔 적어둔 템플릿 없이도 대답할 수 있게 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답변 내용에 집중하느라 Pronounciation, Intonation을 잊으면 안 된다. 채점할 때 내용만큼 이 둘도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Writing은 통합형과 독립형이 있다. 통합형은 Reading passage를 3분 동안 읽고, 그에 대한 반박하는 강의를 듣고 난 후, 그 두 내용의 요약을 쓰는 것이다. 주로 세 가지 측면에서 대립되는 의견이 나오니까 세 문단으로 나누어서 써 내려가면 된다. 그래서 통합형에서는 개인적인 의견을 쓰지 않는다. 독립형은 특정 논제에 대한 찬반 의견을 적는 것이다.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예시로 적어도 되고, 존재하지 않는 리서치를 지어내어 적어도 상관없다. 다만, 주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야 하고, 너무 상식을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나는 학원에서 받은 주제별 Template이 있는 소책자를 외우다시피 읽었다. 자꾸 읽다 보니 같은 예시도 어떤 면에 집중해서 쓰느냐에 따라 이 주제, 저 주제에 다 적용할 수 있었다. 사실, 준비하면서 가장 긴장도 많이 하고, 자신 없어했던 부분이 Writing이었어서 마지막 시험 때 26점인걸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두 번 정도로 시험을 끝내고 싶었는데, 원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아서 세 번째 시험까지 보게 되었다. 내가 부족한 게 뭘까 고민해보니, 시끄럽거나 옆사람이 신경 쓰이면 문제에 집중이 안 되는 부분인 것 같았다. 그래서 노트북을 들고 집 앞 카페에 가서 전체 세트를 다 풀었던 적이 종종 있다. 카페에서 시험을 보면 확실히 조용한 집보다는 집중이 안되지만, 그래서 오히려 시험날엔 시험장이 조용하고 집중이 잘되는 것 같았다. 나의 마지막 점수는 105점이었다. 영어와 인연 끊고 몇 년 간 사회생활 한 사람치곤 나쁘지 않은 점수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과목당 점수가 모두 26점 이상이라 좋은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실은 Listening은 만점도 가능했으니 아쉽기도 하고, 목표한 총점보다 1점 낮아서 고민하기도 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Portfolio에 집중하기 위해 TOEFL은 여기서 그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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