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과 5월 7일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재량휴업일이다. 41조 연수 장소를 자택으로 결재받고 집에서 이틀을 보내고 있다. 큰 딸의 학교도 재량휴업일이다. 둘째와 막내는 평일 일상 그대로다. 남편의 거실에서 하는 수학 공부방 일도 평일.
얼마 전부터 코로나 2단계 적용으로 둘째는 9시부터 1교시를 시작하여 4교시까지 쌍방향 수업을 받은 후 급식 시간에 맞추어 등교한다. 그리고 5,6교시 수업이 끝나면 집에 온다.
8시 20분쯤 둘째를 깨웠다.
"좀 일찍 깨우지. 늦었어."
"9시 시작이잖아"
둘째가 식사를 하고 가방과 교과서를 챙겨서 내방으로 온다. 평소 내가 출근하면 내방, 내 노트북으로 쌍방향 수업을 들었기 때문이다.
"엄마 노트북을 니방으로 가져가서 하면 안 돼?"
"안돼. 엄마 책상에서 해야 해. 그리고 9시 전에 미리 입장 안 하면 청소해야 해."
"알았어. "
나는 거실로 쫓겨났다. 거실 데스크톱 근처로 참고할 책과 수첩, 확인할 자료를 가득 챙겨 나왔다. 둘째 방을 보니 입구에 국어(나) 책이 그대로 있었다.
"희진아 국어(나) 안 쓰나?"
"오늘 국어(가) 하기 때문에 괜찮아."
9시 쌍방향 수업이 방에서 시작되면서 나도 숨죽이며 글 쓰려고 할 때 거실 집전화가 울렸다.
"엄마, 미안한데 내 방에서 국어(나) 좀 갖다 줘."
방에서 폰으로 전화한 것.
거실 컴퓨터로 글을 쓰고 있었다. 내 블로그의 예전 글도 찾느라고 글 마무리 시간이 지체된다. 둘째는 11시 40분쯤 학교로 출발했다. 나도 그 시간에 방으로 들어가면 좋은데 흐름이 끊어지면 안 될 듯해서 거실에서 글을 쓰는 중.
남편이 바쁘게 움직인다. 거실에서 학생 맞이를 해야 하기 때문. 남편은 나에게 집안일을 요구하지 않는다. 알아서 본인의 근무장소를 정리한다. 어서 내가 비켜줘야 하는데...
1시에 내 방에 들어왔다. 커피, 수건, 옷 등 필요한 것은 챙겨서 방으로 들어왔다. 블로그 글도 쓰고 독서 관련 원고도 짧게 썼다. 책 쓰기 자료도 복습했다. 100일간 포스팅해야 하는데 막내를 데리러 갈 시간이 되었다. 급하게 그림책을 펼쳤다. 마침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둘째가 재잘거린다. 20분 후엔 막내를 데리러 가야 하는데... 막내는 아침에 유치원에 가면서 나에게 빨리 오라고 했다.
"엄마 오늘 빨리 데리러 와야 돼. 태수한테 이길거아. 태수가 두 번이나 이겼잖아."
남편의 수업이 6시 40분쯤 마치기 때문에 막내는 6시 30분까지 유치원에 데리러 간다. 빈 유모차를 밀고... 유모차 없이 아이를 컨트롤하는 것이 어렵다. 돌아오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시간이 맞아떨어진다. 10분 일찍 유치원에 도착했다. 태수를 이겨야 한다고 해서. 유치원 입구에 태수가 지나가는 듯하다. 6시 20분에 도착했더니 막내의 표정이 좋지 않다.
"엄마! 오늘도 태수가 이겼잖아."
"엄마 오늘 일찍 온 건데..."
눈물을 보인다.
셋째라서 그런가. 눈물을 보여도 예전처럼 내 탓을 하진 않는다. 오히려 유치원 담임선생님께서 희윤이를 달랜다고 고생하셨다. 눈물 줄줄 흘린다는 신호도 주셨다.
"엄마가 10분 빨리 왔어. 그런데 지금 집에 가면 아빠가 일하고 있어서 희윤이 방안에만 있어야 해."
집에 도착했다. 거실엔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다른 날 보다 일찍 데리러 간 것이 후회된다. 막내가 아빠 일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유모차를 천천히 밀고 왔건만. 우리 집이 이렇게 가까웠나 싶다.
"엄마 콘프레이크 줘."
"희윤아 안 돼. 아빠 학생 있어서 엄마 나가면 안돼. 희윤이가 일찍 왔기 때문에 아빠 수업 마칠 때까지 기다려야 해."
다른 친구들이 더 빨리 집에 갔기 때문에 희윤이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집에 온 것을 잘 알지 못한다. 아빠 학생이 거실에 있으면 자기가 일찍 온 것으로 알뿐.
"그럼 엄마가 늦게 데리러 왔어야지."
이랬다 저랬다 한다.
"엄마, 나 이제 태수랑 대결 안 할래."
"이제는 태수가 계속 이기게 해 줘라. 마지막에 유치원에서 나와도 괜찮아. 유치원에서 10분 더 놀고 오는 게 희윤이가 더 편할 거야."
알아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55개월과 하원 시간 가지고 길게 대화하긴 처음이다.
평일 하루가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