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초등교사 IMF시대 고등학생이었다. 부모님께서는 교육공무원이 되라고 하셨다. 중등교사와 초등교사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망설였다. 역사를 좋아했다. 역사교육과에서 무엇을 배우는 지도 잘 모르고 역사교육과에 12대 1로 입학했다. IMF가 낳은 경쟁률이었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다. 다시 수능을 쳤고 교대에 입학했다. 교대에서도 적응을 잘하지는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선교 동아리에서 의지할 수 있는 선후배가 생겨서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2004년 신규발령을 받고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그저 무섭게 보이고자 노력했다. 나이도 어리고 아이들은 눈치가 빨랐다. 그래도 지금까지 기억나는 것은 원룸에 학생들 몇 명을 초대해서 떡볶이를 만들어 준 일, 몇 명의 학생들 부모님께 허락받고 기독교사 단체의 캠프에 데리고 간 일이다. 초임교사라서 용감했다. 첫 제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듣고 신규발령 동기와 돈을 모아 교복을 해준 기억이 난다. 어떻게 아이들을 챙기고 사랑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당장 급한 일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3년 차에 첫 딸을 낳았다. 엄마가 된 덕분에 반 학생들을 학생이 아니라 아들딸로 보게 되었다. 한 생명의 탄생이 부모의 정성과 사랑으로 태어난다는 것을 경험한 나는 아이들의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하다는 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아이들을 꾸짖더라도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를 대했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잘한 부분도 상처 준 부분도 고루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신규 시절로 돌아간다면 다르게 아이들을 대했을 것 같다. 아이들을 대할 때 뭐라도 더 해주고 싶다. 연수를 들으면 들은 대로 학급에 투입했다. 독서교육을 맡으면서 학급의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책을 강조하고 자주 소개해주었을 뿐인데 선생님 덕분에 책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인사를 들을 때면 현재 맡고 있는 학생들에게 더 공을 들여야겠다고 다짐한다. 18년째 근무하면서 경력이 쌓일수록 책임질 일이 많다. 심적으로 부담스럽고 극복할 일도 많았지만 아직까지는 내가 하는 일이 재밌고 바쁜 신학기가 기다려진다. IMF 때문에 선택한 직업이지만 담임이기 때문에 사랑받는 일이 많다는 사실을 매번 느낀다. 뒤늦게 알게 된 권영애 선생님의 미덕 연수. 교직 생활에 변곡점이 되리라 예상된다. 미덕 연수는 아이스크림 연수원에서 원격연수로 신청했다. 1강부터 울면서 들었다. 아이들을 살리는 연수다. 올해는 미덕 연수의 내용대로 학급에 적용해보기로 했다.
미덕 연수 내용 인간은 보이는 대로 대접하면 결국 그보다 못한 사람을 만들지만, 잠재력대로 대접하면 그보다 큰 사람이 된다.-괴테 "미안할 때 그냥 솔직하게 미안하다고 그 사람에게 말할 수 있는 용기, 그 용기는 그 사람에게 존중감을 주는 거야." 마음을 울리는 4방 칭찬-사실 칭찬, 성품 칭찬, 영향 칭찬, 질문 칭찬 "미덕을 깨울 수 있는 의식의 불을 켜주는 거예요. 부정적 의식이 전환이 되어 긍정적으로 올라갑니다." 미덕을 깨우는 말-네 잘못이 아니야. 네 미덕이 자고 있어서 그래. 너는 미덕을 깨울 힘이 있어. 어떤 미덕을 깨우면 좋을까?
아이스크림 연수원 미덕 연수 권영애 선생님
2. 작가
셋째를 낳고 육아와 학교 일을 병행하던 중 나만의 시간을 찾기 위해 김해 율하 도서관에 갔다. 반납대에서 김진수 작가님의 《독서교육 콘서트》책을 발견했다. 바로 대출해서 읽기 시작했다. 초등교사의 삶도 열정을 보이고자 했으나 막내가 어리다 보니 내가 뿜어내고 싶은 열정만큼 시간과 체력이 부족했다. 슬럼프가 왔다. 학교는 출근하지만 잘해보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을 때 이 책을 만난 것. 같은 초등교사인데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내 주변의 교사들은 승진을 위해 달려가거나 아니면 그냥 직장인이었는데. 나도 무의미한 반복만 있는 일상에서 변화가 필요한 직장인이었다. 다른 교사를 탓할 상황이 아니었다. 김진수 작가님 책을 읽고 필사했다. 그리고 작가님 블로그의 글도 추가로 읽었다. 댓글을 달았다. 내가 단 댓글보다 긴 답글을 주셨다. 내가 그동안 추진하던 독서교육의 색깔과 달랐다. 교사의 독서 삶이 녹아있는 학급이었다. 그리고 2년 뒤, 작년 여름이었다. 《책에 나를 바치다》 공처 책을 먼저 접했다. 책바침 모임이 있었다는 것이 부러웠다. 얼마 후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책바침2기를 모집한다는 공지를 보았다. 나를 위한 모임이라 생각했다. 바로 신청서를 제출했다. 2020년 8월 100일간의 33권 읽기가 시작되었다. 교육자로서의 나눔, 책 나눔이 풍성했다. 책을 읽으면서 육아로 지쳤던 슬럼프에서도 벗어났다. 학급에서도 벤치마킹하여 주석53책바침을 운영했다. 교사의 독서 삶이 학급에도 영향을 주는 것을 체험했다. 김진수 작가님이 롤모델이 되었다. 글도 쓰고 책도 내고 싶었다. 작가의 소망을 품고 나니 2018년 1월 '나는 5년 뒤 작가가 되겠다'라고 공부 캠프에서 공언한 일도 생각났다. 김진수 작가님은 백쌤은 책 써야 한다고 댓글로 자주 말씀해주셨다. 2020년 10월 동시에 두 가지 특강을 접했다. 황상열 작가님의 '블로그 글쓰기로 책 출간하는 방법' 강의와 이은대 작가님의 '책쓰기 일일 특강'이었다. 가슴이 뛰었다. 며칠 간격으로 들은 특강과 김진수 작가님이 책 써야 한다는 댓글로 인해 어쩌면 나도 작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일어난 일로 인해 잠이 오지 않았다. '백작'이라고 블로그명을 바꾸었다. 그리고 백작가가 되어야겠단 생각으로 글쓰기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블로그 글쓰기 내용을 적은 글에 황상열 작가님이 '닥치고 글쓰기' 과정을 안내해주셨다. 두 달간 매일 글쓰기 코치를 받으면서 매일 글 쓰는 습관을 길렀다. 김진수 작가님이 댓글을 아주 길게 적으셨다. 백쌤은 책 써야 해요.... 김진수 작가님의 추천으로 이은대 작가님 자이언트 책쓰기 평생회원에 등록했다. 이은대 작가님 무료특강을 처음 접한 곳은 황상열 작가님 방이었고 특강 신청서 공유는 김진수 작가님이 해주셨다. 신기했다. 김해 독서연수 강사로 김진수 작가님이 섭외된 사실을 알았다. 연수 신청하려고 하니 김진수 작가님은 자기 연수 듣지 말고 책 쓰라고 했다. 작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후 주변 상황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작가의 길로 저절로 이끌어가는 듯했다. 책 한 권이 저의 삶의 방향을 바꾸었듯이 나도 삶을 나누고 성장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 매일 글 쓰는 교사 작가로 2020년 10월부터 살고 있다.
울컥하네요.
18년 교사의 삶과 8개월째 작가의 삶을 돌아보게 해 준 블로그 이웃 노정자 작가님과 구은복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