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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phicsmini Feb 02. 2018

1. GRE에 대하여

eGREgious 한 이 시험을 어떻게? 얼마나?

어렵다, 외워야 할 단어가 엄청 많다, 시험도 일 년에 몇 번 못 본다 등등.. 소문이 무성한 GRE는 ETS에서 주관하는 Graduate Record Examinations으로 말 그대로 미국 대학원에 지원할 때, 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학교에게 학생들의 수학(受學)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험이다. Analytical writing, Quantitative reasoning, Verbal reasoning으로 이루어져 있고, Verbal과 Quant는 각 170점 만점, Writing은 6.0 만점이다. 시험은 V-Q-V-Q-V +W 또는 Q-V-Q-V-Q +W 순으로 본다. Verbal과 Quant 의 결과는 시험 본 당일 시험이 다 끝나고 모니터에 '시험 방금 본거 취소할래? 점수 볼래?'라는 질문에서 '점수 볼래'를 누르면 바로 짠! 하고 나오고, Writing 은 토플과 비슷하게 열흘 정도 지나면, ETS 사이트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공부했던 방식을 각 파트마다 하나하나 설명하자면 -




1. Verbal reasoning

GRE의 Verbal, 또는 LSAT, SAT를 접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처음엔 학원을 갈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스터디하는 게 스스로 하는 것보다 (특히 단어 외우는 데에는) 훨씬 도움이 된다. 나는 강남역에 있는 해커O 의 GRE 기본종합반에 등록해 형OO이라는 여자 선생님에게 처음으로 배웠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짚어주는 수업을 들었던 게 GRE의 문제 유형을 파악하는 것과, 빈출 되는 단어 외우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이 선생님이 단어를 설명할 때 나오는 특유의 억양과, 예시, 단어의 기원, 반복되는 동의어들이 있는데, 그게 기억에 오래 남아서 나중에 혼자 단어를 외울 때 그 내용들이 귓속에 맴돌 정도였다.


기본반에서 한 달 공부를 한 후, 실전반에 어렵다고 소문난 이OO 선생님 수업을 등록했다. 이 수업에서는 과거에 출제된 문제들을 위주로 '많이' 풀어보게 되는데, 특히 Reading의 지문을 잘 기억해두면 실제 시험 때 많이 도움이 된다. (운에 따라 다르지만) 내가 두 번째로 시험 볼 때 풀었던 지문이 문제까지 똑같이 나와서 세 문제를 3초에 고르고 넘어갔던 걸 생각해보면, 이 수업에서 기출을 많이 풀어본 게 실력 향상과 시간 단축에 많은 도움이 됐었다.


'스터디는 멤버 나름이다'라고 하긴 하지만, GRE 하러 온 사람들은 대체로 사회생활을 하던 사람들 또는 석사 마치고 박사를 준비하는 사람들로 일반적으로 20대 후반, 30대 초반 즈음으로 나이가 어리지 않은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공부라는 명분 하에 다 같이 술 먹는 모임은 아니라는 것. 그래서 스터디를 하면 꾸역꾸역 맡은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고민하게 되고, 반강제적으로 단어를 3000개가량 외우게 된다. 해OO에서 사용하는 유명한 단어책이 있는데, 스터디를 통해 Day1부터 Day 30까지 하루에 약 100~200개씩 외워야 했다. 매일 쪽지시험을 준비하는 게 정말 끔찍했지만, 가장 잘한 일이기도 하다. (참고로, GRE 단어들은 미국인도 잘 안 쓰는 어려운 단어들이 아니라, 실제로 미드에서나 뉴스 기사에서 나오는 일반적이고 필수적인 단어기 때문에, 미국에서 고등학생들이 SAT 볼 때 즈음엔 다 아는 단어라고 한다.)


2. Quantitative reasoning

Quant는 대한민국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의 수학 문제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어려운 문제도 간혹 있지만, 그렇게 많지도 않고 대체로 간단하게 풀리는 문제가 많아서 시험 시간도 그렇게 부족하다고 생각되지 않았었다. 나는 ETS에서 나오는 교재 한 권을 사서 두 번 풀고, 스터디 친구들이 공유해준 자료도 두 세트 정도 풀어봤다. 종종 안 풀리는 문제는 스터디 내에 있은 공대생에게 간간히 질문해서 해결했다. (스터디의 또 다른 장점!) 


