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BOOKing [Dear YOU] 2

by Joo Min Park

Dear YOU


-쩍쩍 갈라진 사막처럼 감성이 메마른 YOU...

-더워, 더워, 더워!! 폭발 1초 전! 전방 100m 접근 금지를 외치는 YOU...

-남들 눈치 안 보고 나만의 공간에서 푹 쉬고 싶은 YOU...


또르르~ 토톡토독! 빗방울 소리에 귀 기울여본 적이 언제였던가? 차창을 수 놓는 빗방울 위로 ‘시동을 끄고 30초만 늦게 내려볼 것’이라는 글씨가 새겨진다. 최근 소리가 주는 감동에 초점을 둔 자동차 회사(청각 장애인에게 진동을 통해 리듬, 멜로디, 하모니를 전달하고자 뮤직시트를 제작)는 이 CF에서 다양한 빗소리와 드뷔시의 달빛으로 감성을 더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30초 동안 CF를 보는 것만으로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편안함을 느낀다.

영화 <어거스트 러쉬> / 감독 커스틴 쉐리단 / 2007. 11. 29 / 113분 / 미국

사람들은 비가 온 뒤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좋아하고, 파란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떠올리며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는다. 예술의전당 음악 분수 앞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날, 라벨의 물의 유희를 선택 재생한다. 머리 속 가득 물방울들이 춤을 춘다. 분수대 위로 솟아올랐다 폭포수를 따라 미끄럼을 타고 묘기를 부린다. 사이다의 탄산 방울이 되어 톡톡 터진다. 예술의전당 음악 분수 앞은 아니지만 내 방에서도, 회사에서도 5분이 채 안 되는 시간을 투자해서 무더위를 이길 수 있으니 매력적이지 않은가?


홀로 떠난 여행지에서의 고단함 풀어줄 곳을 찾던 기억을 떠올린다. 발자국 소리까지 울려 퍼지는 교회에는 아무도 없다. 맨 뒷자리에 털썩 앉아 신발까지 벗어 던지고 휴식을 취한다. 동굴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선선한 교회 내부 공기가 좋고, 시간을 알려주는 종소리도 아름답다. 그 곳에서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를 들으니 여행의 고단함이 사라진다. 참 이상한 것은 원곡인 파가니니의 ‘라 캄파넬라’(리스트가 파가니니의 원곡을 편곡)는 들을 때마다 긴장이 돼서 자연스레 어깨가 움츠러드는데 반해 피아니스트의 연주는 시원함과 더불어 모든 일을 마친 뒤 생기는 홀가분함을 주기까지 한다. 여행지에서의 추억이 오래도록 지속될 모양이다. 우리는 다음 여행지에서는 어떤 추억을, 어떤 음악을 새기고 돌아오게 될까?


추천 BGM

(※곡에 대한 이론적 설명은 인터넷 검색으로 전문가들의 해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므로 생략)

1. Clair De Lune|C. Debussy|Emil Giles|The Art Of Emil Gilels|2010|NAXOS

2. Jeux D’Eau|M. Ravel|Sviatoslav Richter|Richter Rediscovered|2001|BMG

3. Grandes Etudes De Paganini No.3 in G Sharp Minor S.141 'La Campanella'|F. Liszt|Emil Giles|Early Recordings Vol.3(1935-1955)|2012|NAXOS

4. Violin Concerto No.2 in B Minor, Op.7 Ⅲ. Rondo a la clochette, ‘La campanella’|N. Paganini| Ruggiero Ricci, Anthony Collins, London Symphony Orchestra|Ruggiero Ricci - Decca Recordings 1950-1960|2003|Universal Music Ltd.


계간 <Haizel.&> 2013년 여름호 스페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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