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산업군 그리고 나를 모두 고려한 특색있는 사회 이슈
확실히 긴장감이 느껴진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 하반기가 포문을 연다. 많은 취준생들의 건투를 빈다. 꼭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 하나가 있는데, 서류부터 최종 합격까지 기간은 길다. 단기간에 결과가 안 나온다고 조바심 내지도 말고, 초반에 쓴 몇 개 기업이 떨어진다고 해서 바로 좌절할 필요도 없다. 성급하게 굴지 않고 자기를 차분히 돌아보고 전략을 짠 뒤, 각 전형마다 최선을 다한다면 결과는 나온다. 우리 눈에 분명히 보이지는 않을지라도 그렇게 믿고 열심히 버텨 줬으면 좋겠다. 나는 여러분의 곁에 붙어서 객관적이지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계속 해 드리겠다. 그렇다면 오늘 칼럼 시작해 보겠다. 근 4주에 걸쳐서 일반적으로 자기소개서를 구성하는 주요 문항들에 대해 다뤄 보았다. 오늘은 작년 하반기부터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 올 상반기에는 꽤 많은 기업들 자소서 문항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번 하반기에는 그 숫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문항, ‘사회 이슈와 내 생각’에 대한 공략법에 대해 내 생각을 가감없이 풀어내 보겠다.
27일 마감한 현대건설 생산직에도 사회이슈와 내 생각을 묻는 문항이 나왔다. 그리고 몇 시즌에 걸쳐서 삼성그룹에서도 사회 이슈와 생각을 묻고 있다. 상반기에는 필자가 본 것만 해도 해태제과와 포스코 자소서에도 이 문항이 나왔다. 1곳만 쓸 리 만무한 우리는 고민에 빠진다. 과연 똑같은 사회 이슈를 써도 되는 걸까? 사회 이슈란 것이 말 그대로 현재 사회적으로 사람들 입에 회자되는 걸 적으면 되는 걸까? 그러면 네 기업 다 똑 같은 걸 적어도 되는 걸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내 답은 ‘No’다. 지원하는 기업이 다르면 그 기업에 맞는 사회 이슈란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회사나 산업군과의 연결고리를 분명히 갖고 있어야 한다. 단 너무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이슈는 흥미가 없다. 예를 들어 드리면, 좀 더 이해가 빠를 거라 생각한다.
[화려함과 최첨단은 잠시 내려 놓고.]
~(전략)~ 최근 나영석 PD가 새로운 프로그램을 론칭한다고 해서 기대감이 큽니다. 제목부터 미니멀리즘의 냄새가 풍깁니다. ‘숲속의 작은집’. 항상 대중 문화의 유행을 선도하는 나영석 PD는 그 동안 비슷하면서도 다른 미니멀 라이프를 프로그램 속에 그려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처럼 자연을 벗삼아 직접적으로 미니멀리즘을 구현한 적은 없습니다. 이런 미니멀 라이프가 가능해진 이유를 묻는다면 첫손에 꼽는 것이 기술의 발달입니다. 몇 년 전에도 EBS에서 인터넷만 설치되어 있는 방안에서 생활이 가능한지를 관찰하는 실험을 방영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에도 기본적 생활을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스마트 기기와 무선 데이터 기술이 정착기에 접어 들었습니다. 전 여기서 우리 생활이 좀 더 미니멀리즘에 가까워질 거라고 봅니다.
첫 번째, 폴더블 디스플레이 때문입니다. 접거나 말아서 갖고 다닐 수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출현은 수납 공간을 최소화시켜 주었고, 이는 공간의 새로운 미니멀리즘적 혁명의 단초가 될 것입니다. 둘째, 가상현실 기술의 발전 때문입니다. VR 기술력과 구동력이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요즘과 같은 때, 사람들은 바깥 공기를 마시는 것을 피할 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초실감성이 VR에 장착되기 시작하면서 이 비율은 더욱 치솟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각적 초실감성을 뛰어넘어 후각이나 촉각에 이르기까지 현실과 가상 현실 사이의 구분은 무의미해집니다. ~(후략)
이 글은 제가 올 상반기, 삼성 디스플레이 쪽 사회 이슈를 할 때 진행했던 글이다. 올 초, 나영석 PD가 신규 프로를 론칭했는데 그 프로의 테마가 미니멀리즘이었다. 그것이 가능하게 된 게 기술의 진보 때문이라고 설정했다. 여러 기술들이 제각기 발전하지만 저는 디스플레이에 초점을 맞춰 이것의 진보와 미니멀리즘을 연결시켰다. 두 번째 예시다.
[GMO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저는 GMO, 유전자 재조합 식품의 시장 도입을 찬성합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전세계적으로 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대한민국에도 매년 수십 만명의 결식 아동이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해 놓았지만, 그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제가 인턴으로 근무했던 에티오피아에서도 식량부족과 재배기술부족으로 힘들어 하는 현지인들을 보았습니다. 부득이하게 고기를 주로 먹다 보니 그로 인한 영양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GMO 식품이 전세계에 가져올 효과는 자명합니다. 유전자 변형 작물이 시장에 공급된다면 경제학적 원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관련 단가가 떨어질 것입니다. 또한 거친 환경에서도 내성이 강한 작물을 길러 부족한 영양을 채워주고 싶습니다. ~(후략)
식품회사 자소서이다. 이것 역시 사회 이슈와 이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 문항을 쓸 때에는 철저히 식품 이슈에 초점을 두고 생각했다.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GMO 식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두 가지 예시에서 볼 수 있듯이 나는 이슈 관련 글을 쓸 때, 회사나 산업군을 철저히 염두에 두고 이슈 선정을 했다. 시작이 반이란 말도 있다. 글의 시작점이 되는 소재를 잘 선정해야 이후 내용을 인사 담당자가 읽을 때에도 분명 호의적 시선으로 글을 볼 거라고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