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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율하 Jun 17. 2024

SNS속 찰나의 열등감을 극복해야 한다


3:5, 4:6 사이즈를 보면 사진 인화 사이즈가 자연스럽게 머리에 떠오른다. 과거 필름카메라가 주류였을 때는 사진을 찍으면 4:3 사이즈가 일반적이었다.  


© nordwood, 출처 Unsplash


하지만 지금은 1:1 비율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바로 인스타그램 SNS 업로드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사진을 찍을 때 사람들이 정사각형 프레임을 많이 사용한다. 어색하게 느껴졌던 정사각형 프레임이 더 익숙해졌다. 사진을 찍을 때 1:1비율이 더 이쁘게 나올 것 같은 모습을 먼저 생각한다.


나는 몇 년 전 페이스북 아이디를 없앴다. 바로 전날까지도 재밌게 글을 읽으면서 여러 게시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그랬던 내가 페이스북 아이디를 없앤 이유는 딱 하나였다. 어느 순간 그 SNS속 사람들에게 찰나의 열등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처음엔 다른 사람들의 일상이 마냥 재밌게만 보였다. 타인의 일상이 부러움으로 바뀌고 내 일상과 비교를 하게 되면서 열등감이라는 감정이 스물스물 피어올랐다. 그렇게 페이스북 아이디를 없애고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 후 새로운 유행의 인스타그램에 가입하게 됐고 지금도 잘 이용하고 있다.

© alexbemore, 출처 Unsplash


요즘 SNS는 홍보 효과도 좋고 일상을 기록하기에도 간편하다. 재미있는 볼거리들도 많아졌다. 오랫동안 보지 못한 친구에게 조심스레 연락을 건네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그만큼 요즘은 SNS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다. 작은 프레임 속에 행복한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그렇게 보이는 프레임이 전부인 SNS 세상에서는 모든 사람이 웃고 행복하다. 세상의 모든 것을 잘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가끔 이 SNS가 미소 짓는 괴물로 느껴질 때가 있다. 내 하루를 잡아먹는 기분이다. 나는 보통의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특별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모습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열등감이 생기고 그 열등감으로 내 자존감은 잠식당한다. 이런 여러가지 상황에서 불행의 시작은 남과의 비교다. 


© pinewatt, 출처 Unsplash


SNS는 스스로를 타인과 비교하기에 쉬운 환경에 놓아두게 만든다.  삶은 평범하다. 그리고 그 평범함에 익숙해지면 심심하다. SNS를 통해 잔잔한 일상에 자극이 발생하면 평범함은 흐트러지고 마음은 흔들린다. 내가 50의 속도로 걷고 있을 때 내 옆에 30의 사람이 있다면 나는 빨리 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내 옆에 90의 사람이 있다면 나는 한없이 느린 것처럼 보일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30의 사람도 아니고 90의 사람도 아니고 내가 50의 속도로 걷고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다. 내 속도를 확실하게 알고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비교를 그만두려면 정보량 자체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아예 비교 하고 싶지 않다면 사람들과 만날 수 없고 정보도 얻을 수 없는 무인도 같은 곳에 가서 혼자 생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는 너무 비현실적이고 가능하지도 않다. 완벽하게 정보를 차단하지 못하더라도 정보가 들어오는 양은 제한해야 한다. SNS를 볼 때마다 기분이 썩 좋지 않다면 보지 않거나 사용하는 시간이나 횟수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 jexo, 출처 Unsplash


20대나 30대나 뭐가 그렇게 달라질까 싶었다. 드라마처럼 내 인생이 다이나믹하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며 회사 생활을 한다. 평범한 일상에서 내 생각과 마음가짐이 크게 달라질까 싶었다. 하지만 분명히 달라지는 점이 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당연하게 생각되는 이런 찰나의 열등감에서 얽매이지 않고 잘 벗어날 수 있는 유연함이 생기는 것이다. 몇 년 전에는 그 열등감을 견디지 못해 페이스북을 없애 버렸다. 하지만 지금은 같은 감정을 느끼더라도 훨씬 더 감정을 잘 컨트롤할 수 있다. SNS를 잠시 보지 않고 나의 시간을 가진다. 산책을 하면서 오늘 하루 있었던 내 일상을 되새겨 본다. 맛있는 걸 먹으면서 남편과 수다를 떨 수도 있다.  내가 얼마나 잘살고 있는지 또 열심히 살고 있는지는 스스로 끊임없이 독려해야 한다. 보여지는 삶의 범위가 넓어지는 요즘의 세상 속에서 나 자신을 잃지 않으려면 내 생각의 중심이 내가 될 수 있도록 집중 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 impatrickt, 출처 Unsplash


나는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좋아한다. 의미 있는 가사를 가진 서정적인 옛날 노래를 좋아한다. 전자음보다는 어쿠스틱 기타 소리를 좋아한다. SNS에 새로운 기능이 생겨도 기껏해야 게시글을 올리는 정도밖에 잘 모르는 아날로그 한 사람이다. 이런 내게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속도를 쫓아가야 하는지는 끊임없는 숙제다. 그러나 황새가 뱁새 따라가면 가랑이 찢어진다는 속담이 있듯 나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이 1:1 정사각형 비율로 사진을 찍더라도 나는 끝까지 4:3 비율을 고집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 눈에 이쁘고 내가 행복한 나만의 방식을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리고 거기서 오는 행복을 잘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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