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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리하리 Sep 03. 2018

너의 취업을 귀찮아 하지 마라

깊이 고민하는 자만이 취업을 떠나 인생에서 성공하지 않을까?

9월이다. 추석이 있는 달인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수확의 달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취준생에게는 시작의 달이다. 상반기보다 훨씬 더 많은 채용 인원을 뽑는 공채가 막 열리는 시기다. 지금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국내 주요 기업들은 공고를 띄우고 서류 모집을 받고 있다. 내가 그간 써 왔던 칼럼을 꼭 정독해서 자소서라는 첫 단추부터 잘 꿰길 바란다. 간혹 취준생들 중에 이런 궤변을 늘어놓는 친구도 있다. “적부 자소서 혹은 공기업에 지원하는 자소서는 대충 써도 되지 않느냐?” 혹은 “블라인드 면접에서는 자소서 안 보니까 자소서 대강 써도 되지 않느냐?” 마인드부터 글러 먹었다. 절대 이런 마인드로는 최종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없다. 물론 미생이 된다는 것이 회사를 다니다 보면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님을 잘 안다. 내가 강의에서 취준생들에게 “평범해지기 위해 비범한 노력을 하는 우리 스스로에게 위로를.” 이라는 말을 해 준다. 하지만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과제는 분명히 해결해야 한다. 오늘은 그 과제의 완벽한 해결을 위한 정신 자세부터 지적하려고 한다.


당신에게 자소서란?


서두에 가질 법한 하수 취준생들의 의구심과 이어지는 질문이다. 나는 자기소개서가 서류 필터링 그 이상의 철학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참 바쁘게 살아간다. 중고등학교 때에는 엄친아와 경쟁하며 부모님들의 관리 하에 오랜 시간 동안 책상 앞에 앉아 있는다. 학창 시절을 보내고 찾아 오는 대학 생활은 꽃길만 펼쳐져 있는가? 또 그렇지도 않다. 80년대나 캠퍼스 라이프라는 낭만을 즐긴다. 요즘은 입학 때부터 모두들 취업이란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동기들보다 조금이라도 학점이 높아야 하고, 하나라도 대외활동을 더하며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써야 한다. 그런 게 여의치 않은 친구들은 고시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대졸 이후 꽃길을 스스로 개척한다. 유감스러운 것은 그 꽃길은 좁은데, 거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수요-공급의 불균형 속에 결국 대학생활마저 우리는 경쟁의 칼날 위에 서 있다.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고 앞만 보며 옆을 제끼기 위해 애쓴다. 교육 과정까지 우리의 경쟁심을 부추긴다. 주입식 교육, 시험으로 점철되어 있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정답 아니면 오답 이렇게 이원화되어 있다. 확률 혹은 가능성이란 말은 우리나라에서는 사치다.


이런 체제에 익숙해져 있던 취준생들에게 자소서는 또 하나의 짐에 불과하다. 그러나 조금만 관점을 전환하면 어떨까? 나를 돌아보고, 나의 가능성을 발굴하고, 이것을 스토리로 풀어내는 경험을 우리가 살면서 해 본 적이나 있을까?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없다. 다행히 요새 글쓰기 강의가 유행하면서 자기 삶을 음미하고 글로 표현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흐름은 직장인들에게만 국한되어 있다. 취준생들은 이런 여유를 즐기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이 반강제적으로라도 너를 돌아보고 글로 쓰라고 판을 깔아 주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였으면 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다 보면 내가 어떤 회사, 어떤 직무와 어울리는지도 막연하지만 답을 찾을 수 있을 지 모른다. 추가적으로 이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들여다 볼 기회를 얻은 내가 회사원이 되어 맞이할 미래 역시 자기소개서를 통해 그릴 수 있다.


이번 공채 때에도 어김없이 현대자동차 1번은 What makes you move?란 문항이다. 너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은 몇 시즌째 반복 중이다. 자기소개서를 초기에 쓸 때만 해도 나는 이 문항을 테크니컬하게 접근했다. 지원동기의 범주에서 이 질문을 바라보고 나를 현대자동차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최근에는 달라졌다. 정말로 나를 움직이게 혹은 감동시키게 만드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되었다. 물론 내가 생각하는 바가 현대자동차에서 요구하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현대자동차만 쓰는 게 아니다. 여러 기업들을 쓰면서 그 때마다 자기에 대한 내적 고민을 거듭한다. 이 문항이 그 고민의 횟수를 줄여 주는 데 요긴하게 쓰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쓴 샘플 하나를 공유해 보겠다.


What makes you move? Money!!


[돈이 몰고 올 긍정적 나비효과]


돈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수 불가결한 요인입니다. 최근 트렌드가 되고있는 소확행도 결국 돈이란 요소가 기저에 깔려 있지 않으면 행복을 만들어 내기 어렵습니다. 직장을 고르는여러 가지 기준이 있지만, 연봉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조건입니다. 개인의직장도 그러한데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의 규모를 결정하는 것은 매출이고, 알짜 회사를 정의 내리는 것은 수익성입니다. 이 두 가지 모두 결국돈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가치나 비전을 추구한다는 회사들의 외침은 일단 돈이 먼저 해결되어야 할 수있는 이야기입니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는 결정을 한 것도 과연 내가 돈을 잘 벌 수 있을지 냉정하게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매달 주는 월급을 조금씩 모아 큰 부를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거기까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앙트러프러너십 정신을발휘해 1인 기업으로 발돋움해 보자고 결심했고, 다행히 제가갖고 있는 글쓰기란 재능을 발휘해 크리에이터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당장은 이것이 저에게부를 안겨 주지는 못하지만, 조금만 시야를 확장해서 보면 이 선택이 아마도 저를 더 부자로 만들어 줄거란 믿음이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야말로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에 가장 부합하는 최고의 기업입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돈이 있어야 합니다. 주요 대기업 중 최고 수준의 연봉을 주는 현대자동차의존재는 그래서 더욱 특별합니다. 어떤 동기 부여보다도 높은 연봉이 주는 힘은 어마무시합니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소속 욕구와 존경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곳입니다. 세계탑5 자동차 업체면서 끊임없이 혁신을 지향하는 현대자동차의 모토는 다니게 될 구성원들 모두를 뿌듯하게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계발 욕구 역시 국내에서 유일무이하게 현대자동차만이 채워 줄수 있습니다. R&D의 현재와 미래에 투자를 계속 하는 현대자동차의 모습은 그 속에서 일할 저 역시도 안주하지 않게 자극을 줍니다.


스스로를 음미하는 과정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자기소개서 작성만 그런 게 아니다. 많은 취준생들이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취업 과정 자체를 귀찮아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최종합격까지는 서류부터 인적성, 면접(간간히 인턴까지)을 거쳐야 한다. 몇 달 정도 걸린다. SNS 때문인지 아니면 5G 인터넷의 영향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인스턴트적 사고방식에 성급한 듯 보인다. 취업이 되고 싶다는 열망은 가득하면서도 각 과정마다 정성을 기울이지 않는다. 정성이 부족한 모습을 보면 취업 가이드로서 가끔 화가 난다. 이 얼마나 감정과 행동이 모순된 것인가? 와인 같이 먹을 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글을 우리 모두 쓰기를 바란다. 자기소개서 가이드를 떠나 여러분의 인생을 봤을 때도 이런 글은 써 봄 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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