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밥상

시가 있는 밥상 (feat. 식사를 합시다)

by 유진


삼시 세 끼, 식사를 합시다, 밥심 등 우리 민족은 "식사, 밥"에 유독 예민한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야 밥은 줘? 밥도 안 주면서 일을 시켜?!!!", "밥은 먹고 다니냐?" 등 유독 밥, 식사에 예민해지고, 밥상 하나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리고 이 중에서도 우리 삶에서 많은 의미를 간직한 채, 사람들에게 불리는 인사말이 있다. 지극히도 일상적이고 따뜻한 말이지만 많은 의미를 지닌 인사말.

"식사하셨습니까?"


바쁜 일상에 치여 살고 있는 우리에겐 밥 먹었냐는 말은 그냥 흘려버리는 작은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인태 시인이 살았던 그 시대에서의 ' 밥, 식사'는 시인이 말한 것처럼 '사랑, 용서, 공동체, 삶'을 내포하고 있다,


고들빼기김치, 같은 시


한 번쯤, 생의 쓴맛을 달디달게 버무려 내거나

단맛에 현혹되지 않도록 쓰디쓴 날들을 더러는, 되씹어보거나

아직,

내 시는 너무 달거나, 쓰거나


<시가 있는 밥상 中> - 오인태




밥 먹는 모습을 보면 현재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보인다.

'빨리빨리'의 익숙한 우리들은 누군가와 시간을 맞추고, 정하는 것조차 아까워 한 끼 정도 그냥 때우고 말지

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리고 "밥을 먹는다"라는 표현보다는 "흡입한다"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개인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또 그것을 그대로 적응하며 바쁘게 살아야 하는 우리에겐

'흡입'의 표현이 오인태 시인에겐 인간미 없는 말일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말일 것이다.


책 첫 페이지에서 시인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책은 시집도 아니고 산문집도 아니고 요리책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오인태 시인은 이 책을 통해 단 하나의 메시지만 전할 뿐이다.

'밥을 같이 먹는다는 건, 삶을 같이 한다는 것'이라고.

경쟁시대에 맞춰 살아가며 "대충 한 끼 때우고 말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우리를 따뜻하고,

그리고 화려하지도 비싸지도 않은 소박한 식탁 앞으로 초대한 시인처럼, 우리 또한 누군가를 위해 따뜻한 밥상을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 적어도 바쁘다는 이유로 소홀히 했었던 익숙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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