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0 파레토법칙
20:80 법칙 19세기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필프레도 파레토(Vilf redo Pareto)가 개미를 관찰하여 개미의 20%만이 열심히 일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인간 사회에 적용시킨 법칙으로 파레토법칙(Pareto's law)이라고 한다.
세상만사 천태만상이라고 했다. 경제학 수업에서 시험공부를 위해 외웠던 파레토법칙은 다양한 일들을 법칙으로 규정지었다.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싶다. 사회에서 부의 독식에 대한 이야기나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 등 이 법칙이 적용되는 수많은 사례가 있다. 나는 이 20:80 법칙을 인간관계에 적용해도 잘 맞아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넓게 펼쳐지는 스펙트럼 같은 사람의 인간관계를 살펴보면 그중 20%는 나와 지속해서 연락을 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나머지 80%는 내 인생에 그리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20%보다 80%에 더 집중하려는 경향이 있다. 핸드폰을 열고 카카오톡에 몇 명의 친구가 등록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여기서 내가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안부를 묻는 친구는 몇 명인가?
나는 186명의 친구가 리스트에 등록되어 있다. 어떤 이유로든지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카톡을 주고받는 친구는 30명이 조금 넘는다. 연 단위로 보면 조금 더 많은 인원과 커뮤니케이션 할 것이다. 하지만 평소 일상에서 내 삶에 영향을 주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내 주변에서 친구라는 범주로 묶인 사람들 중에서 20% 정도만이 지속적으로 나에게 영향을 끼치는 거다. 실제로 내 주변의 인간관계에서 나와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적은 수치다. 여기서 또 생각해 볼 점은 나에게 영향을 끼치는 20%가 모두 긍정적인 영향만을 끼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나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 중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과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섞여 있다. 그래서 나는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80%의 사람들에게 집중하기보다 20%의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것을 권한다. 모든 일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법이다. 그 20%의 사람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로만 가득 채우기에도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말은 쉽다. 하지만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 영화 <인셉션>에서 나온 유명한 대사다. 미국인 작가인 사이먼 올리버는 “How to Stop Holding Yourself Back’(자신을 억누르는 것을 멈추는 방법) 이라는 강연에서 이 유명한 대사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했다. 인간의 뇌는 부정의 개념을 모른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머릿속으로 코끼리를 저절로 떠올리게 된다. 뭔가를 할 때 마음속에서 부정을 하면 오히려 그 부정을 강조하는 효과만 나온다. 나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사람들을 무시하자고 생각하면 더 의식이 되기 마련이다. 뫼비우스의 띠 같다. 무시하려고 하면 더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이 당연한 인간의 특성을 강제로 깨부수는 내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과거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보면 다른 사람들이 올리는 피드 중에 유독 거슬리는 사람의 피드가 있었다. 으레 인스타그램을 ‘자랑 스타 그램’, ‘나 행복해요 그램’ 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자랑은 당연히 깔고 간다. 다들 본인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음을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자랑도 정도가 있어야지 않은가. 또 불만과 불평 혹은 힘든 마음을 표현할 수도 있는 장소다. 그렇지만 그것 또한 정도가 있어야지. 내 기준으로 정도를 넘어선 사람이 있었다. 인스타에 들어 갈 때마다 그 사람의 피드를 보면 스트레스를 받았다. 기분 좋게 다른 것들을 보다가 기분이 나빠질 정도였다. 그가 쏟아낸 불평은 내게 그대로 전이됐고 나를 불편하게 했다. 그래서 나는 과감하게 그 사람의 피드를 숨겨 버리기로 결심했다. 그 사람을 내게 영향을 끼치는 20%에 그 사람을 넣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주기적으로 정리한다. 연말에 한 번씩 카카오톡 친구목록을 보면서 내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들을 숨겨 놓는다. 카카오톡에는 친구 숨김이라는 기능이 있다. 아예 연락처를 없애 버리는 것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끔 해주는 거다. 나는 이 숨김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권한다. 시각적인 효과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내게 자극을 주고 신경을 쓰이게 만드는 것들은 눈에서 먼저 없애 보자. 나도 모르게 무의식 중에 신경을 쓰고 있었던 그 친구에 대해서 서서히 관심이 옅어져 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지금 어떤 사람들에게 집중해서 내 에너지를 쏟고 있는지 체크해 보자.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에게 열정을 쏟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나와 결이 맞고 세상을 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에게 내 힘을 쏟아보자. 그들과의 관계를 더 건설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될 것이다. 80%를 과감히 포기하고 양질의 20%로 알차게 채우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