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BOOKing [Dear YOU] 2
-쩍쩍 갈라진 사막처럼 감성이 메마른 YOU...
-더워, 더워, 더워!! 폭발 1초 전! 전방 100m 접근 금지를 외치는 YOU...
-남들 눈치 안 보고 나만의 공간에서 푹 쉬고 싶은 YOU...
또르르~ 토톡토독! 빗방울 소리에 귀 기울여본 적이 언제였던가? 차창을 수 놓는 빗방울 위로 ‘시동을 끄고 30초만 늦게 내려볼 것’이라는 글씨가 새겨진다. 최근 소리가 주는 감동에 초점을 둔 자동차 회사(청각 장애인에게 진동을 통해 리듬, 멜로디, 하모니를 전달하고자 뮤직시트를 제작)는 이 CF에서 다양한 빗소리와 드뷔시의 달빛으로 감성을 더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30초 동안 CF를 보는 것만으로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편안함을 느낀다.
사람들은 비가 온 뒤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좋아하고, 파란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떠올리며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는다. 예술의전당 음악 분수 앞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날, 라벨의 물의 유희를 선택 재생한다. 머리 속 가득 물방울들이 춤을 춘다. 분수대 위로 솟아올랐다 폭포수를 따라 미끄럼을 타고 묘기를 부린다. 사이다의 탄산 방울이 되어 톡톡 터진다. 예술의전당 음악 분수 앞은 아니지만 내 방에서도, 회사에서도 5분이 채 안 되는 시간을 투자해서 무더위를 이길 수 있으니 매력적이지 않은가?
홀로 떠난 여행지에서의 고단함 풀어줄 곳을 찾던 기억을 떠올린다. 발자국 소리까지 울려 퍼지는 교회에는 아무도 없다. 맨 뒷자리에 털썩 앉아 신발까지 벗어 던지고 휴식을 취한다. 동굴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선선한 교회 내부 공기가 좋고, 시간을 알려주는 종소리도 아름답다. 그 곳에서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를 들으니 여행의 고단함이 사라진다. 참 이상한 것은 원곡인 파가니니의 ‘라 캄파넬라’(리스트가 파가니니의 원곡을 편곡)는 들을 때마다 긴장이 돼서 자연스레 어깨가 움츠러드는데 반해 피아니스트의 연주는 시원함과 더불어 모든 일을 마친 뒤 생기는 홀가분함을 주기까지 한다. 여행지에서의 추억이 오래도록 지속될 모양이다. 우리는 다음 여행지에서는 어떤 추억을, 어떤 음악을 새기고 돌아오게 될까?
(※곡에 대한 이론적 설명은 인터넷 검색으로 전문가들의 해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므로 생략)
1. Clair De Lune|C. Debussy|Emil Giles|The Art Of Emil Gilels|2010|NAXOS
2. Jeux D’Eau|M. Ravel|Sviatoslav Richter|Richter Rediscovered|2001|BMG
3. Grandes Etudes De Paganini No.3 in G Sharp Minor S.141 'La Campanella'|F. Liszt|Emil Giles|Early Recordings Vol.3(1935-1955)|2012|NAXOS
4. Violin Concerto No.2 in B Minor, Op.7 Ⅲ. Rondo a la clochette, ‘La campanella’|N. Paganini| Ruggiero Ricci, Anthony Collins, London Symphony Orchestra|Ruggiero Ricci - Decca Recordings 1950-1960|2003|Universal Music Ltd.
계간 <Haizel.&> 2013년 여름호 스페셜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