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보 예르비와 도이치캄머필하모닉 그리고 김선욱
Paavo Järvi, Conductor
The Deutsche Kammerphilharmonie Bremen with Sunwook Kim(Pianist)
December 18, 2015
Concert Hall, Seoul Arts Center
Program>
Schumann
-Overture, Scherzo and Finale, Op.52
-Piano Concerto in A Minor, Op.54
-Symphony No.4 in D Minor, Op.120(Version 1851)
선욱 씨와 호흡을 맞춘 슈만 피아노 협주곡 a단조 작품번호 52번을 들으며 엄마 생각이 계속 났다.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는데도 이상하게 엄마가 보고 싶어 졌다. 열이 자주 나고 5살 땐 경기까지 했던 나라서.. 엄마는 내가 조금이라도 열이 나면 밤새 내 옆에서 간호를 하셨다. 물수건을 갈아주고 입술로 이마 온도를 재면서 밤을 꼴딱 새우곤 했다. 그날 밤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밤새 끙끙 앓는 나를 사랑으로 감싸 안고 계신 엄마를 보고 있는 기분. 도이치캄머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파보 예르비. 그들은 그렇게 조심스럽게, 다정하게 선욱 씨의 음에 자신의 소리를 맞추고 호흡했다.
선욱 씨의 앙코르를 들으며.. 크리스마스 장식이 수 놓인 유럽의 한도시에서.. 시내를 벗어나 한가한 골목길을 지나 집으로 홀로 귀가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바라본 기분이다. 외롭지는 않고 노래를 흥얼거리는 느낌이니까.. 괜찮네. 뭐~
2부 슈만의 교향곡 4번 d단조 작품번호 120. 이곡을 들으면서 떠오른 분이 있다. 배를 타고 자유롭게 세계를 여행 중이신 김피디님이 생각났다. 김피디님의 소셜 네트워크에 업로드된 글, 사진을 보며 무척 부러웠던 나는 이 곡을 들으며 더 부러워졌다. 사실 뱃멀미가 심한 편이라 실제로 배를 타고 여행을 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음악을 들으면서 나는 상상으로나마 김피디님처럼 배를 타고 전 세계를 누비는 상상을 했다. 앙코르 3곡을 들으며 선상파티까지 다 했으니까.. 괜찮구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