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상대는 잘못이 없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친한 여자사람동생이 자주 겪는 어려움 때문입니다. 물론 저 역시도 어렸을 때, 이런 기질이 있었음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금사빠 기질이 있었고 상대가 나를 좋아해 주지 않으면 짝사랑이라는 미명 하에 혼자 가슴 아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그런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다른 독자 분들도 나의 짝사랑이 혼자만의 착각은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로 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도 상대의 의사는 고려하지 않고 벌어지는 짝사랑 때문에 심적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많아요...
술 적당히 먹어
술을 좋아하는 여자사람동생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 중 하나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 친구 주량은 저 못지않고 한 번 술을 마시면 뒷감당 안 하고 먹는 타입입니다. 저보다 간이 쌩쌩한고로 다음 날에도 말짱하게 자기 일상을 삽니다. 하지만 요새 들어 걔도 나이가 좀 들었는지 조금은 힘들어 하는 기색을 보입니다. 여하튼 그 친구가 워낙 매력이 있다 보니 남자들이 그 아이를 마음에 품습니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그 친구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배려랍시고 하는 모습들이 눈에 보입니다. 저 말도 그것의 연장선상이라고 봅니다. 이 친구는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주량이 셉니다. 저랑 같이 부어라 마셔라를 할 정도로 전투적 술자리에 익숙해 있는 친구입니다. 상대의 성향이 어떤지에 대한 탐색도 없이 술자리를 싫어할 것이라는 고정관념 속에 그 친구를 박아 두는 거죠. 저 문자를 보내는 순간의 마음도 충분히 짐작 가능합니다. 분명히 그의 마음은 그녀와 유의미한 관계를 향해 달려가고 있을 겁니다.
문제는 그 생각이 현실과 달라졌을 때, 우리가 취하는 자세에 있습니다. 과도하게 슬퍼하거나 과도하게 분노할 필요 없습니다. 상대의 취향 안에 내가 없을 수도 있죠.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 당신과 그 사람 사이에는 어떤 연결 고리도 없었습니다. 그 점을 잊으시면 안 돼요! 거절 당할 수 있다는 점을 말이죠. 아무리 내가 이쁘고 잘 생겼다 하더라도 그(녀)가 연애할 준비가 안 돼 있을 수도 있고, 외모만이 이성을 사로잡는 전부도 아니지 않습니까? 고백하자면 저 역시도 나의 좋아하는 마음이 상대에게 닿지 않았을 때, 힘들어 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되게 부질없는 짓이란 것을 나이가 들며 알아 갔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받아주지 않는 반면, 다른 이는 저를 사랑스럽게 바라봐 줄 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렇게 저는 성장해 가고 있었고, 이 글은 저의 사랑 성장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좀 더 문제의 본질로 파고 들어가 보겠습니다. 저는 사실 퇴사를 하고 나서 연애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잘 다니던 대기업을 때려치고 글만 쓰고, 아프리카TV를 하는 이를 누가 좋아할까 라는 생각이 강했거든요. 그래서 더욱 더 나를 사랑하자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좋아하는 혼술집에 가서 좋아하는 사장 형과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면서 새벽 5시에 문 닫는 그 곳을 나와 오전에 잠드는 생활 패턴. 어느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건강을 해치는 삶이라고 인식될 수 있지만, 저에게는 그 시간과 분위기가 제 글과 감성을 만들어 주는 데 더없이 좋았습니다. 그 곳에 가는 것이 저를 사랑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쓰는 글 하나하나가 이유는 모르겠는데 사람들의 관심을 끌다 보니 글 쓰는 작업 자체도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났습니다. 지금 제가 갖고 있는 게 소위 말해 개털도 없지만 제 감성이 좋아서, 저와 연애를 해야겠다는 폭풍같은 마음이 들어서인지 (이런 것들을 정확하게 물어 본 적은 없습니다) 모르겠지만 그녀는 저를 좋아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되어서인지 약간의 굴곡은 있지만 서로 추억을 쌓아 가고, 공통점을 구체화시키며 사랑의 깊이를 더하고 있습니다.
연애가 안 된다, 누구를 만날 지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께 감히 한 말씀만 드리면 평소의 생활에 열중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억지로 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발버둥치거나 의식적으로 행동하지 마세요. 그냥 그 활동 속에 있는 내 모습에만 집중해 보세요. 내가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는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굉장한 멋으로 비춰질 것입니다. 물론 어떤 모습이 나를 가장 멋있게 만드는지 막연하게나마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나조차도 내가 멋없다고 생각하면 어느 누구도 당신을 멋있게 바라봐 주지 않을 거니까 말이죠. 저도 자기소개서를 써 주고, 여러 사람을 만나 보지만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습니다. 내가 싫은 건 남도 싫어하구요,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이 새롭게 만날 한 주, 그 시간 동안 만나게 될 새로운 사람들에게 나를 강요하기보다는 은은하게 스며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 보세요. 그것이 제가 추천하는 방식입니다.