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의 한계는 여기까지인듯
블록체인 기술이 어디까지 진화해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칠 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희망론과 회의론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기본적으로 유토피아에서 말하던 신뢰와 평등, 이 두 가지가 깨어져 버린 사회에 대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블록체인이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의하고 있다. 오늘 본 에디터는 여전히 가능성이 풍부한 ‘미지의 영역’으로 치부되고 있는 블록체인이 어떤 비즈니스와 손을 맞잡아 구체적 형태를 갖추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사회 변화를 체감하기 전에 그 변화에 올라타야 한다. 다행히 블록체인이 회자된 것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특정 산업군에서 이 기술을 등에 업고 발전하는 회사는 찾아보지 못했다(암호화폐 제외하고).
통신 사업이라 하면 우리나라만 해도 기존 3사가 장악하고 있는 구조이다. 이제서야 제4통신사가 들어오네 마네 하며 논의 중이다. 그만큼 기존의 통신사-스마트폰 제조사-이용자의 구조 아래에서는 빠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어렵다. 블록체인 기반의 네트워크 안에서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에 우리가 사용하는 데이터들이 모두 저장된다. 여기까지는 기존과 다르지 않다. 문제는 이것에 대한 접근 권한의 차이다. 이전에는 통신사들이 이 정보들을 모두 쥐고 있었다. 예를 들어 통화 내역 하나를 알기 위해서는 통신사에게 신청해 그 결과를 받아보는 방식이었다. 이제는 펀디엑스를 사용하는 사람들 누구라도 그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다. 지금까지 통신사 약정에 묶여서 스마트폰을 바꾸지 못해 끙끙대는 일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스마트폰은 현재 우리 모두 사용하는 생활 필수품이 되었지만 옷처럼 마음에 안 든다고 바꾸기 어려웠다. 아직 우리나라까지 이 영향력이 미치지는 못한 상태이지만,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물인터넷의 영향으로 웬만한 제품들이 데이터와 결합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바뀐 만큼 블록체인이 일으킬 변화의 바람이 여타 전자 제품들의 가격 거품을 없애거나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우리는 그 동안 매출이 잡히고 정산이 들어오는 데까지 일정 시간이 걸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 왔다. 비슷한 구조로 원자재를 발굴하는 것에서부터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 유통 산업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 모든 개념들이 블록체인 앞에서 허물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온라인 중개 업체 TD 아메리 트레이드란 회사에서 이더리움, R3 코르다, JP모건의 쿼럼 등 하이퍼레저 기술을 활용해 TD 뱅크와의 송금을 실시간에 가깝게 하는 방안을 만드는 데 역량을 쏟고 있다. 이는 사업자들이 매출에 대한 정산을 받는 과정에 상당한 혁신을 일으킬 것이다. 현재 가장 큰 지불 수단인 신용카드는 중간에서 수금을 하는 카드사가 나중에 거래처(사업자, 고객사)에게 일괄로 입금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간자가 잠시간 현금을 쥐고 있으면 유동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돈의 흐름이 5G 정도의 인터넷 속도만큼 빨라지면 소비 가능성도 높아지고, 진정으로 모든 경제 주체들이 지금보다 더 잘 사는 시대가 도래하지 않을까 라는 기대도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옷을 입으면 가장 시너지가 날 만한 다음 산업으로 지목되는 것이 물류 산업이다. 그러나 물류(Logistics)란 실물의 이동을 뜻한다. 데이터처럼 가상의 공간에 있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그래서 사물인터넷이나 M2M의 더 고도화된 발전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아마존이 밀고 있는 예측 배송 기술 그리고 인간의 뇌에 대한 연구가 만나 TV에서 어떤 제품을 보고 잠시간 시선이 고정된다면 그것이 곧 구매 결정으로 이어진다는 신호임을 파악해 결제하기 전에 배송을 준비하는 것이다. 물론 이 단계까지 제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외에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하지만 인류는 그 전까지 쉽지 않다고 여겨 왔던 어려움들을 기술의 진보로 모두 넘겨 왔다. 블록체인이 바꿀 세계 경제의 판도가 어떨지 기대 만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