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도 불행한

열렬히 사랑하고 어렵게 이별하는 우리들

by 유진

독립출판 책 중 가장 열심히 읽었던 김은비 작가 - 사랑하고도 불행한. 20대 중후반이었던 나는 누군가를 열심히 사랑하고 있었고, 책이나 드라마에서 나오듯 그 사람이 나에겐 하나의 우주였고 책이었다.

아마 그래서였을까? 참 공감하면서 읽었던 책이다. 찌질하고 창피하다 생각했던 내 날 선 감정들과, 여렸던 마음들이 다 들켰다고 느낀 책이라 표현하면 맞을 것 같다. 어느 때 보다 뜨겁고 애써 차갑게 식히려고 해도 다시금 활활 타올랐던 감정들.. 30살이 코앞인 지금도 그때와 별반 다를 것 없이 열심히 사랑하고, 어렵게 이별하고 있지만 그때만큼 모든 감정들을 다 느끼면서 사랑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읽어보았다.



나는 불행해도 사랑하고 있고, 덕분에 행복하다. 사랑하고도 불행할지라도, 언제나 사랑 안에서 행복하기를
p0171 epilogue <사랑하고도 불행한 中>


추운 겨울에 떨고 있는 내게 다가온 사람. 한겨울에도 나를 꽃피운 사람. 온갖 말들로 내 마음을 부정했지만 너를 받아들이니 찾아온 내 인생의 개화기

p167 <사랑하고도 불행한 中>


확실히 누군가를 아끼다 보면 고민이 많아진다. 그리고 그 전 연애에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마저 생긴다. "내가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건 이만큼인데.. 얼마나 더 잘해줄 수 있을까? 얼마큼의 사랑을 더 주면 이 사람이 좋아할까? 어디 좋은 데를 가고, 어떤 걸 선물해줄까?". 그렇게 사랑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고민은 많아지는 법.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든다." 나 좋자고 하는 연애인가? 나 상처 받지 않으려고 하는 연애인가?" 어쩌면 우리는 가장 큰 것을 잊고 연애하는지도 모른다. 상대방에게 좋은 곳을 가고, 좋은 선물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상대방의 아픔과 슬픔을 다독일 줄 알아야 한다. 모두 100% 행복만을 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각자 그 전 연애에서의 상처가 있을 것이고, 트라우마도 있을 테고 개인적인 아픔과 슬픔도 있을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슬픔을 적당히 헤아릴 줄 알아야 하는 섬세한 사람이 될 줄 아는 것. 어쩌면 비싼 선물, 좋은 음식을 대접해주는 것보다 중요할지 모른다. 그 사람의 아픈 부분을 치유는 못해주더라도 위로해주고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이 덜 아프고, 덜 슬프게 해 줄까?" 안아줄 수 있는 것. 아끼는 사람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일이야말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일지 모른다. 유명 아이돌 노래 가사처럼 '세상이 아무리 날 주저앉혀도, 아프고 아픈 말들이 날 찔러도' 든든히 내편이라고 믿을 수 있는 존재. 비 오는 날 우산처럼, 추운 날 꼭 찾게 되는 패딩처럼 그저 옆에 있어주는 일. 그게 그 어떤 좋은 좋은 음식과 선물보다도 좋은 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