3. Analytical Writing

나의 쥐약 같은 부분이다. Argue와 Issue로 두 문제를 써야 한다.

Argue: 편지나 Announcement 형식으로 된 짧은 글을 읽고, 그 안에 있는 오류를 잡아서 Recommendation, Alternative explanations, Specific evidence 등 문제에서 요구하는 방향대로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글을 쓰면 된다. 오류의 종류는 일반화의 오류, 숫자에 대한 잘못된 해석, 시간차의 오류, 동등하지 않은 상황을 비교하는 것 등이 있는데, 비슷한 게 반복되다 보니 읽다 보면 쉽게 잡히는 부분이다.

Issue: 한 논제가 주어지고,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는 것이다. 단, 선택한 나의 의견에 대해 타당한 예시를 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미국의 역사, 대통령들, 중요한 사건들, 과학 분야에서도 위대한 과학자들, 그들의 위대한 발견들 등 사실에 입각한 많은 상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 나는 주로 해OO에서 나눠준 핸드아웃을 읽고, 또 읽어서 머릿속으로 정리했었다. 자주 나오는 논제의 카테고리는 교육, 리더십 등에 관한 거여서 그것들 위주로 쓸만한 인물들을 많이 외웠다. 예시는 너무 개인적이지도 않아야 하고, 토플처럼 지어낸 연구를 써도 안되며, 억지로 짜 맞춰서 쓰지 않아야 한다. 좋은 리더십에 대해 써야 할 때, 히틀러나 김정은을 긍정적인 예시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내용은 물론 표현에도 신경 써야 한다. 예를 들면, '많이'를 나타낼 때 many, plenty, plethora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꼭 GRE에서 쓰는 어려운 단어를 쓸 필요는 없다고 한다. Writing의 장점은 논제가 이미 다 공개되어 있다는 점이다. Argue는 180개, Issue는 150개다. 그 수가 많아서 그렇지, 묶어서 보면 카테고리가 나눠지고, 접근해야 하는 점만 다를 뿐 써야 하는 내용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다 봐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빈출 주제를 볼 때 강쌤블로그(http://blog.naver.com/kangreading)를 많이 참고했다. 사람들이 올린 시험후기를 읽어봤더니 비슷한 기간에 보는 시험들은 비슷한 토픽이 나오는 같았다. 나의 경우, 최근 리뷰에 올라온 논제를 가지고 혼자 연습했었는데 다행히 시험 직전에 확인했던 주제가 그대로 나와서 긴장하지 않고 볼 수 있었다.




결코 쉬운 시험은 아니지만, 시간을 투자해서 짧게 몇 개월 동안만 집중적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나도 그렇게 목표를 잡았고, 6월부터 제대로 시작해 8월 초에 끝냈으니 나름 GRE는 계획대로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총시험을 두 번 봤다. 첫 시험에서는 Verbal이 너무 안 나왔는데, 두 번째 시험에서는 평소 연습하던 것과 비슷했고, Quant와 Writing의 점수는 두 번 모두 똑같이 나왔었다. 세 번째 시험을 볼까 말까 고민했는데, 먼저 유학 간 선배가 내 점수 대에서 Verbal 2, 3점 올린다고 크게 판이 뒤집히는 건 아닐 거라고 해서 그만 보기로 결정했었다. 잘한 결정이었다. 다 지나고 보니, 나에게 GRE는 미국 대학원 지원할 때 출발선상에 서기 위한 '자격'정도였다. (물론, 스탠퍼드, 하버드 정도의 학교를 가려면 최소 160점 이상은 받아야 할 것. 과마다 다르겠지만, 지원자들의 전체 평균이 160점 이상이라면 당연히 비슷한 점수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드디어 GRE가 끝났다'라고 외치는 순간, 앞으로 해야 할 게 산더미처럼 쌓여있어서 이 시험은 정말 이만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했다. 


GRE만 할 때는 모든 지원 절차 중 이게 가장 어려운 과정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잔인하게도 그렇지 않았다. 물론 시험을 봐야 하는 부담감과 긴장감은 없지만, 지원서 쓸 때,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는 이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 때문에 신경도 많이 쓰고, 생각해야 할 것도 많아서 피로도가 더 높았다. GRE는 그저 시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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