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한 문장을 새긴다면
왕초보 주제 글쓰기 9
-얼굴에 한 문장을 새긴다면 어떤 문장을 새기고 싶으신가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안내하는 내용은 몇 가지나 될까? 요즘처럼 생활지도가 어려운 적도 없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가까이 어울려서 이야기 나누고 싶어 하고 교사는 간격을 띄우라고 말한다. 그래도 감사한 일은 아이들이나 교사들 모두 마스크 쓰는 것은 생활화되었다는 점이다.
아침에 등교하면 손 소독부터 시키고 체온을 잰다. 교실 입실하자마자 체온을 재야 하는데 요즘엔 날이 추워지니 비접촉 체온계도 따뜻하게 품고 있어야 작동이 된다. 아이들은 간격을 띄운 자리에 앉아 있고 나는 소독 티슈를 배부한다. 고학년이라 스스로 자기 책상을 닦을 수 있다는 점에 고맙다.
쉬는 시간도 없는 교실에서 공부시간에 잠시 화장실을 가게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점점 화장실 가는 횟수가 늘고 있다. 목적이 딴 데 있는 듯하다. 아이들을 띄엄띄엄 화장실에 보내다 보면 교과수업이 알차게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빡빡하게 학습을 진행하면 아이들이 힘들어하고 반대로 느슨하게 학습을 진행하면 아이들이 서로 가까이 다가가 교류할 궁리를 한다.
매번 말하는 것이 '방역수칙 지키자'인데 그러면서도 등교 수업의 장점을 살리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 토론학습, 띄어 앉아 있는 옆 학생과 짝 활동을 시키면 그동안 잘 지켜온 방역수칙을 잊은 듯 가꾸 가까이 다가간다. 고학년 교실 아이들은 자석 같다. 자꾸 가까이 다가간다.
교탁 주변에 라인을 그어 놓았다. 그런데 소용이 없다. 가까이 다가온다. 가까이.
내 얼굴에 한 문장을 새긴다면 '방역수칙'을 새길 것이다.
그중에서 특히 '간격 유지'를 첫 단어로 새기고 싶다. 그동안 방역수칙을 잘 지켰다고 자랑할 수 있었다. 최근 들어 아이들도 많이 친해졌는지 코로나를 깜박하고 친한 친구 옆으로 다가가는 학생들이 있다. 1년 전만 해도 가깝게 지내지 않아서 걱정이었는데 반대의 상황이 되었다. 친구들과 뛰놀다가 약간의 다툼이 있었던 코로나 이전 생활이 그립다.
올해에는 예전의 모습, 중간놀이시간과 쉬는 시간, 점심시간 다 확보되어 친구들과 가깝게 지내길 기대한다.
추가 에피소드
"얼굴에 '간격 유지'라고 쓰고 싶다고 말했더니
우리 반 정OO학생이
(정OO)선생님 마스크에 '간격 유지'라고 적어 드릴까요?
(정OO)네임펜으로 써 드릴게요.
(나) 안 써도 된다.^^
(정OO)아니요 꼭 써드리고 싶어요. ㅎㅎㅎ
(고OO) 마스크에 '뛰지 마라'도 써 드릴게요."
라고 말하며 교탁 옆으로 다가온다.
간격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