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과 익숙해지지 않는 것

이럴 때 BOOKing [Dear ME] 6

by Joo Min Park

Dear ME


익숙함. 습관. 물든다. 그만큼 편해지고 낯섦이 사라졌다는 말이 아닐까. 어쩌면 서로에 대한 열정이 사라지고 호기심이 사라졌다는 말로 바꾸어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수많은 드라마에서 서로 습관이 되어버린 연인의 데이트를 권태로움으로 표현하고 부부의 일상은 지루함으로 그린다. 그러다 새롭게 다가오는 사람에게 시선을 뺏기고 결국 낯선 이와 사랑하고 익숙한 이와 이별한다. 시간이 지난 뒤 새롭던 사랑도 습관이 되고 지루해지면 옛 연인을 그리워하고 그때를 추억하기 시작한다. 우리 왜 이별했었지, 과거에 내가 무엇 때문에 상처받고 아팠었는지 망각한 채로 다시 사랑한다. 습관 때문인지, 미련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또 다시 같은 이유로 상처받기 전까지는 그 익숙함이 감사하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공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 불편해지니 과거의 추억 속으로 돌아가면 우린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서로를 힘들게 했던 일들이 다시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인내할 것인지, 끝낼 것인지 고민하며 자신을 괴롭힌다. 익숙함에 다시 돌아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더라도 이 사람이니까 참을 수 있다는 결정도, 새로운 자극이 주는 설렘에 이끌려 새롭게 관계를 맺어보는 일도 모두 사랑이다. 시간이 지나 뒤를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는 결정이기를 바라는 수밖에…


사랑뿐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익숙한 곳에 남아 성장해가는 것이 옳은지, 익숙하지 않지만 새로운 공간, 일에 도전해보는 것이 옳은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맨 땅에 헤딩하듯 무모함으로 돌진하던 첫 직장. 두렵지만 맡겨진 일을 잘하고 싶은 욕심에 몸이 상하는지도 모르고 일했던 그 날로 돌아간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다시 돌아간 그 자리에서 익숙한 편안함이 꼼꼼함을 지우고 실수를 만들어버려 스스로가 한심해지고, 떠날 때와 유사한 문제로 스스로를 괴롭히다 후회한다. ‘돌아오지 말았어야 해’


끝까지 가지 않으면 미련이 남고 시간이 지나면 아팠던 시간도 그리움으로 희석되어 아름답게 회상되는 과거. 영화 <어바웃타임>처럼 과거로 돌아간다면 나는 또다시 같은 선택을 하진 않을지. 영화 <원데이>의 주인공처럼 내 선택에 후회를 남기지 않을 자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는다. 고민만 하고 시간을 흘려보내기 보다는 지금 선택하고 이 순간을 더 누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바빠진다. 오늘부터라도 익숙한 관계, 편한 공간 속에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가는 일에 흠뻑 빠져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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